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클모닝> 도전기
“하루의 첫 한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당신의 잠재력을 완전히 깨우고 당신이 바라는 성공을 만드는 열쇠가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는 방식을 바꾸면 삶 전체가 바뀐다는 걸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다.” p. 29 <미라클모닝> 할 엘로드
사람은 크게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아침형 인간과 저녁형 인간. 나는 명백히 후자다. 중학생 때부터 난 새벽 2~3시쯤은 되어야 잠자리에 드는 아이였다. 수험생이었던 고등학생 때는 물론 대학생이 된 이후에도 난 줄곧 새벽시간을 즐기는 부류였다. 해야할 과제들이 있거나 영화, 책 등을 감상할 때면 어김없이 밤을 새는 일도 잦았다. 이를테면 나란 사람은 일찍 일어나는 일보다는 밤을 꼴딱 지새우고 아침을 맞이하는 일이 익숙했다.
그런 내가 과거에는 꿈도 꾸지 못했을 결심을 최근 하게 됐다. 바로 매일 아침 5시에 일어나 ‘아침형 인간’으로 거듭나 보겠다는 결심.
이런 결정을 내리기까지는 여러가지 복합적인 요소가 작용했지만, 특히 출산 이후 줄곧 ‘나만의 시간’을 열망해왔다는 점이 결정적인 방아쇠 역할을 했다. 두 아이의 엄마인 지금도 난 때때로, 아니 자주 나만의 시간을 꿈꾼다. 출산 후에서야 난 스스로가 ‘혼자만의 시간’을 주기적으로 가져야만 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일과 육아를 병행하며, 내 시간을 확보하기란 쉽지 않았다. 특히나 아이가 둘이 된 이후에는 더더욱 그랬다. 혼자만의 시간을 꿈꿀 수록 현실의 내가 너무 초라해졌다. 이게 뭐라고, '꿈'씩이나 꿔야 가능한 일이 되어버렸나. 하루하루를 소화하는 것만으로도 버거운 일들로 일상이 채워졌고, 난 차츰 일상에 매몰되어 갔다.
그러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LA시가 ‘자택대피령’을 시행했고, 난 두 달째 재택근무를 하며 집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아이가 다니던 유치원도 기약없는 방학에 돌입했다. 일과 육아를 반복하며, 매일 비슷한 나날들을 살다보니 시간의 흐름을 인지하기 힘들었다. 그날이 그날 같았고, 이러다간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2020년을 날려버릴지도 모르겠다는 두려움이 엄습했다. 이번 해 이루고 싶었던 일들이 많았는데, 코로나19 핑계만 대다가 한 해를 무의미하게 도둑맞은 것처럼 잃어버릴까 불안했다.
집에만 갇힌 일상 속에서 의미있는 어떤 일을 해야한다는 강한 압박감을 느꼈고, 그러다 문득에 서재에 꽂혀있던 <미라클모닝> 책을 발견했다. 아마존 종합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한 할 엘로드의 저서 <미라클모닝> 표지에는 "당신의 하루를 바꾸는 기적, 아침 6분이면 충분하다"라는 문장이 쓰여있다.
<미라클모닝>에서 저자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 침묵, 독서, 다짐, 상상, 일기, 운동 등으로 이뤄진 '아침습관'을 실천하라고 추천했다. 저자는 새벽 5시에 일어나 1시간 동안 위에 나열된 '미라클 모닝 루틴'을 행하고 나니, "평생 가장 평화롭고, 의욕 넘치고, 힘과 영감이 샘솟으며, 감사하고 활기찬 하루를 다 경험했다!(p.45)"라고 진술했다.
저자의 말을 못이긴 척 한 번 믿어보기로 했다. 정말, 내 인생을 원하는대로 바꿀 수 있나. 일과 육아로 지칠대로 지친 내 일상에 한줄기 빛이 선사되긴 하는건가.
