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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글에 이어서)
회사 분들과 독서 챌린지를 하고 있다. 일명 '1일1쪽 챌린지'. 하루 최소 한 페이지를 읽고, 인상 깊은 문장을 공유한다.
공부 습관을 들이려면 책상 앞에 앉는 게 가장 힘들다. 독서도 마찬가지다. 책을 집어서 펼치는 게 어려워서 그렇지, 막상 시작하면 1페이지 넘게 읽게 된다. 그날따라 컨디션이 좋거나, 책 구절이 유난히 마음에 와닿는 날은 조금 더 읽을 수 있다.
6개월 동안 10분 독서가 가능했던 건 환경 설정 때문이었다. 독서 습관을 들이려고 아무도 몰래 나 혼자서 한 번 도전했다가 일주일도 못 해보고 흐지부지됐다. 그러다가 회사 대표님의 제안으로 5~6명이 모인 채팅방에 초대됐다. 100일 연속 인증하면 소정의 상품을 주는 이벤트도 함께 진행됐다. 은근히 목표 의식이 고취되었다. 일본 여행, 여름휴가, 그밖에 개인적인 일정들로 정신없을 때에도 어떻게든 매일 인증했다.
일주일 내내 챌린지를 쉬었던 날도 있지만, 그런 날들에 좌절하기보다 이런 생각에 집중하기로 했다. '실패할 수 있지만, 포기하지 않고, 지속한다.' 스스로 격려의 박수를 보내고, 잘하고 있다고 응원하면서. 그렇게 반년이 지나고 나자 다양한 책에서 발췌한 마음에 드는 문장이 오늘로 177개가 되었다.
책의 좋은 구절을 모아두고 보니 나만 볼 수 있는 또 다른 방식의 책이 엮여 가고 있었다. 실제로 1일1쪽 챌린지로 모아둔 몇 개의 문장들은 브런치 글의 재료로 활용했다. 독서는 쓰임이 많다. 내가 하려는 말과 글을 더 아름답고, 정교하고 풍성하게 만들며, 탄탄한 논리의 근거가 돼 준다.
10분을 쓰고 얻은 게 이만큼이라면,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할 때는 어떨까 상상해 본다. 인생이 하나의 도서관이 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
오늘 할 일 적기, 10분 휴식, 10분 독서. 이렇게 내가 매일 하는 10분 루틴 세 가지를 소개해 보았다. 더 많은 10분을 가치 있게 쓰고 싶은 욕심은 늘 실천에 앞선다. 하지만 앞서 이야기한 루틴을 더 오래, 길게 유지하는 게 먼저다. 어떻게 보면 세 가지 루틴에 더해 과한 의욕을 진정시키는 것도 포함돼 있는 듯하다. 자신만의 기준을 세우고, 나와의 약속을 지키는 일도 모두 루틴에 녹아져 있다. 그러니 세 가지, 아니 한 가지만 습관을 잘 들여도 거기에 따라오는 부가가치가 어마어마하다는 이야기다.
10분을 귀하게 쓸 줄 안다면, 그 가치를 이해한다면, 하루는 결코 짧지 않다. 매일 10분을 투자해 어떤 일들을 할 수 있을까? 머릿속에 떠오르는 온갖 하고 싶은 일들을 빈 노트에 적어 보자. 하고 싶은 게 없다면, 하고 싶은 일을 찾는 데에 10분을 사용해 보자. 엄마에게 전화를 거는 일, 집에 가는 버스를 기다리며 날씨를 만끽하는 일, 어학공부, 감사 일기, 배우자와 오늘 하루를 돌아보는 일. 딱 10분이면 된다.
작은 성공이 모이면서 자기 효능감, 즉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는, 자신에 대한 믿음을 갖게 된다는 이야기를 들어봤을 것이다. 작은 성공의 누적이 중요한 이유는 거의 모든 자기계발 서적에 나오는 단골 메뉴가 되었다. 그만큼 많은 실험을 통해 검증된 인생의 성공법칙이다. 안 해 볼 이유, 없지 않나. 고작 10분일 뿐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