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A16Z Marvin Ammori 기고글
1월부터 스터디파이의 Web3-a16z 번역 스터디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좋은 글을 100번 읽는 것보다 내가 직접 번역해보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된다는 것을 브런치를 운영하면서 제가 몸소 체험했던지라 공고가 올라온 초기부터 엄청 대기 타고 기다렸었는데, 참여 문자 받았을 때 면접 합격 소식처럼 신이 났습니다. 이번 달과 다음 달은 제가 참여했던 번역과 멤버들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포스팅을 올려볼까 합니다.
첫 번째 포스팅은 a16z의 Owned Media <Future>에 게재되었던 Decentralized Finance: What It Is, Why It Matters인데요. DeFi에 관심을 갖고 공부하시거나 투자하는 분이라면 개념을 정리하기에 좋은 아티클입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큰 DeFi 중의 하나인 Uniswap의 CLO (Chief Legal Officer) Marvin Ammori 가 작년에 기고한 글인데, 저는 일본어 해설본을 바탕으로 내용을 재구성해봤습니다.
*원문 작성 시점이 2021.6.15이라 언급된 숫자는 현시점과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미리 밝혀둡니다
*의역과 편집이 가미되어 있어 정확한 내용은 아래 원문을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이해를 돕기 위한 관련기사와 이미지는 임의로 추가)
*포스팅 하단에 A16Z 크립토 관련 번역 글 링크를 추가해뒀습니다.
[원문]
1. Intro
2. 블록체인을 둘러싼 4번의 Wave와 DeFi의 기원
3. 이더리움에서 유래된 DeFi의 기본 특징
4. DeFi의 기능과 7가지 이점
5. 대중화를 위한 4가지 과제
6. DeFi의 미래
“Decentralized Finance" 탈중앙화 금융 (Defi)는 기존의 금융기관 (CeFI)을 누구나 접속 가능한 자율적이고 투명성이 높은 소프트웨어로 바꾼, 블록체인을 활용한 제품이나 서비스 생태계를 말한다. DeFi는 최근 몇 년 사이에 등장한 개념이지만 이미 DeFi의 생태계는 매우 크고 엄청난 영향력을 갖고 있다. DeFi의 백엔드 인프라인 이더리움은 지난 분기 (21.1Q)에 약 1.5조 달러의 거래량을 기록했는데 이는 Visa 결제량의 50%에 해당한다. 또한 분산형 금융시장에서는 매월 수억 달러 상당의 대출이 실행되어 개인이나 기업은 Uniswap과 같은 DEX(탈중앙화 거래소)를 이용해 코인베이스의 약 30% 규모의 거래량을 일으키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가 많은 기업가와 리더, 정책 입안자 등의 관심을 받고 있는 요즘, DeFi의 특징과 장점은 무엇인지 설명하고 앞으로의 DeFi가 대중화되기 위해서는 어떤 과제들이 있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DeFi는 지난 10년간 블록체인 혁신의 세 가지 Wave의 연장선상에서 존재한다.
1) 첫 번째 wave : 비트코인의 출현 (2009)
첫 번째 wave는 2009년 비트코인의 탄생이다. 비트코인은 주권을 갖지 않은 디지털 자산의 P2P 전송을 쉽게 하기 위해 설계된 분산형 원장. 즉 블록체인을 제공했다
2) 두 번째 wave : 이더리움의 출현 (2013)
두 번째 wave는 비트코인과 마찬가지로 분산형 검열에 강한 아키텍처를 만든 이더리움이다. 단, 비트코인과는 달리 이더리움의 네이티브 프로그래밍 언어 (Solidity : 솔리 디티)를 통해 모든 앱을 만들 수 있고, 그 결과 전 세계 누구나 접속 가능한 슈퍼 컴퓨터가 되었다는 것이 특징이다.
