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채형식 Nov 15. 2022

다섯 번째 #01

어디에도 가지 않는 시간들


시간은 정말 흐를까?

그러지 않고 혹시 시간은 그저

얼어서는 우리를 배회케 하고,

녹아서는 우리를 잠그는 건 아닐까?


부조리한 시간을 통해 통화는 두 번 반복되고

꿈은 한 번은 꿔지고 한 번은 깨진다

만날 수 없는 만남은 영원히 미뤄지지만

기다림은 가끔은 직접 길을 나서기도 한다


사라짐은 보이지 않음이고

보이지 않음은 못 만남이지만

못 만남은 안 만남이 아니고

소리들은 침묵을 향해 묵묵히 걸어간다


멈추지 않지만 정지하고

실패하면서도 믿고

보이지 않아도 안부를 묻는다

그러는 동안 우리의 그 시간들은 어디에도 가지 않는다


우리의 발 밑에 있거나

우리의 피부를 감싸고 있다

우리를 서게 하거나

서로를 기억하게 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네 번째 #01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