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독서 모임 일곱 번째 이야기 - 자율 도서

by 실배

가족 독서 모임 7번째 이야기가 펼쳐졌다. 전날 아내와 경제적인 문제로 살짝 언쟁이 있어서. 조금 걱정했지만, 다행히 아내도 책을 준비해 왔다. 아내는 스타벅스 쿠폰이 있다고 그곳에서 독서 모임을 하자고 했는데. 중간에 마음이 바뀌어 집 앞에 있는 안양천에서 야외 독서 모임을 제안했다. 날도 좋고. 끝나고 아이들과 산보도 할 수 있기에 나도 아이들도 좋다고 했다.


안양천에는 이미 많은 사람이 돗자리와 그늘막을 치고. 한가로운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우리도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았다. 가위바위보로 순서를 정했고. 둘째가 먼저 시작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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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의 요정
둘째의 책

둘째는 책을 직접 읽어주며 장면을 설명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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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비의 요정은 하늘에서 비를 내려주는 일을 하고 있다. 구름에는 수도꼭지가 있어 비의 요정이 수도꼭지를 열면 비를 내리고, 수도꼭지를 잠그면 비가 내리지 않는다. 어느 날 비의 요정은 피곤함에 그만 깜박 잠이 들었다. 수도꼭지를 잠그지 않아서. 잠든 사이 온 세상은 회색빛으로 가득했다. 서둘러 수도꼭지를 잠가 비를 멈췄다. 그런데 피곤에 지친 비의 요정은 또다시 잠이 들었고. 한 참 뒤. 세상은 이제 온통 바싹바싹 마르고 말았다. 그제야 열심히 뛰어다니며 수도꼭지를 열어 비를 내렸다. 이렇게 비의 요정은 오늘도 구름 위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다.

2. 질문거리
(엄마) 이 책을 가족들에게 소개한 이유는 무엇인가?
- 처음에 요정을 소개하는 여자아이가 나오는데. 그 아이가 요정을 아는 것이 신기했고. 평소에 많이 읽은 책이라 친숙하고 좋아서 소개하고 싶었다.
(아들) 만약 네가 비의 요정이 된다면?
- 많이 힘들 것 같다. 매일 수도꼭지를 여닫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다.(아빠와 엄마가 비의 요정처럼 열심히 일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렴)
(아빠) 만약 비의 요정이 세상에 없다면?
- 세상은 안 좋아질 것이다. 계속해서 비가 오거나, 오지 않으면 식물들도 다 죽고. 결국 인간도 모두 사라질 것이다.
(아빠) 여자아이는 어떻게 요정을 알게 되었을까?
- 책을 통해서 비의 요정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 같다.(딸)
- 이 아이가 평소에 하늘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우연히 구름 사이에 있는 비의 요정을 발견한 것 같다.(엄마)

3. 소감
1) 딸
"비의 요정은 요정이지만 참 힘들겠다. 비가 오면 비의 요정이 생각날 것 같다."
2) 아빠
"뭐든지 적당한 것이 중요하다."
3) 엄마
"평소 당연히 생각하는 것도. 누군가의 수고로움이 있다."
4) 아들
"비의 요정이 있다는 것이 신비롭다."



톨스토이 단편집 - 대자
아내의 책

아내는 계속해서 톨스토이 단편집을 소개하고 있다. 아내는 대자란 뜻을 미리 찾아보았고. 가톡릭에서 세례를 받을 때 주변의 훌륭한 사람을 대부와 대모로 추천한다. 그 대부와 대모에게 영혼의 자식이 되는 것이 대자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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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어느 시골 마을에 가난한 농부가 아들을 낳았다. 가난했기 때문에 주변에서 대부, 대모가 되어주지 않았다. 그런데 길 가던 사람이 그 사연을 듣고 선뜻 대부가 되어주었고. 시장에서 대모가 될 여성도 추천해주었다. 아들은 똑똑하게 성장했고. 10살이 되던 때. 대부를 찾아 떠났고 곧 대부를 만났다.

다음날 대부가 알려준 데로 집을 찾아갔는데. 엄청 으리으리했다. 대부는 문이 잠겨있지 않은 큰 방만 들어가지 말라고 주의를 주었고. 3년 동안 이 약속을 지켰으나.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그 방에 들어갔다.