3) 세 번째 wave : ICO 붐 (2017)
ICO 붐을 통해, 여러 프로젝트들이 대규모 자금 조달이 가능해지면서 이 가운데 일부가 탈중앙화 된 금융 생태계를 목표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4)네 번째 wave : DeFi 붐 (2020)
DeFi를 활용하면, 전 세계 누구나 은행이나 증권 회사를 통하지 않고 손쉽게 다운로드할 수 있는 지갑을 통해 블록체인 기반의 자산을 빌리거나 송금, 거래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자기 자산을 항상 완전하게 컨트롤하면서 레버리지 트레이딩, 구조화된 상품, 합성 자산, 보험 취급, 마켓 메이킹 등 나아가 고도의 금융 활동을 할 수 있게 된다.
DeFi 프로토콜은 오픈소스와 탈중앙화 플랫폼을 지향하는 이더리움의 핵심가치, 특히 비허가성 (Permissionless)과 투명성(Transparent)을 따른다
i) 비허가성 (Permissionless)이란 DeFI 애플리케이션은 인터넷에 접속된 상태라면 민족, 성별, 연령, 자산, 정치적인 입장 등과 관계없이 전 세계 누구에게나 평등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고 제공받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엔드유저와 개발자 모두에게). 또한 DeFi에는 접속을 차단하는 등의 최종적인 관리 권한을 가진 중앙기관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모든 개발자는 자신 있게 그들만의 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다.
ⅱ) 투명성(Transparent)이란 DeFi 플랫폼을 언제 어디에서든 누구나 감시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는 모든 소스가 공개되어 있고, 기본 코드를 모두 지속적으로 검토할 수 있으며 모든 관련 자본은 감사를 위해 열려 있다. 거래는 누구나 확인할 수 있는 블록체인 위에 기록되어 있어 특정한 거래를 손쉽게 확인하거나, 투자나 시장 조사 목적으로 블록체인 상의 데이터 (온 체인 데이터)를 탐색하는 비즈니스를 구축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DeFi의 2가지 특징인 1) 비허가성과 2) 투명성을 통해 보다 다양한 Use case이 만들어지고 있다.
4-1) 진입 장벽을 낮추고 전환 비용(switching cost) 절감, 옵션 제공
이더리움 기반의 애플리케이션은 소스 코드를 자유롭고 끊기지 않게 (seamless) '포크'할 수 있는 특징이 있어 비슷한 서비스를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다. 이러한 혁신적인 환경의 최고 수혜자는 바로 엔드 유저이다. 모든 애플리케이션이 동일한 데이터 베이스 (이더리움 블록체인)을 공유하므로 플랫폼 간의 자본이동이 용이하다. 여기에 ‘유사한 서비스를 손쉽게 따라 만들 수 있는 환경' 이 더해지면서 각 DeFi 프로덕트는 수수료나 UX의 차별화를 꾀할 수밖에 없게 된다. 이는 곧 엔드 유저가 사용하기 쉽고 낮은 수수료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늘어나게 됨을 의미한다.
이와 관련된 대표적인 예시가 'Exchange (거래소) Aggregator' 애플리케이션의 급부상이다. 공개 API를 사용한 Aggregator는 여러 유동성 장소를 활용하여 플랫폼 간의 주문을 분할, 최종 사용자에게 가능한 최고의 환율을 제공한다. 불과 몇 달만에 이러한 Aggregator들이 DeFi의 확산에 불을 지폈다.
이번에는 DeFi의 대척점에 있는 기존 금융 시스템과 비교해보자. 기존 은행에서는 계좌 개설과 마감에 보통 3일이 걸린다. 서로 다른 플랫폼 간에 증권을 이전하는 데는 영업일 기준 최대 6일이 소요되고 성가신 전화 통화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이러한 비용들은 열악한 서비스의 고통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이 그들의 사업을 다른 곳으로 옮겨가는 것을 단념시키는 '전환 비용'이다. 실제로 금융 소비자들이 피해를 입고 있지만. 전통적인 금융 시스템에서 1990년 이후 은행 대출건수가 연간 3.6% 의 비율로 정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어 소비자의 선택이 제한되고 있다.
4-2) 투명한 회계, 엄격한 리스크 평가
블록체인 상에 모든 데이터를 공개되는 DeFi에서는 자본 준비금의 엄격한 리스크 평가와 관리가 가능하다. 분산형 금융시장에서 유저는 담보 포트폴리오의 퀄리티와 시스템 내의 레버리지 정도까지 언제든 확인할 수 있다.
