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나라보다 유독 유럽이 더 끌리는 이유

by 유인규







어느 나라 가고 싶으세요?







나와 비슷한 나이 때 사람들만을 위한 질문이 아니다. 그렇다고 다른 나이 때만을 위한 질문 역시 아니다. 그저, 나이에 구애받지 않고 이미 알고 있는 혹은 조금이라도 알게 된 사람들을 향한 질문이었다. 적당한 선택범위를 준 것도 아니고 200개가량이나 되는 선택지인지라 어찌 보면 떠올리는데만 해도 제법 오래 걸릴 성의 없는 질문일 수도 있겠다.


사람들은 저 마다 자신만의 취향이 있기에 서로 겹치기란 쉽지 않다. 특히나 200개가 넘는 선택지에서는 당연히 더더욱 어려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답변은 매번 비슷했다. 바로 유럽이다. 유럽 내에서도 수많은 나라가 있긴 하지만, 절대다수가 이 유럽 범위 내에 있는 나라를 원하고, 궁금해했다. 많고 많은 전 세계 나라들 중 유독 유럽을 원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관광지 중심, 관광객 중심의 크나큰 차이









관광지가 성공하려면 크게 2가지 정도의 조건이 있다. 첫 번째로는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이끌 그 나라만의 매력이 있어야 한다. 비슷한 느낌이 어디든 존재한다면 굳이 비싼 돈을 주고 여행을 갈 필요가 없으니 말이다. 두 번째는 역사가 있어야 한다. 멋진 관광지는 눈에서 보이는 모습만으로도 충분할 것 같지만, 사실 이것들을 더 특별하게 하기 위해서는 역사라는 요소가 배어있어야만 한다. 일본에서 파리의 에펠탑을 똑같이 재현함에도 불구하고 망한 이유는, 역사가 왜 필요한지를 정확히 보여주고 있다.


유럽은 이 두 조건을 완벽히 충족시키고 있다. 기본적으로 문화와 예술에 대한 유럽의 훌륭함은 누구나 인정하는 바이다. 더욱이 수천 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동시에 그것들이 '잘' 보존되어 있으니 수많은 사람들에게 0순위 여행지라 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 아파트만 즐비한 거리를 보다가 프랑스 파리의 거리를 몸소 체험해보면, 낭만의 도시라는 말이 무슨 의민지 확 와닿을 것이다.


매년 억 단위의 관광객들이 유럽을 찾고 심지어 유명한 곳은 도시 하나만으로도 한해에 수천만 명의 사람들이 방문을 한다. 그만큼 유럽은 관광산업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곳 나라들은 대부분이 관광객에 초점을 두기보다는 관광지 그 자체에 더 초점을 둔다는 것이다.


대다수 유럽 내의 나라들은 껍질은 그대로 두고 속만 바꾼다. 이게 무슨 말인가 하면, 특정 관광지뿐만이 아니라 그 주변에 있는 건물들의 일체감 역시 중요시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개인 소유의 건물들에도 그 분위기를 유지하도록 요구를 하고 있다. 가령 예를 들어 보면, 파리의 맥도널드 로고 색깔은 노란색이 아니라 하얀색이다. 그 이유는 맥도널드의 노란색이 도시의 아름다움과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프랑스 파리에서는 간판 색을 무채색으로 한정한 것뿐만 아니라 간판의 규격과 재질, 위치까지 일일이 시청의 허가를 받아야 설치할 수 있다. 게다가 관광객을 위해 도시를 개발하기보다는 예전 모습을 유지하는데 힘쓰고 있다. 그러니 시간이 흘러 약간의 변화는 있을 수 있어도 눈에 띌정도의 차이는 없는 것이다. 이 점이 바로 수많은 사람들이 방문함에도 불구하고 그 아름다움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다.


한국과 비교했을 때 크게 두드러지는 차이점이다. 특정 관광지는 비교적 잘 보존되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동네 정도로 범위를 넓혀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 서울에서는 대표적으로 이화여대 근처를 예로 들 수 있다. 이대의 경우, 본래 여자 옷으로 상당히 유명한 핫 플레이스를 였다. 이를 계기로 국내를 넘어서서 수많은 중국인들이 방문하기 시작했다. 관광객에 상관없이 예전처럼 운영을 했다면 더없이 좋았겠지만, 안타깝게도 이곳 상권의 흐름은 이 수많은 중국인들을 상대로 어떻게 하면 돈을 뽑아낼 수 있을까로 변질돼버렸다.


그러다 보니 원래 유명했던 옷 가게는 어디에도 없고 전혀 상관없는 사업들만 즐비한 거리가 되어 버린 것이다. 동네가 유명해지다 보니 집값은 오르고 소상공인들은 갑작스레 오른 월세가 부담스러워 하나둘씩 떠나는 상황이 돼버렸다. 짧은 기간 동안에는 수많은 인파들이 몰리기는 했지만, 점점 사라지는 본질에 조금씩 사람들이 멀리하게 되었고 이제는 중국인들도 관심이 없는 장소로 전락하게 된 것이다. 이대 근처만이 아니라 유명해진 서울 부근 동네는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대부분 이런 모습이 드러나는 중이지 않을까 하다.


유럽도 이런 모습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유럽은 베네치아를 예로 들어보면, 매년 2천500백만 정도의 관광객이 이곳을 찾는다. 인구수가 고작 5만 명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실로 대단한 수치라 할 수 있다. 이들을 상대로 돈을 뽑아내기 위해 생활에 필요한 식료품점보다는 기념품 가게가 들어서기 시작했고 월세는 계속해서 올라서인지 수많은 가게 주인들이 나가고 그 자리는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비싼 식당들이 많이 들어오게 된 것이다. 1955년에 인구가 17만 5천 명이었는데 지금은 5만 명인 것을 보면, 이 도시도 심각한 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내가 갔을 때는 딱히 이런 점을 느껴본 적이 없었다. 베네치아가 수많은 관광객이 해를 끼친 대표적인 곳이라곤 해도 내가 상상했던 모습과 크게 다르거나 하지는 않았다. 그 아름다움에 크나큰 영향은 없어 보였다.


이제는 유럽 몇몇 지역의 거주민들은 관광객이 오는 것에 대해 거부감을 가지기도 한다. 오죽하면 관광객들로 인해 거주민들의 생활이 파괴된다는 오버 투어리즘이라는 말까지 나왔을까. 게다가 거주민들이 거부반응을 보이면 여행자들 역시 그 분위기를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여행은 관광지 못지않게 사람 역시 정말 중요하니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끊임없이 방문자가 늘고 있다는 것은, 사람들이 생각했던 그 아름다운 모습이 변함없이 건제해서라는 생각이 든다. 특별한 것이 있는 것보다 그 특별한 것을 오랜 세월 훌륭히 지켜냈다는 것. 그 점이 우리가 유럽을 찾을 수밖에 없는 이유가 아닐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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