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18. 모나코와 빌 프랑쉬수르메르,보리우 수르메르

by 박경화

18. 모나코와 빌 프랑쉬수르메르,보리우 수르메르


1. 럭셔리한 작은 나라, 모나코

‘모나코’라는 지명은 샹송에서 들어본 적이 있고 배우 그레이스켈리가 왕비였다는 것이 연관되는 나라다.


모나코 국경 입구에 차량이 많아 진입하는데 오래 걸렸다. 나라가 다르다보니 프랑스와는 또 다른 분위기였다. 차량을 통제하는 경찰들은 절도 있었다. 흰 셔츠와 검은 바지 정복을 차려 입고 선글라스를 끼고 있었는데 세련되어 보였다. 몬테카를로 카지노 건물은 고풍스러운 성 같았다. 파리의 오페라를 지은 샤를 가르니에가 설계했다고 한다.


혜진 엄마가 딸과 왔을 때 차를 마셨던 스타벅스가 좋았다고 해서 가보려고 했는데 주차할 곳이 마땅치 않아 생략하기로 했다. 모나코 항구와 바다가 보이는 뷰포인트에서 잠시 내렸다. 화려한 개인 요트 들이 엄청 많이 정박되어 있었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작은 나라 모나코는 인구가 35,000 명밖에 안 되지만 국민 소득은 매우 높다고 한다.


바닷바람이 너무 심해서 다시 차로 이동했다. 모나코는 그냥 스쳐 지나가기로 했다.


모나코.jpg 모나코 바다


모나코건물.jpg 모나코 거리


2. 짙은 푸른색 바다 위로 고성이 우뚝 서있는 도시. 빌 프랑쉬 수르메르

다음 행선지는 예정에 없었지만 남편이 들러보자고 한 ‘빌 프랑쉬 수르메르’로 갔다.


계획 없이 새로운 곳에 가보는 것도 여유로운 자유여행이어서 가능했다. 그동안 되도록 짧은 일정에 많은 것을 보려고 했다. 자유여행을 많이 했던 혜진 아빠와 엄마 덕분에 새로운 여행을 경험하게 됐다. 여행 날짜를 여유 있게 잡고 한 도시에서 3박 정도를 하니 근처 도시도 갈 수 있고 저녁에 그 도시의 정취를 느껴 볼 수도 있었다. 외국인들도 노부부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퇴직을 하고 시간과 건강과 경제적 여건 등이 있어야 여유로운 여행이 가능하니 쉽지 않지만 여유로운 여행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되었다. 하나라도 더 봐야한다는 조급함이 습관이 되어서 아직 멀었으나 느긋함을 연습해 보려한다.


빌 프랑쉬 수르메르에 도착하니 에즈에서 바라봤던 크루즈가 있는 예쁜 색 바다 바로 그 곳이었다. 낮은 성벽 바로 눈앞 가까이 깊은 바다가 있었다. 하늘은 샐러리안 블루 빛으로 맑았고 바다는 울트라 마린 색으로 짙었다. 바다를 따라 이어진 성벽을 지나 생 엘므 성채로 들어갈 수 있었다.


크루즈.jpg 빌 프랑쉬 수르메르 바다


16세기에 지어진 성채는 500여년의 시간을 견뎌내고 있었다. 성은 낡고 색이 바랬지만 건물은 운치 있었다. 망루의 포구에서 바라보이는 바다 풍경은 액자 속의 그림 같았다. 성 일부는 호텔로 사용되고 있고 네 개의 박물관도 운영되고 있었다. 성의 뒤쪽으로 걸어가 보니 정원이 형성되어 있었다. 오랜 세월 이어져 온 이 성의 주인들은 누구였을까 생각에 잠기게 했다.


라 다스 항구에는 까페와 레스토랑들이 있었다. 야외 테라스에 앉아 음료를 마셨는데 바로 옆의 바다를 가까이 느낄 수 있었다.


빌프랑쉬성벽.jpg ㅂㄹ 프랑쉬 수르메르 성벽


프랑쉬성.jpg 생 엘므 성채 안의 건물


액자.jpg 망루의 포구에서 바라본 풍경


쥬스.jpg 빌 프랑쉬 수르메르의 야외 카페에서


3. 아이들과 모래성을 쌓아주는 젊은 아빠가 정다워 보였다


보리우 수르 메르로 갔다. 항구에는 요트가 많이 정박되어 있었다.