이것을 현재 금융 시스템의 불투명한 특성과 비교해보길 바란다. 2007-2008년의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에서야 분석가들과 감독 당국은 미국의 예금 대비 대출 비율이 3.5에 이르렀다는 사실을 이해하기 시작했는데, 이는 레버리지가 두 번째로 높은 은행 시스템인 러시아의 두 배인 수치이다.
4-3) 인센티브 조정, 의뢰-대리인 문제 (principal-agent relationship)의 해결
DeFi 프로토콜에서는 신뢰가 아닌 프로그래밍 가능한 에스크로 계정 (일반적으로 칭하는 스마트 컨트랙트)을 사용하여 프로토콜 안에 상환청구권 (Recourse)을 담을 수 있다.
예를 들어 MakerDAO (분산형 신용대출 제도)에서는 MKR 토큰 보유자가 대출자가 납부하는 이자를 받는다. 하지만 채무초과나 디폴트(채무 불이행)가 발생할 경우 MKR 토큰 보유자가 백스톱(backstop, 안전장치)의 역할을 맡게 된다. 손실을 커버하기 위해 MKR이 자동적으로 발행되어 시장으로 풀린다. 이러한 프로그래밍의 강제력에 따라 매우 엄격한 설명 책임이 발생하고 MKR 보유자는 책임 있는 담보와 청산 리스크 파라미터 (매개변수)를 설정할 수밖에 없게 된다. 리스크 관리가 느슨해지면 MKR의 가치가 하락하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금융에서 경영진이 실수를 범할 경우 주주가 직접 손실을 떠안게 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최근 한국계 빌황의 헤지펀드 Archegos 스캔들도 그중의 하나이다. Credit Suisse에서 몇 명의 고위급 간부가 은행을 떠났지만 손실에 대한 개인적인 책임은 지지 않았다. 하지만 DeFi에서는 직접적인 책임을 묻기 때문에 더 나은 리스크 관리가 가능해진다.
4-4) 진보된 인프라, 시장의 효율화, 견고성
자본은 인터넷 시대의 정보처럼 심리스 한 것이 이상적이다. 특히 결제는 즉각적이어야 하고 거래 비용은 최소화되어야 하며 서비스는 24시간 365일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전 세계 금융 시스템이 주말, 휴일을 제외하고 9시부터 5시까지만 가동되는 것은 매우 비생산적이다.
이더리움의 거래 규모가 2019년 1분기 310억 달러에서 2021년 2분기 1.5조 달러까지 급상승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진보된 결제 인프라에 대한 잠재적인 수요는 분명히 존재하고 있다. 우리는 또한 즉각적인 결제 시스템의 부재가 가져온 시장 혼란의 case를 최근 목격한 바 있다. Robinhood는 자본 요건 불충분으로 GameStop에 대한 매수 주문을 일시적으로 제한할 수밖에 없었는데, 이는 T+2 결제(거래 결제에 2일이 소요되는 업계 표준)가 만들어낸 부산물이었다.
또한 효율적인 시장에는 견고한 인프라가 필요하다. 블록체인은 분산형 시스템으로 매우 뛰어난 탄력성을 갖고 있다. 이더리움 등장 후 6년간, 네트워크 (또는 그 위에 구축된 애플리케이션)의 가동률은 100%를 자랑한다. 하지만 중앙집권적인 아날로그 시스템은 일원화되고 설립 및 규제를 받는 경우에도 거래소나 결제 네트워크 등이 일원화된 사업체의 경우 특히 변동성이 큰 시기에 신뢰성이 떨어지기도 한다.
4-5) 글로벌 접근성, 통합 시장
본질적으로 글로벌 시장에서는 더욱 많은 유동성 풀에 접근할 수 있기 때문에 모든 시장 참여자의 거래 비용이 큰 폭으로 줄어든다. 오늘날 탈중앙화 거래소(Dex)는 중앙집권적인 거래소나 서비스 제공자보다 특정 자산에 대해 더 좋은 조건의 환율을 제공할 수 있다. 그 결과 중간 수수료 없이 모든 유저가 같은 시장에 접근이 가능하다.
