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picks THE UPADTE 리뷰
DX= Digital Transformation
올 한 해 뉴스 기사에서, 비즈니스 포스팅에서 지겹도록 많이 봤던 키워드이지만, 국내에서 엔터 업계나 기획사 비즈니스를 이야기할 때 자주 언급되는 조합은 아니었습니다. (K콘텐츠, IP에 비해서는 한참 이질감이!)
그래서 Newspicks에서 발견한 <연예인들은 DX를 통해 어떻게 돈을 벌까?>라는 타이틀은 상당히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보수적인 일본 사회에서도 가장 변화에 소극적인(!) 집단으로 꼽히는 연예 기획사들도 코로나 앞에서는 강제 디지털 전환을 경험할 수밖에 없었고, 이들이 한국 연예기획사의 적극적인 벤치마킹을 이야기하는 대목이 특히 흥미로웠습니다.
오늘 포스팅은 Newspicks 오리지널 프로그램 THE UPDATE 방송 내용을 참고로, 연예인들의 DX 생존 전략 (유튜브 중심으로) 에 대한 이야기를 정리해보려 합니다. 일본의 연예 기획사가 주요 대상이긴 하지만 적절하게 국내 사례들도 소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HE UPADTE
[참고] 연예인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해 어떻게 돈을 벌까?
[참고] 연예인의 유튜브 채널은 왜 늘어날까? 엔터업계의 DX 이면
본론에 들어가기 앞서 일본의 기획사 비즈니스 모델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미국의 에이전시 모델과 비교했는데, 한국도 일본과 유사한 방식이라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미국과 일본(한국)의 가장 큰 차이점은 에이전시 업무와 매니지먼트가 나뉘어졌는가에 있습니다. 미국은 에이전시와 매니지먼트가 분리되어 있고, 일본(한국)은 통합된 형태입니다. 즉 미국에서는 배우나 음악 활동을 하는 아티스트가 직접 에이전시 따로 매니지먼트 따로의 계약을 맺지만, 일본과 한국에서는 아티스트가 매니지먼트에 소속되어 전체적인 관리를 받게 됩니다.
에이전시 계약은 아티스트가 자신을 대신해 영업 활동을 하는 대리인을 채용하는 구조인 만큼 아티스트가 에이전시에 비용을 지불합니다. 반면 매니지먼트 계약은 창구 역할을 하는 기획사에 일괄적으로 수입이 들어오고, 이를 아티스트에게 배분하는 구조입니다.
조금 극단적으로 비교하자면 아티스트 관점에서는 이렇게 정리해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 에이전시 계약 = 개인 사업자
- 매니지먼트(기획사) 소속 = 직장인
에이전시 비즈니스가 발달한 미국에는 이른바 BIG4로 불리는 에이전시가 있습니다.
- CAA (Creactive Artist Agency)
- WME (William Morris Endeavor)
- UTA (United Talent Agency)
- ICM 파트너즈
이 가운데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CAA는 톰 크루즈, 브래드 피트, 나탈리 포트만과 같은 할리우드 톱스타들과 계약을 맺고 있고 에이전시 본업 외에도 스포츠 매니지먼트, 벤처 캐피털, 투자 은행 등 다양한 비즈니스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잘 아는 한국의 4대 기획사입니다.
- BIG Hit : 2005년 설립 / 2019년 매출 5872억 원
- SM : 1995년 설립 / 2019년 매출 6568억 원
- YG : 1996년 설립 / 2019년 매출 2644억 원
- JYP : 1997년 설립 / 2019년 매출 1446억 원
한국 연예 기획사의 성공적인 DX 사례로 빅히트를 떠올릴 수 있을 것입니다.
2019년과 2020년 상반기 매출 내역 비교 자료인데요. 코로나 사태로 인해 전체 매출의 33%를 차지했던 콘서트 매출이 1%로 쪼그라들었지만, 더욱 강력해진 팬덤 효과로 앨범 판매 매출은 18%에서 45%까지 늘어납니다. 위버스 등 자체 플랫폼 구축을 통한 MD, 라이선스 매출 비중도 오히려 증가했습니다.
앞서 일본 연예인(특히 배우, 예능인)의 주요 수익원은 CF 등 광고 모델료임을 알 수 있었는데요. 음반이나 공연으로 수익을 올리는 아이돌-뮤지션과 달리 배우와 예능인은 오랫동안 TV가 주 활동 무대였습니다. 그런데 일본의 미디어 환경도 급격히 디지털 중심으로 전환되며 2019년에는 인터넷 광고비 규모가 TV를 추월하게 됩니다.
성, 연령대에 따라 디지털-하이브리드-TV 세대 등 시청자/고객층이 분산되면서 더 이상 TV에만 의존하는 활동을 해서는 이전과 같은 도달률, 인지도를 보장받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두 번째로 유튜브 등 디지털 플랫폼의 등장은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유튜브의 슈퍼 챗이나 아프리카 TV의 별풍선과 같은 도네이션 모델은 물론, 직접적인 유료 콘텐츠 판매도 가능합니다. 일본에는 'Fan tech'라는 새로운 용어가 생길 만큼 아티스트 수익 활동을 지원하는 다양한 플랫폼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즉,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자체가 목적이라기보다는 효과적으로 수익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써' 진화하는 흐름으로 보는 것이 정확한 분석일 것 같습니다.