그곳에는 왕의 의자와 홀(왕 앞에 가져가는 물건)이 있었다. 홀을 잡는 순간. 그 앞의 벽이 허물어졌고. 아버지의 농장에서 도둑을 발견했다. 아버지께 이 사실을 알렸고. 결국 도둑은 감옥에 간다. 또다시 대모의 남편이 바람피우는 장면이 나타났고. 대모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결국 둘은 헤어지게 된다. 마지막으로 어머니가 자고 있는데. 강도가 나타났다. 아들은 홀을 던졌고 그 자리에서 강도는 사망했다. 이때 대부가 나타나 크게 꾸짖었다. 그 도둑은 감옥을 다녀온 뒤 더 마음이 나빠졌고. 대모의 남편도 마찬가지였다. 죽은 강도는 전과 10 범이었고 죄를 뉘우칠 기회를 놓쳤다. 대부는 대자 보고 대신 죗값을 받으라고 했고. 은사를 만나라고 했다.

은사는 대자에게 밑동을 태운 나무 막대기를 땅에 세우라고 했고. 입으로 물을 퍼다 주라고 했다. 만약 나무가 자라면 죄를 용서받을 수 있다고 했다. 몇 년이 지난 뒤 흉포한 강도를 만나게 되었는데. 그간의 깨달음으로 강도를 설득하고. 결국 나무가 자라고 아들은 죽는다. 그 뒤를 이어 회개한 강도가 사람들에게 깨달음을 준다.

2. 질문거리
(아빠) 결국 이 사람은 용서를 받은 것인가?
- 그렇다. 그리고 강도에게 깨달음을 주어 대자의 뒤를 잇게 만들었다.
(아들) 만약 엄마가 대자라면 밑동이 탄 나무에게 물을 주었을 것인가?
- 나는 믿음이 약한 것 같다. 인간의 믿음으로 판단해서는 안되는데. 나는 의심해서 안 했을 것 같다.
- 사실 나는 애초부터 문을 열지 않았을 것이다.
(아빠) 아들과 딸은 문을 어떻게 했을 것 같나?
- 나는 결국 문을 열었을 것 같다. 호기심을 참을 수 없었을 것 같다.(아들)
- 나는 무서워서 문을 열지 못했을 것이다.(딸)
(딸) 실제로 이런 일이 닥쳤다면 어땠을까?
- 막막했을 것 같다. 대자처럼 행동하지는 못했을 것 같다.

3. 소감
1) 아들
"죄는 죄로 갚아서는 안된다."
2) 엄마
"나에게 어떤 경우에도 흔들림 없는 신실한 믿음이 필요하다"
3) 아빠
"남에게 해를 가하면 반드시 돌아온다."



나의 몫
아빠의 책

아이들에게는 다소 어려울 수 있는 책이었지만. 꼭 소개하고 싶었다. 하지만 예기치 못한 사태가 발생했다.

1. 줄거리
- 이란의 수도 콤에서 3남 2녀 중 셋째 딸로 태어난 메수메는 가족들이 테헤란으로 이사를 한다. 공부하고 싶었던 메수메는 부모를 설득해서 학교에 다니게 된다. 학교 성적도 우수해서 교장 선생님이 아버지를 학교로 부를 정도로 생활을 잘했다.

절친인 파르바네와 꼭 붙어 다니며 행복한 나날을 보내던 중. 동네 약국에서 일하는 사이드라는 청년을 만나게 되고 한눈에 서로 사랑에 빠진다. 어느 날 다리를 다친 메수메는 학교에 갈 수 없었고, 중간에 파르바네가 공부도 도와주고 사이드의 편지도 전해준다. 그러던 중 남동생 알리가 그 사실을 알고 집안에 알린다. 첫째와 둘째 오빠는 집안의 수치라며 메수메를 구타하고. 사이드를 찾아가 죽인다고 협박한다. 그리고 서둘러 메수메를 결혼시키려 한다. 결국 어린 나이에 원치 않는 결혼을 하게 된다.

