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앤솔로지클럽 Jun 30. 2023

2023년 6월 5주차 주간 업무 일지

2분기 회고/3분기 OKR 세우기/ 네컷사진 브랜드 만들기/ 

월요일 : 공장에서 보내는 진한 하루

저기서 저기까지 거리가 얼마나 될까요? 맞춰보세요.

월요일은 공장에 방문하는 날. 우리가 개발하고자하는 기기의 특성에 맞춰 곡률 부스 제작을 의뢰드렸는데 드리자마자 다음날 뚝딱 곡률 부스가 만들어져있었다. 


새로 만들어진 부스에 배경지를 테스트하고, 사진이 잘 나오는 최적의 거리도 찾았다. 원시인처럼 손으로 재는 것 같지만줄자를 발견하고난 다음부턴 과학적으로 줄자를 활용하였습니다.


기기 테스트를 마치고, 부동산 위치를 알아보며 입지를 찾고 있는데 서울 부동산 시세는 정말 잔혹하기 그지 없었다. 왜 사람들이 부동산을 그렇게 갖고 싶어하는지 알 것도 같았다. 부동산은 다음 달 초까지 해결할 과제로 달아뒀다.


이후론 3분기 OKR을 짜야하는 시기가 와서 2분기 회고와 함께 OKR 회의도 했다. 


2분기를 돌아보면 외주에서 벗어나 우리만의 것들을 만들기로 결심한 시기였고, 레버리지를 배웠고, 완전 새로운 툴인 워드프레스도 익혔다. 하쥬 아이템을 떠올리고 런칭하기 위한 제반의 준비를 마쳤고, 아우라픽 업무도 착수해서 시작해나가고 있다.


외주 문의가 오는 것들을 전부 거절하고 있고, 오롯이 우리의 힘으로 하는 새로운 파이프라인을 만들어 나갔던 2분기라서 참 의미있었지만 그만큼 새로운 것들이 많아 지치고 힘들기도 했던 것 같다. 특히 '열매'를 보기보단, 나무를 심는 과정이라서 더더욱 그랬다.


3분기에는 우리의 마음을 더 챙기기로 했다. 2분기보다 바빴으면 바빴지, 덜하지 않을 것 같은 스케줄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더더욱. 우리의 사훈은 [재밌는 거 하자] 니까 그걸 잊지 않기로 했다.


그래서 3분기 Objective에는 사업적 목표와 더불어 우리 개인의 목표를 추가해뒀다. 삶에서 '굳이' 챙기지 않아도 될 것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챙기는 시간을 마련하는 것으로.


KR을 달성할 때마다 '굳이'데이도 보내기로 했다. 수고로움을 감수하고 우리가 가고 싶었던 케이크 집에 가는 것, 핸드폰을 안 들고 만나서 자유롭게 놀아보는 것, 굳이 종점까지 버스를 타고 놀러가는 것 같은. 우리가 고등학생 때부터 잘하던 짓이라 빨리 하고 싶어서 KR을 달성하고 싶다.


장맛비와 함께 시작한 월요일을 알차게 보냈다. 고요와 조이는 각각 공장에서 돌아와 운동까지 마쳤다. 기특한 어른이 되어가고 있다.



화요일 : 타임라인을 짜고 짜고 짜고 또 짜고

화요일엔 스프레드시트로 대이주를 했다. 노션 타임라인 기능이 제아무리 발달해도 한 눈에 보기 너무 어려웠다. (이건 쓰는 사람이 문제겠죠..저희의 탓입니다..^^) 


주별 목표와 해야할 일을 정리하고, 프랜차이즈 개설 필요 사항과 마케팅 운영안 등을 한 눈에 묶어뒀다. 공장과는 엑셀로 소통하는 게 편해서 옮긴 것도 있다.


정리하고 나니 할일이 명확해서 고요와 계속 집중 타임을 가졌다. 중간에 당이 떨어져서 조이는 타코야끼를 사먹었는데 코로나 후유증으로 아무 맛도 나지 않아서 좀 슬프다. 빨리 미각이 돌아오면 좋겠다. 세상의 모든 맛이 흑백이 됐다니까 고요는 이 참에 여러 맛 실험을 해보자고 했다. 


