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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성 Oct 18. 2018

아마존은 어떻게 성과를 내는가?

[책 리뷰] 아마존 웨이(amazon WAY)

아마존 웨이
아마존(amazon), 익숙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기업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아마존이라는 기업은 한 가지 분야에만 한정된 사업을 하는 기업은 아니다. 쇼핑, 프라임, 클라우드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을 하고 성과를 내고 있는데, 이 아마존이 대한민국에선 주도적인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분야는 한정적이다. 

주로 개발자들이 사용하며 클라우드 서버를 제공하는 AWS(Amazon Web Service)가 대표적으로 주도적인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프로젝트의 기획자(PM)로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 본 경험이 있고, 같이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개발자가 주변에 많은 나로서는 익숙하지만 이 분야에 관련이 없는 경우 생소할 수 있는 기업이자 서비스일 것이다.


아마존 웹 서비스(AWS)

이 친숙하지 않은 기업에 관련된 책을 첫 번째 리뷰로 시작하는 이유는 내가 책을 읽고 느낀 아마존이라는 기업에 대해 모두가 알았으면 하기 때문이다.

그들의 서비스가 뛰어나서도 있지만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그들의 문화, 어떻게 일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훌륭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에 합당한 성과를 내는지에 대해 소개하기 위함이기도 하다.


이 책은 아마존의 14가지 리더십 원칙을 기본 바탕으로 내용이 진행되며 기본적인 목차도 이 원칙들을 순서에 따라 나눈 것이다. 

14가지 리더십 원칙들이 서로 연관되어 있다. 서로 연결된 14가지의 원칙이 두 가지의 문화를 형성하고, 최종적으로 한 가지의 결론으로 귀결된다고 생각한다.

이와 관련해서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부분을 꼽아 보았다.



# 고객, 그들의 needs와 wants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


아마존의 CEO, 제프 베조스

아마존의 서비스는 항상 고객이 기준이 된다. 제프 베조스(아마존의 CEO)와 아마존은 고객에 대한 병적인 집착으로 프로세스 혁신과 기술을 통해 인간의 개입을 최소화하는 것이 가장 만족스럽고 마찰이 없는 고객 경험을 창출하는 비결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이를 위해 아마존은 우리의 직관에 반하는 행동을 하기도 한다.


아마존은 일부러 웹사이트에서 고객센터 번호를 찾기 힘들게 만들었다. 이유는 이러하다. 아마존 같은 소매업체의 경우 고객들이 묻는 질문의 98퍼센트는 "내가 주문한 상품이 어디에 있나요?"이다.(내가 주문한 상품이 오기 전까지의 그 설렘이란 말로 설명할 수 없을 것) 제프 베조스는 고객들이 정말 원하는 것은 고객 서비스 담당자들과의 전화 통화가 아니라고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배송과 관련된 데이터와 도구를 제공하고 고객 스스로가 자신의 질문에 대한 답을 찾도록 재교육시킴으로써 고객 만족을 높였다.


고객을 일부러 불편하게 만들어 결론적으론 그들이 만족할만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발상 자체가 너무나도 놀랍다. 특히나 고객을 '재교육'한다는 말은 파괴적인 아이디어인듯하다. 


고객을 교육한다니.....


아마존의 삼위일체
: 가격(Price), 다양한 상품군(Selection), 가용성(Availability)

아마존은 또한 고객들에게 그들이 바라는 지속적이고 보편적인 세 가지 원칙을 제공함으로써 고객을 만족시킨다.

- 가격(Price): 아마존은 가격을 올릴 경우 그들에게 더 이익이 남는 상황에서도 고객의 만족을 우선시해 가격을 올리지 않는다. 

- 다양한 상품군(Selection): 아마존은 다양한 상품을 제공하기 위해 '황소의 정액'까지도 판매를 고려해가며 회의를 한다.

- 가용성(Availability): 아마존은 주문을 받을 때마다 '약속(the Promise)'이라는 매우 거창한 이름으로 상품의 도착일을 알려준다. 