결혼 후에 남편은 메수메에게 자기를 간섭하지 말라고 하고, 메수메에게도 공부를 계속하라는 등 개방적인 모습을 보인다. 알고 보니 남편은 정부에 맞서는 위험한 일을 하고 있었다. 첫째가 태어나지만, 남편은 병원에도 오지 않고. 메수메는 점차 단단한 엄마가 되어간다. 둘째가 태어나고 어느 정도 컸을 무렵. 남편은 정부에 잡혀 감옥에 잡혀 10년 형을 받는다. 우여곡절 끝에 감옥에 나오게 되는데. 이후에도 계속 정치 활동을 하다 결국 사형을 당한다. 홀로 세상에 남겨진 메수메는 취업도 하고. 자식들도 키우고 공부시키는 등 강인한 엄마가 되었다. 결국 공산당으로 몰려 아들이 학업을 이어 나갈 수 없게 되자. 첫째 아들을 독일로 보낸다. 세상도 바뀌고 메수메도 삶의 안정을 찾는다. 그러나 둘째가 전쟁으로 인해 군대를 가게 되었다. 군대에서 죽은 줄 알았으나 결국 살아 돌아오고. 마음에 들지 않은 결혼을 하였으나. 곧 이혼 후 다시 재혼도 한다.

우연히 옛친구 파르바네도 만나게 되고. 친구를 통해 사이드를 다시 만나게 되었다. 이제는 40대 후반의 중년의 나이. 사이드는 현재 아내와 이혼을 결심하고. 메수메에게 청혼을 한다. 그 사실을 자식들에게 알렸으나. 집안의 수치라며 결혼을 극구 말렸고. 결국 메수메는 사이드에게 이별을 통보하고 쓸쓸하게 돌아선다.

2. 질문거리
(딸) 아빠가 책에 나온 여성이라면?
- 아빠는 이 여성처럼 씩씩하게 세상을 헤쳐나갈 수 없을 것 같다. 역시 엄마는 위대한 존재이다.
(아들) 아빠가 만약 메수메의 남편이라면?
- 편한 마음으로 하고 싶은 것을 다 하고 살았을 것 같다. 그렇지만. 책에서처럼 자식이 태어났는데도 무책임하게 행동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아마 자식이 태어났으면 위험한 일을 그만두었을 것 같다.
(엄마) 여성의 인권은 세상 어느 곳이나 똑같은 것 같다. 차이가 없다. 우리나라도 많이 변했다고는 하나. 여전히 여자라는 코르셋 속에 갇혀있다.(이때부터 슬슬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결혼하면 여자는 개개인의 행복보다는 희생을 요구당한다. 결혼하면 남자가 변하는 것이 있는가. 지금 나만 해도 당신은 고작 수요일과 토요일에만 아이들을 돌보지만. 그 남은 기간을 홀로 아이들을 돌봐야 한다.(나는 아니라고 항거했지만. 아내의 울분에 더는 말을 할 수 없었다.) 결국 어디든 여성의 삶은 고난의 연속이다.(감정이 많이 격양되었고. 주변에 조용히 책을 읽던 사람들도 슬슬 쳐다보기 시작했다. 그러나 아내도 이내 감정을 잘 추스렸고. 아들도 눈치를 보다가 이어서 책을 소개하겠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아내는 책 선정을 잘하라고 충고를 했다. 소감도 나누지 못하고 애 눌러 소개를 마쳤다. 나중에 꼭 아내와 이 부분에 관해서 이야기를 나눠 보아야겠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아들의 책

소개를 시작하기 전. 아내는 총 1편에서 4편까지 중. 3편에 해당하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을 소개한 이유를 아들에게 물었고. 아들은 그중 가장 흥미로운 이야기가 펼쳐져서 소개했다고 답을 했다.



1. 줄거리
- 모든 스파이더맨은 각자의 세상에서 살고 있다. 그 스파이더맨을 사냥하는 사냥꾼이 있다. 사냥꾼은 인간이지만 엄청난 힘을 갖고 있다. 사냥꾼은 스파이더맨을 죽여서 그 생명 에너지를 얻는다. 그러던 중 모든 스파이더맨이 한 차원에 모여 사냥꾼과 대적한다.

