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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나라 Oct 04. 2024

새들도 넘기 힘들다는 조령, 연풍새재&문경새재

괴산 일주일 살기

백두대간 중 하나인 조령산은 충북 괴산과 경북 문경시의 경계를 이룬다.  조령산 휴양림에서 만날 수 있는 조령관(제3관문)은 '새들도 넘기 힘들다'는 조령에 있다. 조령관에서 충북 괴산 방면, 그러니까 조령관에서 소조령에 이르는 옛길이 있었는데 이 길이 바로 연풍새재다. 문경에 문경새재가 있듯이 괴산에는 연풍새재 옛길이 있는 것이다.


조령산 자연휴양림은 해발 1,025m의 조령산 기슳에 자리잡고 있는 휴양림으로 노송과 참나무 외에 다양한 흐귀수목이 분포된 울창한 숲이 자연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아름다운 곳이다.

해발 967미터의 신선봉과 해발 927미터의 마역봉 사이를 잇는 기암괴석과 울창한 숲이 멋진 곳이다.

당연하게도 이곳에는 다양한 등산코스가 마련되어 있었는데 무슨 일인지 출입통제가 된 곳도 있었다.

연풍새재 옛길(좌), 과거길에 선비(우)

연풍새재, 과거급제를 위한 다닌 과거길


어찌되었건 조령산 휴양림에 왔다면 무조건 연풍새재 옛길을 걸어봐야 한다. 아니 걸을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연풍새재 옛길은 숙소가 있는 휴양림 입구에서 조령 3관문까지로 거리로는 1.5km로 한 삼십분 가량 걸린다.

가는 길이 평탄하지는 않다. 산을 조금씩 오른다고 생각하면 되는데....계단도 있고 은근 오르막이다.

하지만 길은 넓직하니 자동차도 다닐 수 있을 정도로 넓다.

옛길 자체는 평범하다. 하지만 그 옛날 과거보러가는 선비나 보부상들이 끊임없이 넘나 들었다는 것을 상상하며 걷는다면 참 특별하게 느껴지는 길이다.


당시 과거보러가는 영남의 선비들은 이 길을 애용했다고 한다. 영남에서 한양으로 가는 길은 추풍령과 죽령 그리고 이곳 문경새재길이 있는데, 추풍령을 넘으면 추풍낙엽처럼 떨어지고 죽령을 넘으면 미끄러진다하여 이곳 길이 인기를 누렸다고 한다. 예나 지금이나 큰 시험에는 징크스가 있긴 있나보다.


제3관문
조령 제2관문

조령 제3관문이 보인다. 이곳이 바로 영남지방과 한양을 잇는 영남대로에서 가장 험준한 고갯길이란다.

옛날에는 지금처럼 길도 좋지 않았을텐데, 그리고 신발도 좋지 않았을텐데...어찌 걸어서 한양까지 갔을지...상상이 안된다.

제3관문에 서서 문경땅을 내려다보니 마치 다른 세상인듯 느껴졌다. 넓다란 잔디밭에 아름다운 나무들이 더 아름다운 색감을 입고 둘러서 있고 시야가 탁 트여서 마치 새로운 세상에 접어든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곳의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 고요한 아름다움을 깨는 노랫소리다.

물론 선곡된 노래가 나빴던 것은 아니지만 잠시 고요를 즐기고 싶었는데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가락에 당황스러웠다. 아마도 인근 휴게소에서 나오는 듯 하다.


이제 이왕 이곳까지 왔으니 이제 문경새재길을 걸어보기로 했다.

제2관문까지는 대략 3.5km로 왕복 7km에 이른다.

조형의 그림같은 풍경
한국식 통나무집인 귀틀집(좌)

문경새재길은 잘 정비되어 있고 한여름 더위에도 짙은 그늘을 만들어 줄 정도로 울창하다.

정말 사계절 걷기 좋은 길이다. 특히 제3관문 조령관에서 제2관문으로 향하는 길은 내리막이라 더없이 경쾌하다. 이곳은 또한 낙동강 발원지라고 한다. 그래서 처음에는 수량이 적은 계곡이 나오지만 점점 수량이 풍부해지며 감탄을 자아내는 계곡을 만들어가고 있었다.

제2관문 조곡관

숲에 빠져 걷다보니 어느새 제2관문 조곡관이다. 사실 여기서 바로 돌아가는 것이 계획이었는데 계곡이 멋져 조금더 걸어보기로 했다. 폭포도 만나도 어마어마하게 아름다운 계곡도 만날 수 있는 멋진 길이다.

교귀정

새재옛길의 백미, 용추

제2관문에서 제1관문으로 향하는 중간쯤에 교귀정이 있다.

교귀정 맞은편에는 '용추'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었다. 계곡을 따라 흐르는 물이 '소'를 이루는 곳이라는 설명이다. 이곳이 새재옛길의 백미라고 하는데 과연 말그래로 물색이 아름답고 수량이 풍부하다.

한여름이었다면 당장 뛰어 들어가고 싶은 곳

잘 보면 '용추'라는 검정 글씨가 보인다

내려올때는 신나게 내려왔는데 다시 제3관문으로 돌아가려니 계속 오르막이다.

돌아오는 발걸음이 더 무거운 법인데 이때 오르막을 걸어야하니....속도가 더더 느려진다.

마침내 조령 제3관문에 다시 돌아오니 '새들도 넘기 힘들다는 조령'이라는 말이 생각났다.

많이 걸었지만 마지막까지 초가을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며 잘 걸었다.

연풍새재와 문경새재 옛길은 누구에게나 추천하고 싶은 길이고 단풍이 들면 얼마나 이쁠지 가늠이 안되는 길이다. 단풍이 들때 다시 올 수 있을까....



#충북  #괴산여행  #조령산자연휴양림  #괴산일단살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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