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간호사를 그만둔 이유 -15

호텔에서 요가수업을 맡게 되다 #3

by 브리나

호텔 수업을 맡게 되면서 다짐한 게 있었다.

이곳에서도 수업에 대한 좋은 피드백이 들어오고, 인정을 받게 된다면 더 이상 스스로를 의심하지 않기로 말이다.


호텔 수업 외 정규적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곳이 두 군데가 더 있었는데

조금씩 나의 팬들이 생기고 좋은 후일담들이 생기는데도 나는 여전히 나를 믿지 못했다.


그렇게 수업이 1개에서 8개로 늘어났고

꾸준히 수련에 함께해 주시는 분들, 적극적으로 예뻐라 표현해 주시는 분들 덕분에 정말 많은 자신감을 얻었다.


어쩌면 정말 까탈스러울 수 있는, 눈이 높으신 분들에게도 인정받는 요가 선생님이라면

어딜 가서 든 크게 욕먹지 않고 잘할 수 있겠다는

그런 자신감 말이다.


사실 물론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고 그만한 노력을 했었다.

수업이 끝나면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오늘 수업은 어땠는지, 아쉬운 점은 없었는지, 다음에 보완할 수 있는 부분들은 없는지

수업일지를 매번 작성했다.


예를 들어

아침 수업이라 일정시간이 되면 해가 뜨기 때문에 햇살이 서서히 들어오는데

나는 대부분 서있고, 멤버분들은 앉아계셔서 햇살이생각보다 강하게 내리 쬐인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그래서 한 멤버분이 수련하시다 말고 갑자기 일어나서 블라인드를 내리는 상황이 있었다.


어쩌면 정말 별거 아닐 수도 있는 일이지만, 호텔이라는 장소 특성 탓에 나에게는 조금은 크게 다가왔다.


내가 먼저 파악을 하고 블라인드를 먼저 쳤더라면, 수련 도중의 흐름을 깨지 않았을 텐데.


온도, 조명, 소리와 같은 환경적인 요소도 중요하기에 나름 신경 쓰고 있었지만 미처 생각지 못한 부분들이 생겨나는 것이다.

그래서 수업일지에 이와 같은 상황을 적고 다음번에는 그냥 아침수업 같은 경우에는 미리 블라인드를 치도록 신경 쓰자! 라며 기록했다.


그렇게 세심한 부분들이 쌓여나가니 나 또한 자연스레 편안해졌고, 덩달아 멤버분들도 편안하게 수련하실 수 있었던 것 같다.


어느 날 수업이 끝나고 한 멤버 분이 갑자기 나에게 무심히 고백하듯 말씀 주셨는데

1년 8개월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가슴에 생생하게 살아있다.


"내가 여태까지 수많은 요가 선생님들을 만나봤는데 샘, 진짜 요가 선생님이다.라고 생각한 사람이 한 명 밖에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나 근데 샘이 정말 하늘에서 내린 요가 선생님이란 생각이 들었어. 샘은 그냥 진짜야. 난 이제 앞으로 샘을 잊지 못할 거야."


이 말을 직접적으로 전해 들었을 때의 그 감동이란. 울림이란.

여전히 내가 힘들 때마다 그분의 표정과 목소리가 반복재생되면서 나를 다시 일으켜 세워주곤 했다.


그렇게 조금씩 쌓여간 자신감은 지금의 요가원을 차리는데 가장 큰 도화선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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