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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lly Jan 16. 2024

얼렁뚱땅 면접? 이렇게 이직을?

이렇게 다시 회사원??

퇴사를 생각하고 일단 구직 사이트를 구경하기 시작했다. 집중해서 본 것은 아니고 그냥 요즘 내 전공관련된 회사의 니즈는 어떤 부분인지 현황파악을 하기위해서 였는데 그 중 눈에 띄는 회사들이 있어 입사지원을 하게되었다. 이를 두고 친구들은 말한다. 너 솔직히 쉬고싶은거 거짓말이지 라고. 하지만 나는 정말 쉬고싶었고 그들과 함께 3월 중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어 면접보러오라고 하면 한번쯤 가서 회사분위기 보고 출근 가능일자가 4월인데 괜찮은지 물어보기로 했다. 조건에 안맞으면 안뽑겠지.... 되면 마음 편하게 쉬는거고 안되면 뭐 지속적으로 구직활동 하면 되는거고 안하는 것과 하는 것 중에 고르자면 하는 쪽을 선택하는 나는 그냥 구직사이트에 보이는 관련 회사에 모두 입사지원을 하게 되었다. 


그러던 와중에 한 기업에서 면접을 보고싶다는 연락을 받았다. 지금 거주하고 있는 곳과 거리가 꽤 되지만 일단 뭐 요즘 어떤 분위기로 면접하는지 궁금하기도 했고 밑져야 본전도 아니고 이득이기에 면접을 보러갔다. 면접 당시 전공관련 질문과 여태 무슨일을 했는지, 예상 연봉과 출근일자는 언제인지 물어보시기에 맘편히 대답했다. 특히 전공관련 질문에는 솔직히 조금 신나서 대답한 것 같다. 입이 마르게 대화를 주고받은 느낌이 면접을 보는게 아니고 수다 떠는 분위기여서 안그래도 긴장하지 않았는데 면접이 재미까지 있었다. 전공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이보다 더 관련 농담을 주고받고 업계가 돌아가는 이야기, 현재 산업의 상태 등 흥미로운 주제였기때문에 내가 아는 것을 이야기 하였고 또 모르는 것은 새로운 정보를 알아가는 면접이었던 것 같다.


이 모든것은 내가 경력직이기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나름 첫 회사에서 부터 지금까지 쭉 비슷한 일을 하고있었고 이 회사에서 원하는 방향과 맞았던 모양이었는지 면접 후 얼마지나지 않아 입사제의를 받았다. 나는 이렇게 내가 얼렁뚱땅 다시 예비회사원이 될 줄 몰랐다. 아니 뭐,,, 회사원은 언젠가 되었겠지만 환승이직할 생각이 없었는데 정황상 환승이직을 하고 심지어 쉬는 기간에 현 회사에서는 재택근무로 공간에 제약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급여는 나오는 이런 대단한 상황이 나에게 일어난 것이다. 작년 어두웠던 한 해는 올해 이렇게 물흐르듯이 흘러가려 그렇게 고여있었나보다. 


지금으로서는 모든 절차가 예상외로 착착 진행되었다. 원래 계획은 '퇴사-휴식-구직-이직' 정도의 길이었지만 '퇴사-구직-이직-휴식'으로 얼렁뚱땅 갖춰진 휴식을 갖게 되었다. 뭔가 마음 한구석에서 은근히 올라오는 불안이 있기는 했었는데 그것이 해결된 것이다. 너무 빠르게 결정한 것 아닌가 싶다가도 정년까지 일하는게 목표인 나에게는 친구들과 농담아닌 농담 식으로 했던 말이 있다. 정년까지 일하려면 30대까지 방황해보고 40대에 진로를 정확하게 판단해서 선택한다면 그때부터 정년까지 20년은 더 일할 수 있다고, 20년이면 장인이라도 되어있지 않을까 하며 취업준비시절에 웃기지만 불안한 농담을 했었다. 너무 빠른 결정이었으면 주저하지않고 다시 방황을 선택할 것이다. 물론 성정상 길게는 못 견지겠지만. 나는 내 미래를 지금부터 걱정하지 않기로 다짐하였다. 현생을 살자. 과거에도 미래에도 있지말고 현재에 있자는 다짐이다. 하루하루 보내다보면 한 주가, 한 달이, 한 해가 다 지나있을 것이라고 마음을 편하게 하기위한 다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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