해안 쪽으로 걸어가는데 붉고 푸른 운동복을 입은 노인들이 모여 있었다. 아를의 공원에서도 본 적이 있던 광경이다. 주로 할아버지 들이 모여서 커다란 쇠구슬을 굴리며 게임을 하고 있었다. 프랑스 노년층에서 유행하는 운동법인 것 같았다.


요트.jpg 보리우 수르메르 항구


노인들.jpg 노인들의 쇠구슬 경기


해안은 규모가 작지만 아늑하고 물빛이 고왔다. 바닷가 가까이 있는 높은 돌산이 인상적이었다. 하늘은 코발트빛으로 짙었다. 물빛은 하늘과 돌산과 나무가 반영되어 푸른빛과, 녹색과 황토색이 어우러져 다양하고 오묘했다. 9월말이지만 태양도 강렬해서 더웠고 해수욕을 하는 사람들도 제법 있었다. 니스처럼 자갈은 아니고 모래였지만 아주 곱지는 않았다. 우리나라의 바다를 생각해 보면 고운 백사장이 많은데 우리나라도 남프랑스 뒤지지 않는 좋은 풍광을 가졌다는 생각이 새록새록 들었다.


바닷가에서는 젊은 아빠가 어린 남자 아이 두 명과 모래놀이를 하며 놀아주고 있었다. 아이들은 장난감으로 모래를 퍼서 모래성을 쌓고 아빠도 열심히 함께 해주었다. 엄마는 파라솔에서 누워 그 모습을 느긋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부인을 쉬게 하려고 남편이 배려해 주는 것 같았다. 프랑스가 출산률이 낮다고 하는데 정다운 모습이 보기 좋았다.


바닷가-1.jpg 보리우 수르메르 바닷가의 아빠와 두 아들



4. 남프랑스를 떠나며

11일간의 남프랑스 여행이 끝나갔다. 파리1박 아비뇽3박 엑상프로방스 3박 니스 4박의 일정이었다. 아비뇽에서는 아를과 님을 갔고 엑상프로방스에서는 마르세유와 생 폴 드방스를, 니스에서는 에즈와 모나코와 빌브랑쉬 수르메르와 보리우 수르메르를 갔다.


다녀온 후에 책자의 글과 사진을 다시 보면 건성으로 보였던 것이 확연히 머릿속에 들어온다. 상상과 좀 달랐던 곳도 있고 새롭게 다가오는 것도 있으니 여행은 일단 해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


남프랑스여행을 간다니 부럽다는 말들도 많이 들었는데 각자의 상상 속에 남프랑스에 대한 이미지가 좋기 때문일 것이다. 나 역시 그림 속에서 보았던 따뜻한 햇빛의 목가적인 분위기의 남프랑스를 그리며 여행을 떠났다. 여러 도시를 다니며 이곳 역시 사람 사는 곳이니 현실의 삶이 펼쳐진다는 것은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노숙자와 구걸하는 사람과 거리의 악사들을 보면 어디나 살아가는 것이 녹록치 않다는 것을 느끼게 했다.


휴양지니 풍요로운 분위기지만 돈이 있어야 모든 것이 가능하니 금전적인 면도 부담이 크다. 우리나라보다 물가도 비싸서 여행비용도 많이 들었다. 서울에서 파리 왕복비행기는 6개월 전에 예약해서 1인당 86만 원 정도 들었다. 파리에서 아비뇽 TGV는126,000원, 밀라노에서 파리로 돌아오는 비행기는 128,000원으로 예약했다. 니스에서 이태리 라스페치아로 가는 thello는 104유로, 남프랑스 열흘간 렌터카경비는 1200유로(1유로 1300여원)정도이다. 차안에서 사용하는 네비게이션은 한국에서 빌려오면 한국말로 안내를 해주어 편리한데 가격은 91,000원. (2019년 기준)

식사비용도 많이 들었다. 스테이크는 25유로에서 35유로, 스파게티나 샐러드는 15유로. 한식당이나 중식당에서 간단히 먹으면 12유로. 베이커리에서 빵과 음료로 해결하면 6유로정도다. 생수는 마트에서 작은 병이 1유로 정도. 주차는 주차장에 들어가면 나오면서 정산되고 길거리주차는 기계에서 몇 시간 쯤 주차예정시간을 누르고 차를 빼면서 계산했다.1시간에 2유로정도.


렌터카를 반납한 후 기차로 이동해서 이태리 라스페치아로 향했다.

keyword
이전 17화17. 니스의 미술관들-마티스 미술관, 샤갈 미술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