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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꼬리 Sep 28. 2022

신당역 추모제

추모제에 다녀왔다.

22/9/27

신당역 추모제를 다녀오는 길.


시위 참여 경력이 오래지 않은 나의 추모제 참여 일지


1. 피켓 들고 현장까지 가는 길, 심장이 어쩔 줄 모르고 뛴다. 주변을 의식하는 마음 때문. (매번 같다) '내 피켓 누가 보면 어떡하지?' 몇 번의 시위 참여로 무뎌졌다고 생각했지만, 쉽지 않다.


2. 날씨가 제법 쌀쌀해졌는데도, 심장이 너무 뛰어 땀이 났다.


3. 서울교통공사를 비판하는 피켓을 들고, 서울교통공사가 운영하는 지하철로 추모현장까지 이동하는 과정이 아이러니했다.


4. 기후정의행진에서 엄청난 인파를 경험하고, 대규모 추모제를 기대했지만 슬프게도 인원이 적었다.


5. 그래서 잘 왔다고 생각하게 됐다.


6. 연대의 자리에는 사회적 약자가 많다. 장애인, 성소수자, 여성


7. 구호외치기가 아직 낯설다. 오늘은 어미를 3창하고 또, 투쟁! 까지 외쳤다. 두어번은 큰 목소리를 냈다.


8. 발언자는 다양했다. 그 중 전라도 구례 지리산 자락에서 온 발언자는, 로드킬 당하는 동물을 기리는 노래를 했다. 반주 없이 참여자들의 쿵짝짝 3박자에 맞추어 불러 감동을 더했다.


9. 신당역 2번 출구 추모공간에는 벽면을 빼곡히 메우는 포스트잇이 붙어있었다. 나는 돌아가신 분께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만 쓰려다 ‘세상이 바뀌길…’이라고 적었다. 난 왜 적극적인 행위의지를 글로 적지 못하는걸까?


10. 추모의 묵념을 했다. 얼굴 모르는 희생자를 직접 기리기는 처음인듯하다. 슬픔 보다 분노의 감정이 치밀었다.


11. 지하철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든 피켓은 부끄럽지 않았다. 방금까지 같이 한 사람들의 목소리가 아직 남아 마음의 웅장함이 가시지 않아서다.


12. 신당역 희생자 추모가 빨리 끝나지 않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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