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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다의별 Oct 03. 2024

'물 위를 걷는 자'처럼

군민 열린 음악회

별아!

시월이 성큼 오더니 언제 그랬냐는 듯 바람이 선선해졌어. 스웨트 하나는 걸쳐주어야 하는 날씨야.

별이의 시월은 어떤 그림으로 꽉 채워질까?

별이가 말하는 열매를 따러 어디론가 많이 떠 날 거 같아.


할머니는 어제 윗집 아저씨가 나누어 주신 밤 까먹느라 하루가 훅 지나가려고 하네.

혹시 지난 추석 때 못 주운 도토리 줍거들랑 할머니도 보여줘.

아님 꼭꼭 낙엽 속에 숨겨 놓으면 다람쥐가 못 찾으려나?




별아!

시월이 오기 전 [의성]에 갔었어.

[군민 열린 음악회]에 특별출연을 한다고 지난번 그랬었지?

관광버스를 타고 가을 나들이를 가듯이 다녀왔지.


창밖으로 코스모스도 보이고 누렇게 익은 벼도 보였어.

자주 보는 풍경이지만 그날은 무언가 다르더라.


소고기전골로 배 든든히 채우고, 가을바람이 적절하게 불어오는 의성군청 마당에 설치된 공연장소엘 갔단다.

하얀 블라우스에 까만 플레어 치마를 입은 합창단 권사님들은 고급진 교복을 입은 소녀들 같았어.

삼삼오오 사진들을 찍으며 깔깔대는 모습이란 '바람이 불어오는 곳'을 향해 휘파람을 불며 가는 여고생들이랄까?


별아!


진행자가 가장 아름다운 악기인 목소리로 연주하는 팀이라고 우리를 소개해 주었어.


멋지지 않니?

누구인가는 이젠 목소리도 잘 안 나오고, 허리도 아프고, 가사도 안 외워지는 늙은이라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 하시는 분들도 계실 거야.


할머니는 이곳 합창단 권사님들의 은색구두 높이를 보고 깜짝 놀랐잖아.

할머니는 겨우 3센티 높이의 플렛슈즈를 맞추었는데 기본 5센티에서 7센티였어.

이 정도의 굽 높이는 드레스의 품위를 위해 기본이었는데.  에구 할머니가 센스가 없었네.


별아!

나이가 들어가는 건 때론 평소에 걷던 길도 두려울 수 있고, 새로운 길은 더더욱 나서고 싶지 않을 수 있지.

그래도 우리 권사님들은 '물 위를 걷는 자'처럼 살아내실 거야!


별아!

합창제를 준비하고 있어.

열심히 가사도 외우고 율동도 외우고 있지.

'가우데 아무스' 칼군무처럼 손뼉 쳐야 하는데...


우선  연습을 열심히 해 보는 걸로 할게.



다음 주를 기대하며 안녕!



물 위를 걷는 자.  <시와 그림>



주님 나를 부르시니 두려움 없이 배에서 나아가리라.

주님 나를 부르시니 주님 내게 오라 하시니


주님 보고 계시기에 의심치 않고 바다를 걸어 가리라.

주님 보고 계시기에 주님 여기 계시기에


주님 여기 계시기에 이 깊은 바다가 반석이 되고

주님 여기 계시기에 반석 위를 내가 걸어 가리라.


주님 여기 계시기에 저 거친 파도가 반석이 되고

주님 여기 계시기에 반석 위를 내가 걷습니다.




https://youtu.be/ZYXmXkaPyjo? si=b4 V1 B19 aBOh6 HWTo

https://www.youtube.com/live/bnzpbnJOQBU?si=DKvT1U_6aCPEib4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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