아무튼 스프레드 시트와 함께 더 강해진 6월 5주차 화요일. 열심히 일했다. 


수요일 : 소프트웨어 개발 ing...ing...ing...

이럴거면 배경화면 이미지 왜 해놓는건지 궁금한 고요의 배경화면

스프레드 시트와 함께 타이트해진 타임라인대로 움직이고 있다. 고요는 우리만의 독특한 기계에 어울릴 프레임을 만들고 있고, 나는 소프트웨어 개발에 필요한 사항을 와이어프레임으로 정리해 외주사에 전달했다.


고요의 컴퓨터 배경화면은 이제 모든 파일을 감당하지 못하고 자기들끼리 모여서 숨김처리 되고 있다. 고요는 한 작업을 끝내면 최종만 남기고 모조리 지워버리는데, 그 전까지는 배경화면을 최대한 활용하는 경향이 있다. 고요의 맥북이 힘들어하고 있다.


오늘 하루는 외부적 장애물들로 업무 진척이 늦어지는 날이었다. 뜻하지 않은 소프트웨어 개발 딜레이가 겹치면서 머리가 멍해졌지만 그래도 해야할 일들이 있으니 정신 꼭 붙잡고 남은 업무들을 해냈다.


오늘 조이의 머릿 속에서는 작은 지옥도가 펼쳐졌다. 괴롭히는 장애 요소들을 다 잡아다가 머릿속 지옥에서 괴롭히고 싶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에 가지 않고 꼭 붙어앉아 남은 업무를 할 수 있었던 건 차분하게 해야할 일들을 정리하고 우선 순위대로 차근차근하는 고요를 보면서 배웠기 때문이다. 


헤어질 때 "내일은 더 잘풀리겠다. 오늘 이만큼 막혔으니까."라고 얘기했는데, 그건 예언과도 같았다.


목요일 : 거짓말같이 해결된 문제들


서울에 장대비가 내렸다. 비를 뚫고 출근하는 우리가 너무 장했다. 예상치 못한 딜레이 때문에 오전엔 하쥬를 해야하나 같이 타임라인을 보면서 골몰하고 있는데 거짓말 같은 카톡이 왔다. 우리가 요청한대로 소프트웨어 개발이 가능할 것 같다는 얘기가!


어제 헤어지면서 내일은 잘 풀릴 것 같다고 했던 얘기가 이렇게 예언처럼 이뤄질 수 있을지 몰랐다. 덕분에 고요와 신나게 다시 업무로 골몰하기로 했다.


다음주면 부동산을 구하고, 7월 말 경 부터는 감리 현장에 살아야 할 것 같아서 그 전에 필요한 모든 걸 작업해두려고 한다.


시간이 아주 빠듯하고도, 마음이 다급하고, 또 처음 해보는 분야라 막막하기도 하다. 그러나 우리는 늘 그랬듯 잘 해내고 말겠지. 미래의 우리가 그렇게 얘기해주리라고 믿으며 묵묵히 오늘도 할 일을 한다.


금요일 : 한 주를 마무리하며!


서비스를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할 일이 명확하다는 건 참 감사한 일이라는 걸 뼈저리게 깨닫는 요즘이다. 할 일이 너무 많아서 당장 해야할 투두가 뭔지 모르겠거나, 혹은 우리가 어쩔 수 없는 외부 일정으로 인해 투두가 꼬이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걸 알아버렸기 때문이다.


오늘은 할 일이 아주 또렷해서 각자 그 할 일에만 몰두하면 되니 그냥 그 자체로 참 감사한 금요일이다. 


주어진 업무를 다 하고, 오후엔 모여서 '굳이' 타임을 가지기로 했다. 매주 금요일마다 시스템처럼 업무 외적으로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굳이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는 거다.


안 그러면 경주마처럼 자꾸 앞만 보고 달려서 관절이 닳는 것도 모른 채 달려서 우리도 모르는 새 지칠 것 같다. 


이번 한 주도 쉼없이 살아낸 우리에게 치얼스! 다음주에는 (아마도 쉽지 않을) 부동산 투어가 기다리고 있는데 우리한테 꼭 맞는 부동산을 만날 수 있기를. 다음주에 만나요~!

작가의 이전글 2023년 6월 4주차 주간 업무 일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