주식시장에서는 ADR (American Depositary Receipts)과 같은 상품이 해외 거래소의 접속을 위한 가교 역할을 하고 있으나 높은 금액의 프리미엄이나 유동성 부족으로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시장이 글로벌 접속 가능해진다면 개발도상국과 선진국에 평등하게 금융 인프라를 제공할 수 있다. 현재 개발도상국에서는 수요에 비해 현지 사업을 키우는 비용이 크고,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아 금융 서비스에서 배제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분산형 금융 서비스는 인터넷을 통해 제공되기 때문에 유저 한계 비용이 낮아 보험, 해외 결제, 달러 예금, 신용 등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어 소외된 계층에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4-6) 실시간 데이터
투명성이 높은 공유 데이터를 기반으로 금융 서비스를 구축하기 때문에 관련된 모든 거래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공개된다. 예를 들어 ‘Uniswap’에서는 LP (Liquidity Provider, 유동성 공급자)가 만들어낸 수익을 초단위로 추적할 수 있다. 투자자들은 이러한 데이터를 이용해 자본 배분을 결정하고 더욱 효과적인 가격을 찾아 자원 배분이 가능하다. 또한 규제 당국은 실시간 거래 데이터를 감시함으로써 비정상적인 활동을 캐치할 수 있게 된다.
https://dune.xyz/MatteoLeibowitz/uniswap-community
이는 기업이 분기 단위로 결산 보고를 제출하기까지 어떠한 정보도 얻을 수 없는 기존 자본 시장과는 크게 다르다. 비상장 기업의 경우 상황은 더욱 심각한데, 기업이 회계 기준을 공개한다 하더라도 시장에 통용되지 않은 독자적인 기준인 경우도 많다. 오래된 데이터를 인용해 투자자가 합리적인 판단을 내리기 어렵게 만들기도 한다. 규제 당국도 현행 시스템에서는 불법 행위를 찾는데 몇 년씩 걸리거나 이를 시정하는 것 또한 쉽지 않다. Greensill Capital과 Wirecard가 그 예이다.
4-7) 거래처-신용 리스크의 제거, 규정 준수(compliance)에 관한 오버헤드 절감
DeFi 플랫폼은 ‘자기 관리형’으로 정의할 수 있는데 사용자는 본인의 자산을 중앙의 운영자에게 양도하지 않고 직접 관리한다. 처음에는 불안을 느끼는 사람도 있겠으나 DeFi의 자체 관리 특성 (Custody) 은 거래 상대방 및 신용 리스크 (금융거래 당사자가 거래나 대출 의무를 소홀히 하는 리스크)를 낮출 수 있다.
애널리스트들에 따르면 2011년 이후 중앙화 된 거래소에서 벌금이나 운영자가 의도적으로 유저의 자금을 빼내어 70억 달러 상당의 가상화폐가 빠져나간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DeFi는 “사악해지지 말라"에서 “사악해질 수 없다"로 패러다임의 변화를 가져온다.
자체 관리는 불필요한 책임과 규정 준수(compliance)로 부터 스스로를 피할 수 있는 운영자에게도 똑같이 유리하다. 예를 들어 FinCen의 가상화폐 지침에서는 사용자 자금을 보관하는 회사가 일반적으로 힘든 프로세스인 송금인 라이선스를 취득하도록 요구하는 반면, 자기 보관 지갑으로 거래하는 기업은 라이선스 없이 운영이 가능하다.
새롭게 진화하는 기술들과 마찬가지로 DeFi에도 풀어야 할 과제가 있다. 이는 연결 속도가 느리고 하드웨어가 비쌌으며 가장 뛰어난 혁신가들조차 현재 온라인 소셜 활동의 화폐가 된 이미지나 비디오 아이디어를 지원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인터넷 초창기 시절과 비슷하다.
5-1) 스케일링 (Scaling)
DeFi의 백엔드 인프라인 이더리움은 더욱 높은 대역폭의 수요를 지원하기 위해 지속적인 확장이 필요하다. 하루에 약 150만 건의 고유한 거래를 처리하는 이더리움은 이미 최대 용량에 근접해 있어 그 결과 트랜잭션 수수료 (가스비)가 급증하는 바람에 역설적으로 사용이 어려워지고 있다.
