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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 헤르쯔 Dec 01. 2022

지갑에 갇힌 돈

이곳에 갇힌 지 몇 달이 지났다

오늘은 이곳에서 나가는 줄 알고

스트레칭하며 다음 정착지를 고대했는데

나는 또다시 이곳으로 되돌아왔다



분명 나의 존재는 특별한데

분명 사람들이 나를 손에 넣지 못해 안달 났었는데..

이제 내 삶은 세상으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

나를 사랑한다면서 실제론 아무도 날 원하지 않아

몇 달째 이 답답한 곳에 갇혀있다



시한부 삶을 사는 내 옆자리 카드는

나 대신 바깥구경을 하고 돌아와서는

“그래도 네가 나보다 낫다”라고 말하며

자신의 생명이 며칠 남았는지 확인하고 있다

저 친구의 꿈은 불로장생이다



나의 역할이 있어 이곳에 왔는데

나의 역할이 없어 이곳에 남았다.

내가 무슨 색이었는지 내 이름이 무엇인지

사람들은 내 모습을 기억할까

분명 나는 존재하는데 존재하지 않은 내가 되었다



앞으로 나는 어떻게 될까

이 지갑과 함께 사라지게 될까

아니면 다시 한번 사람들 손을 오가며

저 넓은 세상을 여행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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