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막내예요~”
“저녁 먹었어요! 아버지도 드셨어요?”
“그럼요! 잘지내지요. 아버지는 어떻게 지내요? 전화도 없어서 궁금해서 했지요!”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아내가 전화를 끊었다.
날마다 전화가 오던 장인어른에게서 며칠째 연락이 없어 아내가 걸었다.
옆에서 지켜보다가 아주 오래전 내가 아버지와 통화를 하다가 상처를 받았던 기억이 떠올랐다.
“여보, 예전 울아버지 돌아가시기전 내가 안부차 전화를 드린 적 있었어. 그런데 아버지가 그러시는거야. ‘귀찮다! 전화도 하지마라. 사는게 고역이다’ 라고, 내가 상처를 많이 받았지. 한동안 전화를 못할 정도로...”
그랬다. 내딴에는 대장암으로 고생하는 아버지를 위로한다고 전화를 했는데 부모가 자식에게 그게 할말일까? 서운하고 화가 나기도 했었다.
얼마 후 아버지는 치료과정과 잦은 검사의 통증을 참기 힘들어 기어이 투신 자살을 하셨다.
장마비가 주차장의 차를 허리까지 잠겨버릴만큼 쏟아지던 한여름 어느날에...
“여보, 난 그때에 내 속상함 때문에 아버지의 마음을 짐작하기 힘들었어, 그런데 이제 내가 나이들고 몸 아파보니 자식들이 안부전화해도 별 힘이 안되고 더러는 귀찮기도하네. 으레적인 안부전화로 느껴질때는 더 허전하고...”
왜 그때는 그 힘들어하는 아버지에게 말 못했을까?
“많이 힘들지요? 쉬세요! 내일이나 모레쯤 다시 전화드릴게요” 라고.
아내에게 부탁했다.
이미 93세인 아버지에게 장모님도 떠나시고 혼자 사는 하루하루가 얼마나 외롭고 때로 의욕이 없으실까? 그러니 혹시 아버지가 퉁명하거나 짜증난 목소리로 다 귀찮다! 하시더라도 다시 전화드릴게요 라고 말씀드렸으면 좋겠다고.
그 부탁을 하는 내게는 수십년이 지나서야 이해하게 된 속 좁았던 미안함과, 내 위주의 감정으로 부모님을 대한 후회가 가득한것을 아내가 짐작할까?
무기력해지는 인생의 내리막길을 시작하는 그 마음 그 상태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