그러나 스케일링을 위해 보안이나 탈중앙화가 희생되어서는 안 된다. 오랜 기간에 걸친 R&D의 결과, 다중 확장 설루션 (multiple scaling solution) 이 이제 막 실용화 직전의 단계까지 와 있어, 이더리움의 core value set을 유지하면서도 부담은 낮춰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확장성은 초과 수요를 지원하기 위해 새로운 능력치를 하나씩 클리어하듯 단계적인 프로세스를 밟아갈 가능성이 높다. 이 또한 인터넷의 진화 방식과 닮아 있다.
5-2) 온보딩 개선
DeFi의 온보딩은 일반 유저에게 있어 아직까지 높은 허들이다. 법정 화폐를 가상 화폐로 바꾸는 프로세스는 여전히 쉽지 않고, 진입 통로 또한 아직 특정 지역에 한정되어 있으며 프로세서 수수료도 너무 높은 수준이다.
또한 법정화폐를 가상화폐로 바꾼 후 보관이나 지갑 관리도 큰 허들이 존재한다. 이더리움 네트워크와 직접 연결하려면 전용 지갑을 설치해야 하는데, 대부분 보안강도가 높은 비밀번호, 비밀키, 시드 문구 보관을 유저에게 요구하고 있다. 비밀번호를 잊어버렸다고 해도 구제해 줄 방안이 없는 것이다.
하지만 낙관할만한 이유도 있다. 업계에서는 보관과 지갑에 있어서는 나름 최선의 방법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스마트 지갑'에서는 시드 문구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유저에게 일일 지출한도액과 디바이스를 잃어버렸을 때 원활한 ‘소셜' 복구 수단을 제공하고 있다. 법정화폐 진입(결제) 비즈니스는 시간이 지날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그 결과 수수료, 보관 범위, 처리 시간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
5-3) 명확한 규제 프레임워크
기술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사이, 전 세계의 규제당국은 여러 과제에 직면해 있다. 금융 분야만을 보더라도 규제 당국은 네오 뱅크나 클라우드 트레이딩, 게임화된 주식시장 거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의 핀테크를 다루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은 규제당국은 물론 기존 금융 업계가 오랫동안 묵과해 왔던, 혹은 놓치고 있던 영역이다. 이제 규제당국은 기술, 시장, 참여자를 평가하는 적절한 룰을 만들려고 하고 있다. 이들의 목표는 1) 사용자나 법 집행 기관에 있어 높은 투명성을 보장하는 것(투명성이 아직 존재하지 않는 경우), 2) 불공정 행위를 타깃으로 삼고 (블록체인 기반 활동은 모두 사기 행위로 간주했던 과거의 가정을 버리고), 3) 소비자의 표현의 자유와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는 것이다.
그러나 많은 정치가나 규제 단체는 사용자에게 분명한 혜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가상화폐의 새로운 물결을 저지하고자 규제로 일관하는 방식을 제안해왔다. 뿐만 아니라 비트코인을 악용한 불법 금융, 이더리움 하이 리스크 투자, 초기의 토큰 판매 등 부정적인 면을 부각해 훨씬 더 큰 장점들이 제대로 조명받지 못했다.
그 결과 DeFi(다양한 행위자와 기술의 역할 모두)를 오해하고, 현행법을 뛰어넘는 책임과 부담을 거의 관여하지 않은 소프트웨어 개발자에게 지우려 하는 규제 법안이 나오기도 했다. 이들의 제안은 마치 SMTP의 발명가에게 지금까지 발송된 모든 스팸 메일의 책임을 씌우거나 HTTP 개발자에게 모든 위법한 웹사이트의 책임을 전가시킨 과거의 행동들과 매우 닮아 있어 난센스라 할 수 있다.
5-4) 탈중앙화의 잘못된 활용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기존의 기업이 초기 블록체인의 흐름을 잘못 이용하려 했던 것처럼 중앙집권적인 금융기관들이 DeFi 무브먼트를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상당 부분 양보할 위험이 있다.
