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건 알지 못한 채 지나왔어도 괜찮았겠다는 생각도 했었다. 나 또한 남들과 다르지 않은 사람의 마음을 가지고 태어났으니까. 사람 마음 다 똑같다는 얘기다. 그 단계를 지나고 나니 사람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이 생기더라. 스스로 조금 놀라기도 했던. 고난이나 경험을 통해 자신을 알아가는 게 인간의 숙명인 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그것이 무엇인지 모른다. 어디서 배울 수도 배울 일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게 그냥 좋다. 부족한 듯, 모자란 듯 해바라기처럼 살다가 사슴의 그림자처럼 함께 뛰어다니면 그만. 이게 숙제라면 숙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