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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세환 Jul 04. 2019

교회 오빠 기타

야마하 트랜스어쿠스틱 기타 FG-TA 리뷰

거기 이쁜 애기야 이리 와봐. 편하게 말 놓아도 되나? ㅎ 오빠가 재밌는 거 보여줄께. 통기타야. 기타 칠 줄 알아? 오빠가 기타 가르쳐줄까? 내 꺼 볼래? 야마하의 2018년 신제품, 트뤤스어쿠스틱 기타 FG-TA야. 70만 원짜리. 기타 하나 사려면 처음 살 때 좋은 거 사야지. 이 정도 가격은 오빠한테 뭐~ㅎ  



주요 스펙

모델명 : FG-TA
크기 : 103.8 x 41.2 x 11.8 cm
바디 형태 : 웨스턴
재질 : 넥-나토, 상판-솔리드스프러스, 측후면-마호가니, 핑거보드-로즈우드, 브릿지-로즈우드
튜너 : 다이캐스트크롬(TM29T)
픽업 : SRT 피에조
음향 시스템 : 시스템70 트랜스어쿠스틱
컨트롤 : 리버브 / 코러스 / TA 전원 + 라인아웃 볼륨
단자 : 라인아웃
구성품 : 기타 본체, 육각 렌치, AA배터리 2개
가격 : 71만 원  



모델명에 있는 FG는 야마하의 통기타 중에서 중~고급형으로 볼 수 있는 라인이라는 뜻인데, 거기에 TransAcoustic이라는 음향 기술을 더해서 나온 신제품이지. 이 기타의 특징은, 이펙터나 앰프가 없어도 아주 풍성하고 촉촉하고 깊이 있는 소리로 연주할 수 있다는 거야. 기타 자체에서 이펙터를 입혀준다고나 할까! 야마하는 많이 들어봤지? 악기 하면 야마하. 야마 돌겠지? 재미없나? 죄송~ㅎ 일단 오빠가 기타 조금만 쳐볼게. 오빠도 기타 배운지가 얼마 안돼서 잘은 못하지만, 한 번 봐봐.    



1. 그냥 쌩 소리

이 노래를 들어본 적이 있을 걸? <지붕뚫고 하이킥> 결말 부분에서 ‘이대로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어요’라고 담담하게 돌려서 고백하던 신세경님의 슬픈 대사. 그 뒤에 깔리던 노래야. 이 기타로 연주하니 사운드가 덤덤하게 촥 깔리면서 담백한 맛이 잘 느껴져. 정말 이대로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 우리 애긔랑 같이. 넝담~ㅎ  



2. 리버브 홀 최대치

오빠는 이 노래를 연주하면 옛날 첫사랑이 생각나. 비 오는 거릴 걸었어~ 너와 걷던 그 길을~ 아 눈에 먼지가… 훗, 미안. 좀 주책이었지? 우리 이쁜 애기 앞에 두고.

트랜스 어쿠스틱 전원을 켜고 치면 통기타 본연의 소리에 이펙트가 입혀져서 앰프 같은 거 없이도 더 풍성한 사운드를 낼 수 있어. 기타 줄을 촵촵 때릴 때 울리는 게 느껴지지? 그래서 오빠는 리버브 홀 MAX를 좋아해. 좁은 다락방에서 연주해도 마치 커다란 재즈바 무대에서 연주하는 것처럼 소리가 가슴 속까지 울리거든. 길거리에서 칠 때 앰프 없이도 풍성해져서 좋아. 아주 먼 옛날~ 하늘에서는~ 당신을 향한~ 계획 있었죠~ 소리가 참 촉촉하지? 우리 애긔 피부처럼 ㅎ  



3. 코러스 최대치

코러스를 올리면, 기타에 별도의 이펙터를 먹인 것처럼 찰랑찰랑 거리면서 개구진 소리가 나. 딱 듣자마자 이 노래에 잘 어울릴 것 같았지. 바로 캔사스의 ‘더스트 인 더 윈드’. 이 곡은 쓰뤼핑거주법으로 연주하는 노래야. 멋지지? 훗 이쁘니를 위해 특별히 연습한 곡이라구. 에브리씽 이즈 더스트 인 더 윈드, 세상 모든 건 바람에 흩날리는 먼지와 같지. 키야~ 요즘 미세먼지 너무 많은데 조심하라구.  


좁은 방에서 기타를 치면 메마른 느낌의 소리가 나잖아, 그런데 이 기타는 전원을 켜고 노브 조절만 해주면 콘서트장에서 듣는 것처럼 울림이 촥촥 퍼져 나가니까 너무 황홀해져.  


기타에 아무것도 연결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이런 소리를 낼 수 있냐구? 놀라지마, 기타 안에는 액추에이터라고 하는 회로 장치가 들어있는데 기타줄이 울리면 반응해서 진동을 하고 이펙트 사운드가 기타 소리에 더해지는 거야. 대단하지? 그리고 이 모든 게 건전지를 통해서 작동해. 라인아웃 단자에 이렇게 배터리를 넣을 수 있는 슬롯도 같이 있어.  


그리고 앰프랑 연결해주면 리버브랑 코러스 소리는 그대로, 볼륨은 더 크게 연주할 수 있어. 재밌겠지? 버스킹 할 때 연주력이 더 팍팍 올라가겠지? 

그런데 전원이 켜져있는지 꺼져있는지 한 번에 확인할 수가 없는 게 좀 아쉽더라. 구멍 안에 회로에서 초록색 불이 켜져 있으면 전원이 작동 중인 건데, 보기가 힘들잖아. 매번 줄을 튕겨보기도 귀찮고. 어라? 그런데 이거 초록색 불, 그린 라이트? 이건 우리 애기랑 오빠와의 그린 라이트…? 넝담~ㅎ ( ͡° ͜ʖ ͡°)  


소리 얘기만 했지만, 디자인도 정갈하고 근사해. 웨스턴 바디의 커다란 울림통, 깔끔한 마감, 야마하의 특징인 V자형 헤드, 투명한 피크 가드, 나토로 만들어진 넥, 로즈우드로 만들어져서 탄탄하고 풍성한 사운드를 내주는 핑거보드…  


어때, 기타 참 괜찮지? 그럼 이제 한 번 배워봐. 코드 가르쳐줄까? 일단 C코드부터 해보자. 손가락을 여기에 이렇게, 이거는 여기에… 응? 어디가 애기야? 화장실 간다구? 그래, 얼른 다녀와 오빠가 기다리고 있을께~ㅎ 어라 근데 가방은 왜 가져가? 음… 어제 만났던 친구 영상이나 보고 있어야겠다. 목소리가 정말 꿀이란 말이지! 헤헤    




장점

– 소리의 양감이 풍성하다.
– 자체 트랜스어쿠스틱 효과로 소리 질감을 콘서트 음향처럼 촉촉하게 만들어준다.
– 만듦새가 아주 뛰어나다.


단점

– 전원이 켜져 있는지 꺼져 있는지 한 눈에 확인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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