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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누비 Jan 29. 2023

요즘 연기를 배우고 있습니다.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가요?

요즘 연기를 배우고 있습니다.


배우가 되는 과정에서 기대치 않았던 삶의 태도를 배우고 있습니다. 배우가 된다는 것은 삶과 사람을 진실로 사랑하게 되는 것입니다. 자기자신을 마주할 때 사람들은 쉽게 자기혐오에 빠지기도 하고, 타인을 사랑할 때에는 절대로 넘을 수 없는 이해의 벽을 직면하며 절망감에 휩싸이기도 합니다. 대체 난 왜 이런걸까? 또는 대체 쟤는 왜 저런거야? 등등.


그런데 한 캐릭터를 맡아 연기를 한다는 건, 내가 아닌 다른 존재가 되는 것이고, 그말은즉슨 세상에서 단 한 명의 그의 편이 되는 일입니다. 평생 이해할 수도 좋아할 수도 없을 것만 같은 한 명의 타인을 끌어안는 일, 사랑입니다.


이 캐릭터를 관객에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관객 역시도 사랑해야 합니다. 나에게 호의가 있건 없건, 심지어는 나를 미워하고 믿지 못하는 이에게까지 나 자신을 설득하는 과정, 적극적으로 나 자신에 대해 이해해달라고 소리치는 과정. 그건 타인에 대한 기대감과 의지, 그리고 무엇보다도 희망이 있기 때문에 절실하게 호소할 수 있는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 절실함, 그건 다르게 말해 나 자신에 대한 사랑이기도 합니다.


나 자신을 사랑하고 타인을 사랑하는 그런 울림으로 가득채우는 역할, 그게 배우인 것 같습니다. 연기를 배우면서 그동안 얼마나 나는 열렬하게 내 삶을 사랑하지 못했는지, 목소리를 내고 영향력을 발산하지 못했는지 돌아보게 됩니다. 그리고 “희망”, 얼마나 잊고 살았는지 모르겠습니다.


배우가 된다는 게 외면이 유려하고 유명해 진다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나만의 영혼과 마음의 에너지를 발산시켜, 이 세상의 안과 밖이 모두 사랑으로, 나 자신으로 가득차게 만드는 게 배우인 것 같습니다.


따라서 모두가 배우가 될 수 있는 것 같네요. 아니, 배우가 되어야만 할 것 같습니다. 저는 이러한 울림으로 세상을 가득 메우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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