이들이 받아들인 프라이빗 블록체인은 이더리움과 같은 스마트 컨트랙트 블록체인과 비슷해 보일 수 있으나 이들의 체인 중 일부는 사용자가 빠르고 저렴한 수수료를 원한다는 생각에 DeFi의 핵심 가치라 할 수 있는 비허 가성, 중립, 불변의 보증을 희생시키려 한다. 크리스 딕슨이 주장했듯이 모든 기술 트렌드와 함께 도래하는 "약한" 형태의 기술이 있을 수 있지만, 이는 약한 형태의 기술이라기보다는 오해의 소지가 있는 마케팅, 즉 새로운 양의 옷을 입은 늙은 늑대의 경우이다.
은행처럼 전통적인 금융 기관, 빅 테크 기업, 또는 국가 등이 DeFi를 받아들이고 융합하는 대신에 '잘못된 블록체인 기술의 활용 (프라이빗 블록체인 등)이나 오래된 버전을 채용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DX(디지털 트랜스포 에이션) 관점에서 다소 효율이 높아질 수 있으나 글로벌 유동성에 대한 비허가 접근과 거래 상대방에 대한 완전한 리스크 제거 등 블록체인 기술이 가져올 혁신을 전면적으로 받아들이긴 어려울 것이다.
현재 DeFi는 가상화폐 관련 서비스 바운더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나, 결제 효율성, 리스크 관리, 접근성 등의 혁신적인 기술을 통해 가상자산뿐만이 아니라 거의 모든 자산 레벨에서 활용되어 금융 인프라의 중심적인 역할을 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머지않은 미래에 사람들은 DeFi 프로토콜을 활용해 티켓, 애플 주식, 돈육 선물거래 등 가상화폐 이외의 금융 상품을 거래하고자 할 것이고, 이러한 인프라에 대한 접근을 제공하는 포털은 규제 체체와 사업 운영을 별도로 가져가게 될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나는 DeFi 신자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기존 금융 서비스가 완전히 DeFi에 대체될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 (인터넷이 인쇄물을 완전히 사라지게 만들지 못했던 것처럼). 하지만 DeFi가 보조 기능으로 작동하게 됨에 따라 기존 금융사업자가 분산형 프로토콜에서 유동 거래통화 지원 서비스 성과 상품을 직접 조달하고 커스 터디 상품 , 프라임 브로커리지 (prime brokerage), 거래통화 지원 서비스 (fiat on-ramps), 고객 서비스 등 그들만이 할 수 있는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산업 구조의 변혁이 일어날 것이다. (금융 DX)
비트코인의 미래를 의심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불과 10여 년 만에 비트코인은 금에 필적할 만한 1조 달러 규모의 자산이 되었고, 여러 공공기업의 밸런스 시트(대차대조표) 에도 올라갈 만큼 대표성을 갖게 되었다.
마찬가지로 “이더리움은 워킹하지 않을 것이다, 너무 느리고 비싸다”라고 반대론자들은 주장해 왔으나, 이더리움은 이미 수천 개의 DeFi, dApps의 기반이 되어 수조 달러 규모의 거래를 처리하고, 기존 대형 금융사들의 인프라로써 역할을 맡는 등 최첨단 암호 기술 연구에 엄청난 기여를 하고 있다.
또한 ICO 붐은 실패나 사기로 받아들여지기도 했으나 ICO 붐이 있었기에 분산형 스토리지, 네트워크 상호운용성, 조작 방지 데이터 피드, 분산형 컴퓨팅 등 중요한 기술의 개발 자금을 지원할 수 있었다.
이처럼 블록체인이 거쳐온 과정들을 되돌아보면 반대파/회의론파가 있었었나 이에 굴복하지 않고 발전을 계속해온 것이 블록체인의 이노베이션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가상화폐나 블록체인 기술의 거대한 wave가 수만 명의 엔지니어나 기업가를 끌어들였고, 이것이 바로 Defi의 미래가 건설될 방법이라는 것이다.
(End)
[A16Z 크립토 관련 번역 포스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