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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용암 Dec 30. 2019

#04_질병치료에서 건강관리로

힐링 인사이트

2017년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기대수명은 82.3세이다. 1970년과 비교하면 반 세기도 안 되는 시간 동안 약 20년 가까이 증가하였다. 이는 첨단과학의 엄청난 성과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급성장은 문제가 있기 마련이다. 수명은 늘어났지만 삶의 질은 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역설적이게도 질병을 치료하는 방법은 발전했지만 정작 사람들은 건강하지 않다. *건강수명은 아직 1970년대와 비슷하다.


기대수명: 인간이 태어나서 앞으로 생존할 것으로 기대되는 생존 연수

건강수명: 일생 중 부상이나 질병으로 인해 활동하지 못한 기간을 제외한 건강 연수


기대수명과 건강수명을 비교해면 약 20년 가까이 차이 난다. 결과적으로 수명은 늘었지만 건강하지 못한 상태의 생존기간만 늘어난 것이다. 증가하는 노인의료비는 절대적 노인인구 증가 영향이 크지만 , 건강하지 않은 노인들이 많다는 것도 유추할 수 있다. 이러한 사회변화로 헬스케어 산업도 변화하고 있다. 기대수명보다 건강수명을 늘리기 위한 중점으로 말이다.


통계청 생명표 2017



"패러다임의 변화"


질병 형태와 건강에 대한 인식이 바뀌면서 헬스케어 패러다임은 변화하고 있다. 과거 전염병은 사회 전체에 엄청난 피해를 입히고 치료할 수도 없는 무서운 질병이었다. 때문에 국가차원에서 예방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이후 패니실린의 개발되면서 전염병에 대항할 수 있게 되었고 치료까지 가능하게 되면서 의학기술은 눈부시게 발전한다. 그렇다면 현재는 어떠한가? 오히려 기술이 발전되고 삶이 편리해지면서 비감염성 질병인 만성질환이 늘고 있다.


헬스케어 3.0 (삼성경제연구소, 2012년)


미국의 저명한 가정의학 전문의 웨인 조나스는 그의 저서에서 "병원에서 치료는 가능하지만, 치유는 받을 수 없다. 통증의 많은 원인은 진료실 밖에서 기인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언급하였다. 많은 사람들은 아픈 이유를 병원에서 찾지만 사실 자신의 습관이나 행동에 그 원인이 있다. 특히 현대인이 겪고 있는 만성질환의 대부분은 건강생활습관에 기인한다. 정리하면 만성질환은 단순 치료가 아닌 예방과 일상관리의 문제이다.


우리나라 사망통계 조사에 따르면 대부분의 사망원인은 만성질환에 해당된다. 주요 만성질환의 원인은 흡연과 음주, 신체활동 부족과 잘못된 식습관으로 모두 일상관리의 영역이다. 실제로 보건 선진국인 영국과 우리나라를 비교하면 *치료가능 사망률은 비슷하지만 *예방가능 사망률이 7.2%나 높다. 그만큼 개인생활습관은 매우 중요하다. 때문에 개인차원을 넘어 국가차원에서의 보건정책 제정이 필요할 것이다.


치료가능 사망: 조기검진, 시기적절한 치료 등, 양질의 보건의료 중재를 통해 피할 수 있는 사망

예방가능 사망: 건강관리 서비스, 노인돌봄 서비스, 보건정책 중재에 의해 예방할 수 있는 사망


만성질환은 전체 사망의 80.8%를 차지하며, 사망원인 10개 중 7개가 만성질환에 해당한다.



"전자통신기술 + 라이프스타일의학"


만성질환의 위협은 이미 전 지구적 이슈가 되었으며 이는 헬스케어 패러다임을 변화하게 만들었다. 이제는 오래 사는 것보다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하다(기대수명에서 건강수명으로). 이제는 아플 때만 관심을 갖는 게 아니라 매 순간 관심을 가져야 한다(환자에서 일반인으로). 이제는 의료인 중심이 아닌 대상자 중심에서 접근해야 한다(공급자에서 수요자로). 이제는 질병치료가 아닌 건강관리의 시대가 된 것이다.


ICT와 헬스케어 융합은 4차 산업혁명에서 가장 떠오르는 매력적인 분야이다. 건강 어플, 웨어러블 기기, 헬스케어 플랫폼 등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들은 대부분 질병치료가 아닌 건강관리에 맞춰져 있다. IT 기반한 초기 헬스케어는 전문 의료진을 통한 원격진료 서비스였다면, ICT 기반한 현재 헬스케어는 플랫폼, 사물인터넷, 의료기관, 건강 전문가가 서로 커뮤니케이션하는 다방향 서비스이다. 실시간 모니터링을 통해 건강상태를 체크하고, 변화를 빠르게 감지하며, 2중 또는 3중으로 소통하면서 사용자 스스로가 주도적인 건강관리를 가능하게 한다. 공급자 중심의 기존 의학에서 사용자 중심의 라이프스타일의학(약물치료 + 자가치료)이 정보통신기술과 융합되면서 신개념 헬스케어 산업이 등장하고 있다.


ICT 기반 건강관리 서비스 도식화


대부분의 사람들은 통증을 호소하거나 병이 생겨야만 의료기관을 찾는다. 사실, 문제는 그전부터 나타나고 있었지만 크게 아프지 않으면 무시하고 간과하는데 이러면 예방 단계를 놓치는 것이다. 최근 패러다임의 변화로 건강을 직접 관리하기 좋은 시대가 되었다. 이제는 병원이나 헬스장을 가지 않아도 일상에서 건강관리가 가능해졌다. 증상을 관찰하고 평가할 수 있는 기기들도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다. 앞으로는 보편적인 건강관리 서비스 활성화가 기대된다. 하지만 최첨단 기기들을 활용한다 해도 사용자의 주체적인 실천이 없다면 무용지물이 된다. 건강한 삶을 위해 가장 중요한 건  주변의 기술들이 아니다. 스스로 관심을 갖고 일상에서 실천하는 자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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