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비늘 은빛으로 아름다운

순간이라 더 아름답고 아쉽다.

by lee나무

해가 머물고 지나는 길 따라 물비늘이 잘게 잘게 부서진다.

잔물결에 닿아 부서지는 햇빛은 푸른 바다를 은빛으로 반짝이게 한다.

얼마간을 속삭였을까.

얼마간의 간직했던, 품었던 이야기들을 쏟아냈을까.

물결 따라, 햇빛 따라 아름답게 아름답게 춤추듯 속삭이고 속삭인다.

이 순간을 반짝반짝 기억하고, 기약하며.


바다는 안다.

저 멀리 떠 있는 섬, 지나가는 고깃배, 바람과 구름과 해, 그리고 계절이, 그날의 공기가, 바다임을 안다.

시시 때때 찾아드는 손님이 자신의 일부임을 안다.

장마가 잠깐 쉬어가는 사이, 뜨거운 태양이 아침부터 여름날 공기를 턱밑까지 메울 때도, 햇빛이 내려 바다의 몸에 닿으면 기꺼이 품어 윤슬로 반짝반짝 부드럽게 퍼질 줄 안다.

그 리듬에 따라 왈츠를 추듯 흔들릴 줄 안다.


순간이다.

순간이라 아름답고, 순간이라 아쉽다.

순간을 아름답게 그려낼 줄 알아야겠다.

이 짧은 시간을 오롯이 반짝이고 나서야 바다는 또 가만히 기다린다.

기다리며 깊어지고 넓어지는 바다의 시간을 살아낸다.


물비늘이 반짝반짝 아름다운 거제 앞바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