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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다의별 Mar 01. 2024

집사로 만나 이젠 전도사님이 되셨군요

감사편지 열두 번째.

'누구에게 먼저 감사의 편지를 보내야 하지? 오래된 분부터? 가까운 분부터?'


감사편지를 쓰다 보니 이런 고민이 생깁니다.

처음 100분에게 보낼 거라 약속했을 때, '실수야' 그랬습니다. 그런데 초안을 적어가다 보니 감사해야 할 분이 이리 많았음에 놀라고 있는 중입니다.

그냥. 그날그날 묵상하듯 생각나는 분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오늘은 50대를 꽉 채워 저의 삶의 놀이터에 함께 해준 분입니다.

때론 회전목마에 함께 타고 있었고, 때론 롤러코스트에서 비명을 질러대는 저의 어깨를 안아주기도 했고, 때론 각자의 자리에서 번지점프를 타는 용기에 박수를 보내기도 하고, 때론 밤이 늦도록 저의 마음과 걸어가 주기도 했습니다.


[어린이 선교를 위한 단체]에서 처음 이분을 만났습니다.

저는 '이사'로, 이분은 '찬양팀 리더'로 섬기고 있었기에 자주 만날 기회는 없었습니다.

자그마한 키에, 이분도 시폰 원피스를 즐겨 입으셨고, 늘 예쁘게 화장을 하고 계셨지요. 딱 부러지는 목소리톤으로 찬양을 리더하고 계신 이분은 어디에서든 한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렇게 몇 년의 시간이 지나고 2주간의 훈련을 이분과 받게 되었습니다.

서울에서 숙식을 하면서 받는 훈련이었습니다. 오고 가는 버스 속에서 이분과의 대화가 시작되었습니다.

맨 뒷좌석에 앉아 있었지만, 만차인 경우 옆 좌석의 어떤 분에게는 민폐를 끼쳐가면서, 서로에 대한 탐색의 시간이었지요.


그리고 친밀한 동역자, 동행자가 되었습니다.

서로가 섬기는 교회가 달랐기에 돌아 올 뒷담화의 후환은 없었습니다.


어느 날 이분은 [ㅇㅇ대학교 신학과}에 입학을 했습니다.

며칠 전 수석으로 졸업하셨다는 수줍은 메시지를 전해 습니다.



양은* 전도사님!


집사로 만나, 권사가 되고, 이제 전도사님이 되셨네요.

제게 광야와 같았던 50대를 몽땅 전도사님에게 털어놓았었지요.


학교에 입학을 하시면서,

아주 가끔씩 통화를 하고, 1년에 한두 번 만날까 말까 한 적도 있었지만 한 번도 낯설지 않았답니다.


때론 원망과 불평으로 대화를 시작하기도 했어요. 그래도 마지막 결론은 늘 기뻤고 감사의 고백이었지요.

상담학을 부전공하시면서 우리들의 대화는 좀 더 깊어졌었어요.

제가 내담자의 역할을, 전도사님께서 상담자의 역할을 했었잖아요.

그리고 그러셨죠.


'언제이든 저의 전화는 받으실 거라고'


전도사님이 사랑스러운 메모까지 적어 선물해 주신 책. [성경학적 상담]을 읽으면서 엄마에 대한 진짜 마음을 쏟아 낼 용기를 냈었어요.


전도사님!

저의 이야기를 통해 본인의 마음이 해결 받는다고 말해 주셔서.

저의 토해내는 울분을 통해 본인 속이 시원하다고 말해주셔서.

저의 프런티어처럼 나아가는 용기에 박수를 치신다고 이야기해 주셔서 저의 광야는 잘 지나왔어요.

감사드립니다.


전도사님!

전도사님에게 딱 맞는 당연한 결과이지만, 수석 졸업 축하드립니다.


전도사님이 걸가시는 걸음걸음에 하나님  인도하심의 형통이 있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2024년 2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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