사냥꾼은 모든 스파이더맨을 죽일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 바로 스파이더맨 다른 하나, 신부, 아기의 피를 거미줄에 묻히는 것이다. 모든 피를 구하고 거미줄에 묻혔으나. 알고 보니 아기는 돼지 얼굴의 스파이더맨이 아기로 변신한 것이었다. 결국 사냥꾼은 실패하고. 메인 스파이더맨 지구 616이 적과 싸운다. 방사능이 많은 곳으로 사냥꾼 모두를 유인하고. 함께 죽으려 했으나 사냥꾼들만 죽이고 본인은 거미줄로 탈출해서 산다.

2. 질문거리
(엄마)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에서 어떻게 스파이더맨이 여러 명일 수 있는가?
- 마블 세계관에서는 여러 차원의 다양한 스파이더맨이 존재한다. 스파이더맨뿐만 아니라 아이언맨도 수백명이 존재한다.
(아빠) 사냥꾼의 기술은?
- 일단 힘이 엄청나게 강하다. 스파이더맨보다 강해서. 나는 스파이더맨의 다리를 잡기도 하고. 무기도 사용하다. 인간이기는 하지만. 변종 인간 같다.
(딸) 이 책을 읽고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 스파이더맨이 사냥꾼의 아버지를 처치하고. 본인도 다른 사냥꾼에게 죽임을 당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3. 소감
1) 아들
"역시 나쁜 짓을 하면 죄값을 반드시 받게 된다."
2) 엄마
"다양한 스파이더맨이 존재하는 것이 신기했다. 마블의 세계관은 복잡하지만 대단하다."
3) 아빠
"영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과 내용이 비슷하나. 사냥꾼의 존재가 신기했다. 영화에서도 나왔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
4) 딸
"사냥꾼이 무서웠다. 그래도 결국 스파이더맨이 이겨서 기뻤다."

독서 모임을 마치고. 둘째는 줄넘기 놀이를. 아들과 나는 농구 시합을 했다. 헉. 내가 아들에게 졌다. 벌써 걱정하던 패배의 시기가 찾아온 것인가.




이번에 독서 모임을 하면서 몇 가지 깨달은 점이 있었다. 먼저 가족 간의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겠다는 것이었다. 독서 모임 전날 아내와 감정이 썩 좋지 못했고. 그 부분이 다음날 독서 모임에 영향을 미친 것 같았다. 최악의 경우. 독서 모임이 진행되지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족 서로 간의 좋은 감정이 중요한 것 같다.

그리고 야외 독서 모임은 한번 고려를 해보아야겠다. 날 좋은 날. 멋진 풍경에 책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설레고 좋은데. 아이들의 집중력이 많이 떨어졌다. 자꾸 뛰어놀고 싶은 마음이 보였고. 가끔 흙 장난을 하는 등. 딴짓을 하기도 했다. 온전히 독서 모임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집이나, 카페처럼. 한정된 공간이 좋을 것 같다. 앞으로 이 부분을 이야기 나누어 보아야겠다.

마지막으로 책 선정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내의 말처럼. 조금 민감할 수 있는 주제가 담겨있는 책을 소개하면. 감정이 부딪혀.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아직은 어린아이들에게 어른의 어려운 책은 관심을 유도하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책에는 귀천이 없다는 신념이 있지만. 단순히 책을 읽는 것을 넘어. 책을 통한 감정과 생각을 교류하는 장이므로. 신중을 고해야겠다.

가족 독서 모임을 진행하며. 또다시 예기치 못한 암초에 부딪혔지만. 이 또한 앞으로 진행해나가는 모임에 큰 자양분이 되어 줄 거란 확신이 생겼다. 그리고 감정이 부딪히면. 서로 잠시 단절하는 습관이 있었던 아내와 나는. 독서 모임이라는 매개로 단절이 아닌 일단 부딪혀보는 방향으로 변화된 것이 좋았다.

점점 가족 독서 모임이 우리 가정의 큰 부분을 차지해간다. 그리고 소소한 변화들까지.

다음 책은 공통 도서로 내가 골랐다. 제목은 '까만 마음 하얀 마음'이다. 풍성한 이야기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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