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아이템 구축/ 사업계획서/ 플랫폼 빌딩
월요일 : '되는 것'을 찾아나가는 여정
지난주에 아이디에이션 회의하던 것에서 탄력을 받아, 월요일도 모여서 서비스 준비 작업을 했다. 홈페이지 와이어 프레임을 짜고 구축해나가는 작업을 함께 했다.
우리가 원하는 유효시장까지는 확실히 찾았고, 이제 그 시장에서 어떤 플레이어가 될지 다듬는 과정을 계속해서 해나가고 있다.
이 모든 과정을 하는 이유는 'PER' 높게 일하는 방법을 계속해서 고민하고 있기 때문이다. PER이란 본디 주식 용어로 활용되지만, 김승호 회장의 '돈의 속성'을 읽고서 절실하게 공감했던 문장이기도 하다.
'돈의 속성'에서 말하는 PER이 높게 일한다는 것은 관여도가 낮은 상태로 비즈니스가 얼마나 잘 지속되느냐를 말하는 지표였다.
우리가 에이전시 업무는 아직 상당히 고관여인 상태고, 우리가 '자동화'의 영역으로 두기엔 관리해야 할 것들이 많고 장인정신이 하나의 경쟁력이기 때문에 즐길 수 있는 비즈니스 위주로 남기고 가지치기를 해나가는 과정을 감행하고 있다.
우리의 관여도가 낮은 상태여도 운영이 잘 되고, 계속해서 돈을 벌어다주는 것이 진정한 자본주의 탈출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처음엔 단순 커뮤니티 운영을 상상했지만, 점점 깎아나갈 수록 뾰족해져가는 우리의 아이템. 진짜 재밌어서 멈출 수가 없다!
화요일 : 파이프라인 텃밭 가꾸기
일주일에 하루는 외주 업무를 돌보는 날. 우리의 재택은 루틴이 있다. 아침에 모여 아티클을 읽으며 인사이트를 나누고, 우리의 사업에 적용할 것들을 뽑아낸다. 그리고 투두로 적어둔다.
화요일에는 외국에서 운영중인 비슷한 서비스 사례들을 벤치마킹 할 수 있게 사례 조사를 잔뜩했다. 그 이후로 외주 업무를 계속 해나갔다.
에이전시는 노동대로 수익이 들어오는 아주 성실한 텃밭이기도 하다. 게다 우리는 작업하는 과정, 결과가 빚어내는 아름다움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니 이 짜릿한 여정이 꽤나 중독되기도 한다.
하지만 위에서 말했듯 외주는 우리의 관심 없이는 아예 자라지 않고, 고요와 조이 그 자체가 정체성이 되어가는 과정이기도 했다.
그래서 이번주엔 새로운 외주 업무 문의가 상당히 많이 들어왔는데 그 중에 무얼 맡을지도 상당히 중요한 의사결정이었다. 우리가 맡을 수 있는 업무 케파에는 한계가 있고, 지금 우리에게 제안온 것보다 미래에 더 큰 기회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맡을까 말까 고민이 조금이라도 된다면 다 거절하기로 했고, 그렇게 했다. 이 과정을 둘 다 동의할 수 있다는 것도 참 감사한 일이다.
수요일 : 사업계획서 제출하기
수요일...비록 맥북 충전기 어댑터가 박살나는 시작을 했지만 그래도 클라이언트께 받은 감사한 기프티콘으로 하루를 열었다.
원래 수요일엔 만나서 마저 플랫폼 디벨롭을 하려고 했는데, 우연찮게 수요일 6시에 마감되는 지원 사업을 발견하게 됐다.
사실 아직 너무나도 초기 준비단계라서 넣는다고 해도 되리라는 보장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들어 2시부터 빡세게 준비를 시작했다.
우리가 계속해서 말해왔던 아이템이어서 사업계획서 쓰는데 큰 지장은 없었다. 고요와 나는 마치 컨베이어 벨트 위 기계처럼 고요가 자료를 찾아주면 나는 글로 쓰고, 내가 글을 쓰면 고요가 구조화하는 작업을 반복했다.
진짜 어떻게 시간이 지났는지도 모르게 집중하고 나니 어느새 시간이 5시 47분. 모든 첨부서류까지 넣어서 제출을 해냈다.
이제 사람이 할 일을 다했으니 결과를 기다리면 된다. 당락과 관계없이 엄청난 성취감이 들었다. 또 하나 배운 기분이었다. 그리고 팀워크가 정말 환상이라는 걸 다시 깨달았다.
이날 밤 고요는 도파민에 중독됐다. 게임 퀘스트를 깨 나가듯, 새로운 분야를 배우고 도전하는 경험이 너무 좋아서 별을 먹은 슈퍼마리오 상태가 된 것만 같았다. (대충 무적이라는 이야기) .
목요일 : 아이템을 구체화 하는 법
목요일엔 고요가 리스트업해온 지원사업을 쭉 살펴보는 것으로 시작했다. 정부가 요구하는 PSST 사업계획서 쓰는 방법은 잘 알겠는데, 합격자 선배들의 사례를 좀 더 살펴보고 싶었다.
