사소한 부분까지 세심하게 살피고 관여할 때 신경을 쓴다고 말합니다. 신경 쓰는 입장에서는 무언가 성실하게 임하고 있다는 자기 만족감을 주는데 받는 쪽에서는 마냥 유쾌한 일만은 아닌 듯 보입니다. 신경神經쓰는 일은 신이 된 양 상대를 파악하고 사랑이나 애착이라는 미명 하에 장악하고 세세하게 통제하려는 유혹을 수시로 받습니다. 안쓰러움과 안타까움이 잔소리라는 불필요한 도구를 사용하게 하고 상대로부터 의도를 무색게 하는섭섭한 반응을 얻기에 이릅니다.
-제발 좀 신경 쓰지 마세요! 관심 좀 끄시라고요!
여기에서 신경은 관심과 유사한 의미입니다. 관심도 마음의 일인지라 스위치처럼 껐다 켰다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런 식으로 일방적인 생각만 전할 거라면 입을 닫으라는 말일 겁니다. 좋은 말도 상대의 마음에 들러붙지 못하면 의미가 없습니다.
신경을 끈다는 건 쿨해지는 것입니다. 주관적인 관계를 보다 객관적인 시선으로 전환하는 겁니다. 그리고 곰곰이 생각해 봅니다. 소통의 기본인 수평적 시선에 기울어짐은 없는지 나의 불안이 상대의 기분과 리듬을 무시했거나 놓치지는 않았는지 말입니다.
[긍정적 쓰임]
지나친 잡념에 대한 외부 제어 언어
걱정이 없다 안심하다가도 걱정이 떠오르고 걱정하다가도 걱정은 다채로운 고민의 스펙트럼을 관통하면서 다양하고 다채로운 걱정을 낳습니다. 걱정마다 인형을 안겨준다면 내 방은 온통 인형으로 가득 찰지도 모릅니다. 하루에 하나씩 걱정인형 죽이기 프로젝트를 꿈꾸기도 합니다.
-신경 쓰지 마! 다 잘 될 거야!
누군가 이렇게 말해준다면 얼마나 위로가 될까요?
신경 쓰지 말라고 한다고 걱정의 콘텐츠들이 없었던 일이 되는 건 아니지만 어쩌면 내가 끌어안고 있는 걱정들은 뜬구름 같은 허상은 아니었을까 돌아보게 됩니다. 부정적인 생각들은 브레이크 없이 내리막길을 내달리는 육중한 트럭과 같습니다. 이것을 멈추게 하는 제동장치는 외부에 있어서 누군가의 강력한 제어의 도움이 필요하죠. 말을 하는 것만으로도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우리는 논리보다 감정적인 것에 치명적이기 때문이죠.
여러분들 안에 있는 타인을 살리는 말들로 어떤 것들이 상상되시나요? 언어는 상상으로도 훌륭한 훈련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