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댁에서 보낸 하루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by 다온홍쌤

시댁에서 나는 아이들과 하루를 보냈다.

엄마를 인천공항에서 배웅하고 곧바로 시댁으로 향했다. 두 딸의 손을 잡고 익숙한 듯 낯선 그 집 문을 열었을 때, 집은 비어 있었다. 시부모님은 안 계셨다.

'잠깐 어디 가셨겠지.'

나는 아이들과 거실에 앉아 기다렸다. 저녁이 되었다. 아이들 배가 고프다고 했다. 시댁 냉장고를 열어 뭔가를 해 먹였다. 밤이 되었다. 아이들을 재웠다.

다음날 아침까지 시부모님은 오시지 않았다.

엄마는 6개월 전부터 부탁하셨다. 친구 분들과 준비해 온 인도 여행, 엄마에게는 생애 첫 해외여행이었다. 딱 일주일만 아이들을 봐달라고, 시어머니께 몇 번이나 말씀드렸다. 사실 이해가 안 갔다. 우리 엄마만의 손녀들도 아니고, 시부모님의 손녀들이기도 한데, 왜 우리 엄마가 시어머니께 허리를 굽혀 부탁을 해야 하는지.

그래도 내가 의정부 피부관리실에서 일을 해야 했으니, 엄마의 선택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

그날 마침 고모님 부부가 다니러 오셨다. 상황을 보신 고모님이 아이들을 봐주시겠다고 하셨다. 고맙기도 했지만, 불안한 마음이 더 컸다. 그래도 일을 해야 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고모님께 아이들을 부탁드렸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머리끝까지 화가 났다. 6개월 전부터 그렇게 부탁했는데. 엄마의 첫 해외여행인데.

그날 우리는 처음으로 서로 크게 맞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되었다. 아니, 애초에 맞았던 적이 없었는지도 몰랐다.

나는 그날 확실히 이혼을 결심했다.

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