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로 힘든 여름에 첫 번째로 힘들던 여름을 기억하며
6:15 기상, 기도, 양치질, 공복에 따뜻한 물 한 잔, 30분 요가, 아침식사 후 공부를 시작하며 하루를 열었다.
요즘은 더워서 기운이 빠져서 그런 건지 몰라도, 11시가 되기도 전부터 몸이 천근만근이다. 달리러 한강을 나가기에도 날씨가 미친 듯이 덥다. 그래도 한강만 한 곳이 없는 게, 딱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기온이 몇 도는 떨어지는 게 느껴진다. 요즘은 마냥 강을 따라 달리지 않고 다리 위로 올라가서 다리를 건넜다가 되돌아온다. 다리 위에는 사람이 거의 없고, 해 질 녘 석양은 아름답다.
올해 여름은 인생을 통틀어 두 번째로 힘든 여름이다. 첫 번째로 힘든 여름은 지금은 하늘나라에 있는 엄마가 투병하실 때 간병을 하던 여름이었다. 엄마를 돌보며 너무 많이 울었다. 그래서 아직도 기억이 난다. 그날따라 엄마가 하나도 아프지 않고 날씨도 마치 가을처럼 선선했던 2018년 8월의 어느 날. 온 집의 창문을 다 열어두고 거실에 누워 외할머니가 삶아 식혀두신 옥수수를 먹으며, 텃밭을 청소하는 엄마를 기다렸다. 하나도 힘들지 않고 행복했던 그 해 여름의 극히 일부였다. 돌이켜보면 엄마가 있었기 때문에 그래도 그 여름은 그나마 살만한 여름이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다.
두 번째로 힘든 여름을 나고 있지만, 올해는 너무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중이다. 그래도 되는 걸까, 잘 모르겠다. 어떻게 다 갚을지도 잘 모르겠다.
어쨌거나 힘든 것과는 별개로 이 계절은 참 재밌는 계절이다. 여름이 너무 좋다. 사람들은 적당히 붕 떠있다. 내 마음도 그렇다. 여름에 어울리는 향수를 뿌리고 내 향기에 내가 취해서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한낮에 밖을 걸어본다.
엄마 대신 이 계절을 누릴 수 있음을 감사히 여기며, 열심히 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