어떻게 해야할지 인터넷 세계를 계속 찾아다니다가 이러지 말고 서점에 가자는 결심을 빠르게 내렸다.
그리고 바로 버스에 올라 광화문 교보문고로. 우리가 앉은 자리 바로 앞에 용감한 쿠키가 붙어있는 걸 보고 이건 계시라는 생각을 했다.
교보문고에 가서 사업계획서와 관련된 책은 모조리 탐독했다. 그리고 우리에게 부족했던 부분이 뭔지 알았다. 좀 더 시각화에 집중하고, 서비스의 형태를 만들어가는게 중요하구나.
생각해보니 그도 그럴게 전국에 내노라 하는 사람들이 다 덤비는 영역일테니 사업계획서 한 장에 모든 영혼을 담아내야했다. 너무 좋은 인사이트를 많이 얻었다. 그 중에서도 이혁재 저자님과 홍승민 저자님의 책이 아주 큰 도움이었다.
교보문고에서 수십권의 책을 속독하고 기가 쭉 빨린 우리... 조이의 멋쟁이 쿠폰으로 슈크림라떼를 흡입했다.
둘 다 단 음료를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쏵다 비웠으니까 얼마나 지쳤던건지 아시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이가 단호하게 '00분 부터는 시작 해야해'라고 어른스러운 모습을 보여줬다. 미루지 않는 어른이 된 우리가 제법 멋졌다.
책에서 인상깊게 본 부분을 얘기하고, 함께 동종업계 사례 분석을 했다. 양질의 콘텐츠에서 얻은 정보가 제법 쏠쏠해서 잘 큐레이션 된 콘텐츠의 힘을 다시끔 실감했다.
집에 돌아오는 버스에서 귀여움을 마주했다. 태양광을 무한동력삼아 움직이는 이 귀여운 꽃이 잔잔한 응원 같이 느껴졌다.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움직이는 우리의 '여정' 자체가 보상으로 느껴졌다. 아직 서비스를 성공시키지 않았고, 완전 준비하는 초기단계인데다 어떻게 될지 모른다 해도 그냥 이 자체가 배움이자 감사함이었다.
그리고 이 과정이 죽도록 힘들지 않은 이유엔 당연히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큰 줄기 하나를 꼽자면 우리가 파이프 라인을 여러개 뚫어두어 서비스에 몰두하는 이 시간이 너무 배고프지 않도록 해두었다는 사실이고 (물론 여기까지 오는게 좀 힘들긴 했다) 두 번째로는 우리 둘의 지향점이 완전히 일치하여 한 곳으로 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둘 중에 하나라도 우리의 미래의 방점이 다른데 있었다면 아마 이렇게 동일하게 가기 어려웠을지도 모른다.
금요일 : MVP 만들기
금요일엔 MVP를 수정해서 다시 만드는 시간을 거쳤다. 칼날을 갈고 닦을 수록 뾰족해지는 게 느껴진다. 처음엔 둥글게 느껴졌던 우리의 아이템이 오늘은 펜촉같이 느껴졌다.
지금이 우리의 세번째 챕터같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갓 회사 바깥의 세계로 입문한 첫번째 챕터를 지나, 케르를 가꾸고 안정적인 에이전시로 성장시키는 두번째 챕터를 넘으니 다시 사업이라는 문이 등장했다.
요즘 우리는 문을 열어가는 과정이 설렌다고 매일같이 얘기한다. 당연히 두려움이나 걱정, 불안도 함께 안고 있지만 설렘이나 도전같은 마음에 더 집중 할 수 있는건, (너무 자주하는 얘기같지만) 정말로 우리가 서로 다른 두 사람이여서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나누는 대화는 더하기가 아니고 곱하기다. 서로 다른 생각을 보태는 만큼 부족한 부분이 채워지고 생각지도 못한 방향으로 발전한다. 우리가 가진 다름은 축복이고, 조율하는 과정에서 칼날을 갈고닦듯 생각이 예리해진다. 서로에게 솔직할 수 있기에 타협이 없다. 무엇보다, 우리는 대화를 포기하지 않는다.
우린 '좋은게 좋은거'라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상대방의 생각을 따라가지 못했거나, 의견이 다를 땐 서슴없이 "나 놓쳤어!"라고 얘기한다. 그러면 서로 다시 돌아와 설명하고 앞으로 나아간다.
그렇게 갈고닦아 '이거 좋지 않아?'하고 함께 눈을 빛낼 때, 저절로 너무 재밌다는 말이 나온다. 각종 안 좋은 생각이 하얗게 지워질만큼 설레게 된다. 기다리고 있을 어려움이 한두개가 아니겠지만, 돌이켜보면 쉽게 이룬 것은 아무것도 없었으니까 용기낼 이유만이 가득하다.
다음주엔 MVP 공개가 가능하지 않을까한다. 물론 우리의 생각대로 세상이 딱딱 맞아 돌아가야 하니 확답할 순 없겠지만!
그럼 다음주 주간일기로 만나요.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