단순히 말뿐만이 아니라 실제로 아마존은 이 약속들을 지켜낸다.


그들은 어느 해 크리스마스에 맞춰 고객들에게 배송하기로 했던 핑크색 아이팟 4,000대를 공급업체에서 약속 기한에 제공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고 직원들이 발로 뛰며 매장에서 같은 기종의 아이팟 4,000대를 구매해 손해를 감수해가면서 제 가격에, 기한 내에 배송을 해주며 약속을 지켜냈다.



"고객이 더 비싼 가격, 덜 다양한 상품군, 더욱 복잡하고 어려운 결제 과정을
원한다는 것은 결코 상상할 수 없다.
삼위일체는 영원한 가치이며 절대로 잊어서는 안 된다." 
- 제프 베조스 -

아마존의 배송을 잘못 받은 고객

이런 고객 중심적인 문화와 관련해서 과거에 흥미로운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아마존의 실수로 인해 고객에게 배송이 잘못 갔고, 그 물건들의 총가치는 무려 3600파운드(약 630만 원)에 달했다고 한다. 이에 해당 고객은 2번이나 아마존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어 이런 사실을 밝혔고, 회사 측은 회수하지 않고 가져도 된다고 전했다고 한다.

아울러 그가 배송 오류로 이런 물품을 반품한 사람들이 손해를 입지 않을까라고 우려를 표시하자 아마존은 자신들의 책임으로 제대로 해결할 것이라고 답변했다고 하니 그들이 고객이 불편하고 피곤한 상황을 만들지 않으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630만 원이라는 돈은 큰돈이다. 아마존이 아무리 거대한 기업이라고 할지라도 말이다. 하지만 고객의 불편함을 최소화하고 만족을 극대화하기 위한 마케팅 비용이라고 생각한다면, 그리고 이러한 사건의 파급효과를 생각한다면 아주 훌륭한 선택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나도 받고 싶다 잘못된 배송.



# 주인의식, 맞아요, 그건 당신의 일입니다.


고객들에게 최고 수준의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직원들의 높은 책무감은 필수다. 


아마존의 문화는 자신의 프로젝트나 아이디어를 열정적으로 알리고 지원을 요구할 뿐 아니라 이미 내려진 결정에 정중한 태도로 이의를 제기할 권한과 힘도 직원들에게 부여한다. 즉 자신이 하는 일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자신이 만들어낸 결과를 '소유'하는 직원들 말이다.


이러한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선 관료주의를 경계하고 이에 맞서 싸워야 한다. 또한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없는 문화가 선행되어야 한다. 그럴 만도 한 것이 관료주의 시스템 아래에서는 책임의 소재가 꼬리의 꼬리를 물고 누군가에게 책임을 묻는 형태이기 때문이며 이는 곧 실패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아마존에서는 직원들로 하여금 주인의식을 갖게 하기 위해 관료주의와 실패에 대한 두려움에 맞서 싸운다.


실패 문화

제프 베조스는 예나 지금이나 직원들에게 도전했다가 실패했다고 불이익을 받는 일은 없을 거라는 점을 확실히 한다. 이로 인해 엄청난 성공과 처참한 실패라는 양극단을 오가기도 하지만 말이다. 

흔히들 무언가를 시도하기 전에 무엇이 옳은 행동인지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아마존에서는 그런 통념이 들어설 자리가 없다. 제프의 말처럼 "비판받는 것이 죽도록 싫다면 그냥 새로운 일을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된다."

그렇지만 아마존에서는 행동을 지향하고 기꺼이 실수를 하겠다는 의지가 있다고 해서 실수를 반복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잔인하지만 똑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는 것은 실력이 없는 뜻이기 때문이다. 


