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이숲오 eSOOPo
Jan 13. 2023
어쩌다, 시낭송 005
되돌아오지 않고 나아가는 것은 없다
I 위대해지려면 돌아오라
처음으로 돌아가는 것은 느린 것도 지는 것도 아니다.
처음 가졌던 마음, 처음 시도한 몸짓, 처음 익혔던 방법들을 다시 가져보는 것.
가끔씩 뛰어가다 보면 뒤돌아보기를 소홀할 때가 있다.
그때엔 멈추어야 한다.
하나의 바이오리듬이 끝나는 지점이거나
하나의 패턴사이클이 끝나는 지점에서는
반드시 멈추어야 한다.
원심력이 온고溫故를 경계하고
구심력이 지신知新을 촉발한다.
결과를 보여주고 싶다면 초심에 단단히 집착하라.
베이스캠프 없이 등반한 산이라면 아무나 올랐던 산일 것이다.
II 시시해지고 싶지 않아
시를 소리 내어 읽다 보면 자꾸 나를 돌아보게 된다.
반성에 대한 시도 아니고 가르침을 주려는 시들도 아닌데 말이다.
언제나 좋은 길들은 걸어가면서 나의 길을 돌아보게 하더라.
시를 읽는 것은
때로는 명상과도 같고 때로는 기도와도 같고 때로는 거울 보기.
그런 기능조차도 없었다면 이토록 긴 시간 지속하지 못하였을 것 같다.
적어도 시를 읽는 동안만큼은 나를 시시한 인간으로부터 벗어나는 혜택을 누리게 된다.
얼마나 다행스러운가.
그것만으로도 시를 소리 내어 읽을 가치가 차고 넘치지 아니한가.
III 처음에 놓인 것이 이토록 숭고하다니
서시_윤동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