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하다는 말과 함께 웃었다. 그런데 왜 눈이 슬퍼 보이죠?
나는 어떤 눈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는 걸까. 기억에 없는 눈을 생각하며 조금 당황하고 말았다. 언제부터 내 눈을 바라보고 있었을까. 눈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하니 행복함이 느껴졌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 건 왜일까.
내 앞에 있는 이의 눈이 예쁘다는 말을 했었다. 저 깊은 곳, 슬픔이 아른거리는 눈을 바라보며 할 수 있는 말이 예쁘다였다. 이어진 짧은 침묵과 긴 바라봄.
가깝다는 건 나를 바라보고 있는 눈이 아닌 그보다 조금 더 가까운 거리다. 어떤 시선도 느낄 수 없는 눈망울의 존재를 알아버린 감동의 거리.
우리는 다른 눈으로, 같은 슬픈 눈을 간직한 채 살았으나 끝내 살아가는, 끝내 함께 살아가게 된. 두 사람의 세상이 멀고도 달랐으나 비로소 하나의 세상에 함께 존재하였음을 알아버린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