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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포츠닥터 이상훈 Oct 14. 2018

의료인의 도덕성과 마케팅

'의사'라는 단어가 가지는 책임감

의료 마케팅은 이미 한국 사회에서 병원 생존의 주요 요소로 자리 잡은 것 같다.

필자도 의사이자 의학자로서.... "실력 있는 의사는 결과로 말하는 것이지 마케팅으로 말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하고 다니고는 한다. 분명 이러한 의료마케팅에 거부감이 큰 것은 사실이나, 이를 비난하거나 나무랄 수는 없는 것이 현실인 것 같다.

후배나 동료들에게도 의료마케팅은 결코 나쁜 것은 아니나 ‘의사의 품위’에 어울리는 마케팅을 하라고 조언해주고는 한다. 실제로 필자가 몸담고 있는 병원에서도, 병원의 홈페이지를 꾸미고, 자랑스러운 활동 등을 다양한 통로로 홍보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홍보가 '불법'적인 요소를 가져서는 안된다.

필자가 잘 아는 어느 후배의사는, 본인과 가족들이 카페나 블로그등을 운영하면서, 본인의 이름을 숨기고 마치 환자인 척 글과 댓글을 다는 바이럴 마케팅을 하며 환자 유인을 하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었다. 물어보니, 이미 운영되고 있던 네이커 카페를 구매해서 이를 이용해서 마케팅을 하는 것이라 한다. 구입한 카페 관리를 병원에서 하면서, 병원의 이름을 숨기고 거짓 후기와 댓글들을 이용해서 환자를 유인하는 것이라 한다.

그런데, 이는 의료법 위반일 뿐 아니라 다양한 불법적인 요소들을 가지고 있어서, 의료기관 정지 명령까지 가능한 사안이다.

아마 본인도 이러한 심각성을 몰랐기 때문에, 이러한 실수를 저질렀으리라.

필자는 후배의사들에게 "마케팅을 할 때는 '진실된 이야기'만을 해야 하며, 진정성을 가지고 한다면 오히려 더 효과적일 것이다"라고 말한다. 단기적인 이익을 위해서, 댓글들을 조작하거나, 이미 잘되고 있는 병원들을 깍아내리는 거짓 댓글들을 달면서 자신의 병원으로의 환자유인을 한다거나.. 하는 것은 절대적으로 숨길 수 없는 것이 현대 디지털 사회의 현실이다. IP 추적이라는 것이, 아무리 방어벽을 겹겹히 쳐놔도, 국가기관의 명령으로 수사하게 되면 ... 특정 기관과 인물들이 병원유인을 위해서 댓글들을 조직적으로 운영했는지 여부를 대번에 알 수 있다. (그것도 제법 쉽게 알 수 있다고 한다)

이런 경우는 위에서 말했듯이 의료기관 운영정지 명령까지 내려질 수 있는 심각한 의료법 위반사안이 된다.





이러한 불법적인 광고보다는, 의사로서의 자랑거리를 떳떳하게 본인의 이름을 걸고 마케팅하는 것을 추천한다. 학회에서의 성과나 논문 등, 한국의학의 발전에 이바지한 부분은 더욱더 많이 알리고 자랑하라고 말하고 싶다. 이는 오히려 감추지 말고 자랑해야 할 부분이다. 교과서를 썼다거나, 논문을 쓴 경우라면 그 저널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에 따라 다르겠지만, 정확한 정보를 공유하면서 더욱 마케팅을 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해외의 주요 학회에서 초청되어서 강의를 했다거나, 주요 학술 발표를 한 것도 매우 주요한 마케팅 사항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의료소비자들이 무엇이 의사와 병원을 평가하는 데에 있어서 중요한지를 인지하지 못하다 보니, 불법적인 마케팅이 계속적으로 우리나라에서 행해지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본다.

거짓된 환자 후기 같은.. 마케팅에 현혹되는 우매한 소비가가 많이 있기 때문에, 이러한 불법 마케팅이 여전히 횡횡하는 것일 수도 있다.


이는 단지 의료분야 뿐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반칙’과 ‘비정상’을 활용할 때에만 생존할 수 있는 사회구조적 문제와도 연결되어있다. 극소수의 일부 비도덕적 의사 뿐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도 이러한 반칙을 행하는 비도덕적 경영자들은 있기 때문에, 의료계만을 비난할 일은 절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사회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첫번 째 단추는 소비자들이 현명해지는 것이라 생각한다. 

특히 의료계에서는 적어도 병원을 평가할 수 있는 방법과, 의사를 평가할 수 있는 방법들에 대한 공정한 방법들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의료소비자들도 조금은 더 현명해지고, 본인도 보다 나은 서비스를 찾을 수 있는 지혜를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소비자가 현명해질수록, 불법적인 마케팅도 줄어드리라 생각한다.


현명한 의료소비자가 되는 방법에 대해서 다음 편부터 차례대로 써내려가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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