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5년 3월 8일부터 2001년 1월 10일까지
76년간의 시간을 우리가 사는 이 공간에서 살다 떠나신
아버지의 1950년대 20~30대 젊은 시절 일기
(일기 기록 날짜 없음. 단 내용으로 봐서 6·25 전쟁 기간에 작성된 것으로 추정)
이름도 모르게 쓸어진 전몰용사(戰歿勇士)에게.......
사사로운 명예(名譽)나 이욕(利慾)에서가 아니라
한줄기 조국애(祖國愛)의 순정(純情)에서 싸우다
꽃같이 사라진 전우(戰友)들이여!
그대들이 너무 맑고 고운 젊은 가슴에
엄숙히 고개를 숙이며
이 꽃다발을 드리나이다.
그대들의 가슴인들 인간(人間)으로서
사사로운 욕망(欲望)과 애착(愛着)이 어이 없으리오마는
그것을 박차고 산화(散華)한 그대들이여
나는 최고(最高)의 영예(榮譽)를 드리나이다
아무도 모른 산골작에서 아무도 모르게
당신은 쓰러졌을는지 모릅니다.
허지만 그 아무도 모르는 당신의 주검을
하나님은 가장 어여뻐 여기시며
민족(民族)의 가슴은
무엇보다 감사(感謝)에 가득 찰 것입니다.
전우(戰友)들이여!
민족(民族)의 수호신(守護神)이여!
삼천만(三千萬)의 순결(純潔)한
그리고 최고(最高)의 꽃다발을 즐겨 받으소서
※ 아버님은 연대 정외과를 졸업하셨다. 하지만 그 이전 1년 정도는 서울대 미대를 다시신 적도 있어 예술적 감성이 있으시고 그림도 잘 그리시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다. 하지만 시도 이처럼 꽤 쓰셨는지는 전혀 몰랐는데, 혹시 아버님께서 직접 창작해서 일기에 적으신 것이 아니라, 유명한 시인의 시를 옮겨 적으신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어 인터넷 검색을 해 봤는데, 다른 분이 이런 시를 썼다는 내용은 찾지 못했다. 하지만 모르겠다, 실제 어떤 유명 시인의 시인데 내가 찾지 못했을 수도 있다.
그런데 이 시를 읽다 보니, 역시 전쟁 기간인 1950년 8월에 쓰였다는 모윤숙 씨의 '국군은 죽어서 말한다'라는 시가 떠오른다.
신(神)에 대(對)한 사랑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들이여
신(神)에 대(對)한 사랑이 없고서는 여하한 사랑도
이해(理解)할 수 없다 함을 깨다를 수 있도록 힘써라....
인생(人生)의 의미(意義)는
인간(人間)으로서의 완성(完成)에 있다.
그리고 세계(世界)의 모든 생할(生活)은
이 완성(完成)시키는 사업(事業)에
봉임(奉任)하는 데 있는 것이다.
타인(他人)이 자기(自己)를 비방(誹謗)했다고
화를 내서는 안된다.
그 비방(誹謗) 가운데 어떤 근거(根據)가 없는지
성찰(省察)해 보아야 한다.
질서(秩序) 없는 사상(思想)은
우리들의 머리를 혼란(混亂)케 한다.
험한 손님을 숙박(宿泊)시켰을 때
우리들 집이 너저분해지는 것과 같이....
가끔 죽엄에 대(對)해서 생각하라....
그리고 얼마 못되어 죽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염두( 念頭)에 두고 살라.
쓸데없는 생각(生覺)에
저는 어머니를 잊어버릴 상 같습니다.
그러나 내 마음은 항상(恒常)
늙으신 어머님 앞에 앉아 있습니다.
고르지 않은 날씨에 어머님은 얼마나 추우시겠는지......
산산한 바람만 불어도 어머님은 추우시다고 하시며
사뭇 추위를 잘 타시지 않었던가요....
소한(小寒) 대한(大寒)도 다 지나
따스한 봄철 날 같습니다만
북(北)쪽 하늘은 여전히 추워 푸르스러 하겠지
살이 없어지고 피가 없어지고 기름기가 적어진 어머니,
어머니의 살을 반근(折半), 어머니의 피를 반근(折半)
그리고 어머니의 기름을.........
저는 항상 어머님 옆에 있아옵니다.
※ 평안북도가 고향이신 아버님은 6·25 전쟁 발발 이전에 서울로 오셔서 대학을 다니셨다. 하지만 6·25 전쟁 이후 남북이 분단되어 아버님은 고향으로 어머님을 찾아뵐 수 없게 되었는데, 마음속 간절한 어머님에 대한 그리움을 적으신 내용으로 보인다.
어느 고궁에서 어머님과 찍은 사진인데, 화창한 봄날 찍은 사진으로 보인다. 햇살이 참 따사로워 보이는데, 사진 속의 젊은 청년이셨던 아버님은 2001년 77세로 이미 돌아가셨고, 옆에 계신 젊은 어머님은 올해 90세이시다.
세월이 그렇게 흐른다......
사진에 기록된 날짜가 단기(檀紀) 4293년이니 서기(西紀)
로 환산하면 1960년으로 사진 속 아이(누나)가 만 2살 때 사진이다.
역시 누나가 2~3살쯤 돼 보이는 1960년경 찍은 사진으로 보인다. 사진 찍은 장소는 내가 태어난 돈암동 집 마루인 것 같다.
누나가 1살도 안 되어 보이니 아마 1958년이나 1959년쯤 찍은 사진 같다.
좌측 끝에서 두 번째 아이가 누나인 것은 맞는데, 그 옆의 어른은 아버님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다.
누나가 1~2살 때로 보이니 1959년이나 1960년에 서울 어느 고궁에서 찍은 사진으로 보인다.
사진 속 누나 나이가 2살쯤 돼 보이니, 1960년경 아버님께서 누나를 데리고 서울 어느 고궁으로 나와 찍은 사진 같다.
1962년경 그러니까 아버님 연세 37세 즈음에 찍은 사진으로 보인다. 서울의 어느 고궁에서 어머님과 찍은 사진인데, 아마 경복궁 아닌지 모르겠다. 아버님 모자가 특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