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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네버더레스 Jun 04. 2024

ㅇㅇㅇㅇㅇㅇㅇㅇ


ㅇㅇㅇㅇㅇㅇㅇ 

따로 생각나서 쓴 건 아니야

어제저녁 친구들과의 술자리에서 

너에게 보낼 뻔한 문자야 

물론 취소를 눌렀지만...

추운 겨울의 추억들이 몇 개 남아있는 길거리를 우연히 지났는데

앞으론 그곳으로 절대 가지 않을 생각이야.

그곳을 지나는 모든 순간순간이 기억이라 발걸음을 계속 멈추게 되니깐 

추운 겨울 주머니에 넣어줬 던 핫팩을 넣었던 순간들도 거리에 남아있어

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

잘 지낸다는 말은 멋이 없어서 별로 쓰고 싶지 않아. 

당연히 잘 지낼 테니 물어보고 싶지도 않고 

그냥 빨리 여름이 왔으면 좋겠어 

꽃이 피던 봄날은 너무나 서러웠고 꽃이 지던 봄날의 저녁은 충만하지 못했으니까 


여름이 오면 모든 기억들이 강한 햇볕에 다 타들어 갔으면 해 

이렇게라도 잊지 않으면 잊을 수 없을 것 같아서

좋은 기억도 나쁜 기억도 이렇게 태워지길 바라고 있어


ㅇㅇㅇㅇㅇㅇㅇ

문자가 임시저장 됐어, 여전히 글을 쓰진 않았지 

내 마음속이라도 들킬까 봐 두려웠나 봐, 이젠 들키지 않으려고 

겉은 멀쩡한 것 같지만 그리움과 추억 속에 가득 담겨 있는 마음을 들킬까 봐

다시 꾹꾹 눌러 담았어 


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

걱정 마 보내진 않을 거야 

그냥 내가 그러길 바라는 걸 나도 알고 있으니깐 

여름이 빨리 오길 기다릴 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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