피자 두 판 팀

아마존에는 '피자 두 판 팀'이라는 것이 있다. 팀의 인원은 피자 두 판을 나눠 먹을 수 있는 6명 내지 10명이 가장 적절하다는 것이다. 핵심은 팀의 크기가 아니다. 팀의 자율성과 책임성이 핵심이다. 피자 두 판 팀은, 조직 내 소수 인원이 독립적이고 기민하게 기능할 수 있다고 신뢰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

아마존에서 피자 두 판 팀들은, 기업가적 정신을 고양시키는 작은 온실처럼 작동한다. 더 큰 조직의 관료주의적 영향력이 완벽히 차단된 피자 두 판 팀은, 야심 찬 젊은 리더들을 독려하고 기회를 제공하며 주인의식을 고취시킨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아마존의 고위직 임원들이 자신의 부서에서 진행하지 않는 프로젝트의 세부사항에 대해서도 담당자 못지않은 지식과 권위를 가지고 말할 수 있다고 한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없는 상황 속에서 서로의 의견을 자유롭게 주고받는 문화]와 [관료주의를 혐오하고 구성원들이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문화적 배경]이 있었기에 지금처럼 아마존이 다양한 분야에서 성공을 거두고 세계적인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었을 것이다.

존 로스만, 아마존웨이의 저자
"핵심은 직함이 아니라 누가 가장 좋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느냐는 것입니다.
누가 해결책을 생각해내는가? 그것이 가장 중요했습니다." 
- 존 로스만 -

# 성과를 내라, 성과가 단 하나의 원칙이다.


이렇게 고객에 대한 병적인 집착과 높은 주인의식을 강조하는 것은 모두 성과 때문이다. (모든 기업이 그렇듯이) 결국 아마존에서는 결과가 모든 것을 말해준다. 고객에 집착하지 못하고, 모호하게 소통하고, 무능한 사람을 채용하고, 세부사항을 무시하는 등 다른 모든 리더십 원칙을 지키지 못하더라도 뛰어난 업무성과를 지속적으로 달성한다면 모든 것이 용서될 것이다. 어쨌든 다른 모든 원칙들의 목적은 단 하나다. 결과를 내라는 중요한 마지막 원칙을 지원하고 촉진하는 것이다.


어찌 보면 당황스럽기도 하다, 책의 앞부분에서 14가지 원칙 중에서 13가지 원칙을 매우 중요한 것처럼 얘기하더니 마지막엔 모든 걸 무시해도 된다니. 


그런데 생각을 뒤집어보면 맞는 말이기도 하다. 기업이란 성과(이익)를 달성하기 위해 존재한다. 나머지 13가지 원칙도 성과라는 단 하나의 궁극적인 목표를 위해 만들어졌을 것이다. 만일 13가지 원칙을 모두 어긴다한들 비도덕적인 행위가 아니라면 기존의 원칙이 잘못된 것이고 새로운 방식이 맞다는 뜻이 아닐까.


더하기

아마존 AWS에서 일하고 있는 개발자의 이야기를 담은 페이스북 페이지(태용)의 동영상이다. 

아마존에서 일하는 방식과 그들의 문화를 잘 설명해준 것 같아서 덧붙인다.(여담으로, 스타트업과 실리콘밸리에서는 어떻게 일하는지가 궁금하다면 페이스북 페이지 '태용'을 추천한다.)

책의 내용과 많은 부분이 유사하여 책의 내용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기도 했다. 또한 한국인의 시선으로 본 솔직한 아마존이기 때문에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기에 편했다. 

참고한다면 좋을 것.


리뷰를 마치며


이 리뷰는 내가 <아마존 웨이>를 읽고 정의한 아마존이라는 기업의 문화와 방식이다. 내가 느낀 책의 내용과 다른 독자가 느낀 이 책의 느낌이 상이할 수 있으나, 내가 내린 결론이 흥미로웠기를.


마지막으로 이렇게 글을 쓰는 것이 처음이라 많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나 스스로도 받는다. 과연 이 부족한 글로 시작하는 것이 맞을까라는 걱정도 된다.

그렇지만 이 블로그의 끝이 '실패'로 끝난다 할지라도 나름의 의미를 두고 하는 행동이고 목표가 있기 때문에 마무리는 이 책의 표지에 있는 구절을 인용하며 마무리하려 한다.

"후회 없는 혁신을 원한다면 실패부터 준비하라." 
- 제프 베조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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