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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숲오 eSOOPo Dec 22. 2024

완벽한 결말

월간 북토크 마지막호를 펴내며


긴 여정이었다 그러나 꿈같은 여행이었다


12.21 날짜를 포개자 대칭을 이룬다

하나 둘 시작해서 둘 하나로 마무리한다


시도부터 꿈을 꾸는 일이었다 이름 알려진 작가도 아니면서 일 년 내내 북토크라니!


그러나 그것은 불필요한 염려였다는 것을 매달 월간 북토크를 발행하면서 깨달았다 책을 매개로 독자에게 어떤 새로운 화두를 던지느냐가 책의 수명을 결정하며 무한히 그 안에서 서로가 생기 있게 호흡할 수 있음을 말이다


책의 서사에 매몰되지 않으니 매번 각자의 서사가 펼쳐진다 줄거리를 내려놓으니 각각의 길이 열린다


두 번도 같았던 시간이 없는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시낭송은 젓가락일 뿐


시낭송이라는 소재는 잘 차려진 음식을 먹기 위한 도구에 불과했다 식사시간에 빠져들수록 도구를 내던지고 허겁지겁 음식에 탐닉하기도 했다


서로의 입가에 묻은 음식물들을 닦아주며 한바탕 웃기도 하고 처음 맛보는 음식들에 감동하기도 했다 쿤데라가 말했듯이 말해지지 않는 이야기를 맛난 오리 엉덩이살을 뜯으며 소설을 자신의 입맛대로 씹고 맛보았다 결국 혀는 독자의 것이다


쓴 대로 이루어지고 꿈꾸는 대로 인간은 살아진다


열두 번의 북토크를 통해 우리들의 이야기가 또 한 편 책처럼 쓰여졌다 그것은 각자의 책꽂이에 나만의 방식으로 꽂힐 것이다 속편은 방대하다


그것만으로도 부족함이 없는 북토크였다


♡덧말

일 년 내내 개근하신 희수공원 작가님 축하드립니다

한라산 등반도 미뤄두고 북토크 열 두 봉우리 오르신 열정이 눈부십니다 소설 속 2D를 3D로 구현해 우리를 놀라게 해 주신 피규어는 감동이었습니다 한 장 한 장 쌓아 올린 케이크는 우리의 지난 화두들의 상징 같았습니다 감사합니다


무려 열한 번의 참석을 해주신 박윤경 님도 대단하십니다 보석 같은 주말을 반납하고 애정하는 책이라는 이유만으로 북토크에 오셔서 감동입니다 졸저인 제 책을 무려 두 번이나 육성으로 녹음을 하셨다니 저자로서 노벨상을 받은 기분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세 번이나 북토크에 방문하신 어슴푸레 작가님은 기적입니다 쉽지 않은 자신의 아픔을 들려주며 조금씩 변화되는 모습에 속으로 환호를 질렀습니다 마지막 표정은 사뭇 편안해진 듯하여 기뻤습니다 감사합니다


두 번씩 방문하신 분들 모두 기억합니다 감사합니다 물론입니다 횟수가 중요하지 않습니다 부족한 월간 북토크에 방문해 주신 모든 분들께도 머리 숙여 깊은 감사와 우정의 인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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