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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숲오 eSOOPo Apr 28. 2024

씨를 심었다

0686

해바라기 씨를 심었다.


세 개의 씨앗을 삼각형 형태로 심었다.


먹지 않고 심은 것은 똥이 아닌 꽃을 보고 싶어서다.


다른 나라에서도 해바라기는 태양과 연관해 불리지만 유독 튀르키예에서만 달꽃으로 부른다.


계란을 거꾸로 놓은듯한 모양의 씨앗은 이내 3미터까지도 자랄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다.


해바라기는 큰 꽃이 매력이지만 한 송이가 아닌 작은 꽃들의 무리이다.


매일 물을 주다가 어느 시기에는 그 간격을 둘 것이다.


해를 바라보다가 해와 비슷한 꽃을 피우는 해바라기는 강렬한 노랑이다.


꽃말은 동경, 숭배, 신앙, 의지.


꽃잎 모양은 혀모양 같아 만발하면 무수한 혀들이 날름거리며 메롱메롱할 것이다.


씨는 꿈과 닮아서 품고 있는 것이 제 몸보다 크다.


관심과 성의에 따라 폭발하는 정도가 무한하다.


해에게서 빛을 받으면서 씨는 해가 되고 싶은 꿈을 꾼다.


오늘도 내일도 꿈꾸며 자랄 것이다.


나는 물을 주며 칭찬하고 응원한다.


어서 흙밖으로 잎 내밀어라.


그게 너의 손인 줄 알고 잡아주마.


그리고 미리 지어둔 너의 이름을 불러주리.


이 어여쁜 해발아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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