국내에서도 이미 연예인들의 유튜브 등판이 낯설지 않은 광경이 되었는데요. 하지만 유튜브 생태계 전체를 놓고 보면 배우, 아티스트의 유튜브 개인 채널은 아직 걸음마 단계입니다. 기존의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은 유튜브를 메인 플랫폼으로 성장해온 반면, 배우나 아티스트의 유튜브 채널은 매스 미디어에서 확보한 팬들을 대상으로 트위터나 인스타그램처럼 '새로운 표현의 장' 으로써 보조 수단처럼 활용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PD나 스탭 주도로 만들어지는 콘텐츠와는 달리, 아티스트가 직접 참여하고 본인의 이야기를 진정성 있게 풀 어나가는 것이 중요한 미디어의 차이도 연예인에게는 쉽지 않은 도전입니다.
일본의 엔터테인먼트 스타트업 FIREBUG에서는 연예인 개인 유튜브 활동을 다음과 같은 콘셉트로 분석하기도 했는데요. 기사에 소개된 일본 연예인 외에 국내의 case도 같이 적용해 봤습니다.
1. 연장선상
매스 미디어에서 코어 팬을 확보하고 개인 브랜딩이 잘 되어 있는 배우, 아티스트는 기존의 캐릭터 그대로 본인의 장점을 살려 유튜브로 활용. 기존 팬들을 그대로 유튜브로 데리고 올 수 있는 것이 강점.
> 국내 case - 백종원, 아이유
2. 본캐 특화형
기존 캐릭터를 활용하면서 TV 등에서 보여준 이미지와 다른 기획으로 도전. 예를 들어 고학력 연예인으로 알려진 나카다 아츠히코 (구독자 300만)는 역사, 경제, 시사 주제를 특유의 화법을 통해 해설하는 '지식 유튜버' 로써 활약 중.
> 국내 case - 악뮤 이수현
3. 브이로그형
TV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스타의 진짜 모습을 공개. 카와구치 하루나, 사토 타케루 등 핫한 배우들이 주로 사용하는 방식
> 국내 case - 신세경, 한예슬
4. 부캐형
기존 이미지에서 180도 탈피. 완전히 새로운 캐릭터와 기획에 도전하는 케이스. 아키야마 류지, 츠카지 무가와 같은 인기 예능인에서 볼 수 있음
> 국내 case : 흔한 남매, 와썹맨
마지막으로 THE UPDATE 패널 토크에 나왔던 게스트들의 코멘트를 소개하는 것으로 마무리하려 합니다.
핫한 주제였던 만큼 현역 배우, 아티스트, 크리에이터 등이 직접 출연해 그들의 생각을 들려준 것도 의미가 있었습니다. 다양한 비즈니스 전략이 나온 가운데 개인적으로는 '프로세스 이코노미 : 과정을 보여주고 공감을 이끌어내거나 수익화하는 방식'라는 키워드가 특히 와 닿았습니다.
1. 타임머신 경영 & 컬래버레이션 (by 사사키 노리히코. 현 뉴스 픽스 COO)
- 타임머신 경영 : 미래 (선진국)로 가서 그곳의 제품이나 아이디어를 가지로 현재 (자기 나라)로 돌아와 남보다 먼저 활용하는 전략.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이 주창한 개념.
- 컬래버레이션 : 카니예 웨스트 등 유명 아티스트 * 브랜드 콜라보로 엄청난 부가가치 창출
2. 프로세스 : 과정을 판매하다 (by. 니시노 아키히로. 예능인, 각본가)
- 완성된 결과물이 아닌 과정 자체를 노출시킴으로써 비즈니스화 하는 전략.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과금하거나 이에 공감하는 커뮤니티를 통해 새로운 수익 창출.
- 일본에서 신드롬적인 인기를 모은 Niziu 도 결국 과정을 보여주면서 팬을 만들어 데뷔와 동시에 대성공.
3. 온오프 장벽 없애기 (by. 강한나. 배우 겸 교수)
- 프로세스 이코노미와 비슷하게 과정을 통해 공감을 얻는 전략
- 활동기-비활동기 구분 없이 지속적인 노출. ON 일 때의 모습과 OFF일 때 모습이 확실히 차별화되면서 다양한 매력 발산. BTS가 모범 사례
4. DX * 아날로그 (by 다케이 소우. 운동선수 출신 배우)
- 판이 펼쳐지는 곳이 디지털 채널일 뿐. 판이 돌아가는 원리는 아날로그 감성
- 좋아하는 사람이 만드는 것을 즐기고 싶은 마음. 결국 팬심=아날로그
5. 스스로 일을 만드는 것 (by. 후쿠다 아츠시. 스피디 대표)
- 기회가 주어지기만을 기다려서는 안 됨. 스스로 기회를 찾고 만들 수 있어야 함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