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숲오 eSOOPo Nov 20. 2024

사유는 포 유

0892

Denken ist danken


'생각하는 것은 감사하는 것이다'

하이데거가 한 말이다


근원이 유사하면 생김새도 닮는다고 짐작한다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감사에 닿는다니 놀랍다


애써 고마움을 품지 않아도 사유로 진입하면 된다


모든 연결은 사유로부터 가능해진다


어떻게 사유하고 왜 생각했는지는 감사의 깊이다


사유가 행위로 직결되기에 감사로 이어지는 사유는 옳거나 이타적이거나 나를 초월하는 크기의 사유다


생각이 모두 사유가 되는 것은 아니어서 잡념을 걸러내는 미세한 필터를 내면에 소유해야 한다



思惟>>>4U>>>for you


사유는 결국 너를 위한 행위가 된다


나만을 위한 생각들은 늘 미치지 못하는(思未) 수수께끼가 되어 미로에 갇히고 허우적거리고 만다


나는 한낱 나만을 생각하느라 사유의 끝에 가닿지 못하고 감사의 향기를 맡지 못하고 기진맥진했구나


기존의 사유를 뒤집기로 한다


내 안에만 머무르는 생각들의 울타리를 철거한다


세상으로의 생각길을 내고 배를 띄우고 왕래한다


상처도 있겠지만 생채기도 나겠지만 성찰도 있다


반복의 사유들은 제자리를 맴돌다가 결국 앞으로 나아간다 지구밖으로 쏘아올린 위성이 되어 돈다


크게 원운동을 하며 관계를 미래를 우리를 장악한다


나를 바꾸지 못하는

나를 뛰어넘지 못하는 생각들은 사유가 아니다


거듭된 생각들과 생각의 생각들이 쌓여 사유의 물꼬가 되고 방파제가 되고 노가 되어 나아간다


모처럼의 생각들이 사유로 옮겨가기 위해 쥐고 있던 손을 펴서 아집의 잡동사니들을 내려 놓는다




매거진의 이전글 삶의 이정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