먼저 미라클모닝을 시작한 첫 일주일은 굉장히 긴장상태였다. 새벽 5시에 일어나야 한다는 압박 때문에 전날 밤 잠도 쉽게 들지 않았다. 나와의 약속을 꼭 지키고 싶었기 때문에 알람도 제대로 맞춰놨는지 몇 번이나 확인하고서야 침대에 누워 이리저리 뒤척였다. 핸드폰은 일부러 멀찍이 나뒀다. 알람을 끄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침대 밖으로 나올 수밖에 없게끔.
새벽 5시부터 6시까지의 시간에는 전기 돌아가는 소리만 들리는데, 그 적막의 시간이 굉장히 낯설고 이질적이면서도 한편으로는 날 안도하게 했다. 10분간 요가로 몸을 푼 후, 클래식 음악이나 재즈를 틀어놓고, '모닝 저널'로 명명되는 공책에 글을 써내려 가면 일상 속에서 잊고있었던 나의 미래, 꿈, 삶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었다.
'모닝 저널'은 <미라클모닝> 저자의 추천 방법을 참고해 D: 다이어리, R: 독서, T: 감사, A: 확신의 말로 이루어져 있다. '다이어리'는 평소 써왔던 대로 나의 감정에 충실에 작성했고, '독서'는 그날 아침 읽은 부분 중 기억하고 싶은 문구를 기록하고, 이에 대한 생각을 적었다. '감사'는 전 날 감사했던 부분에 대한 서술이며, '확신의 말'은 내가 이루고 싶은 꿈과 목표에 대해 구체적으로 적어내려가는 것이다. 저널을 작성함으로써 '사는 대로 생각하던' 틀에서 잠시라도 벗어나 내 안에 묵혀뒀던 이상과 비전에 대해 실로 오랜만에 되새겨 봤다.
새벽 5시에 일어나니 하루 종일 '긍정'의 마음이 평소보다 길게 유지됐는데, 이는 내가 나의 미래를 위해 '현재를 열심히 살고 있다'는 믿음에서 비롯된 근거있는 긍정이었다.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것 이외에 내 일상은 변한게 없었다. 여전히 육아를 하고, 일에 치였지만...그럼에도 나는 무언가 다르게 살고 있다는 강한 믿음이 내 영혼에 불을 지폈다. 적어도 올빼미족이었던 내가 새벽 5시에 일어나 스스로를 통제하고, 의미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성취감이 나를 고양시킨 것이다.
매일 아침 감사의 일기를 몇 줄 써내려가는 일 또한 나의 내면을 맑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됐다. 삶에 지쳐 불평만 늘어놓기 일쑤였던 지난 삶에서 벗어나 현재 내게 주어진 모든 것에 감사할 수 있는 마음. 아무리 힘든 날에도 단 한 가지는 감사할 점이 있다는 깨달음은 나를 겸허하게 만들었다.
오전 5시에 일어나는 일이 <미라클모닝> 저자의 말처럼 내가 꿈꾸는 미래를 정확히 가져다 줄런지에 대해서는 아직 확신할 수는 없다. 하지만 단 한 가지 진실은 적어도 내가 평소보다 긍정적으로, 소소한 성취감을 느끼며 매일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거기다 워킹맘으로서 하루에 단 한 시간이라도 나만의 시간을 확보할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순 없겠다.
곰이 사람이 되기까지 동굴 안에서 100일이 보냈듯이 나 또한 100일간 오전 5시에 일어나기를 목표로 잡고 있다. 지난 30일간 실천한 미라클모닝으로 인해 때때로 너무 졸렸고, 피곤함에 짓눌리기도 했지만, 분명 나에게 긍정의 힘이 솟아났다. 기약없는 코로나19 격리생활 속에서도 미라클모닝을 통해 마음의 평정심을 유지하며 일도 육아도 기쁘게 해나가리라.
https://www.youtube.com/watch?v=SHBPrP5UP9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