ㅇㅇㅇㅇㅇㅇㅇ
따로 생각나서 쓴 건 아니야
어제저녁 친구들과의 술자리에서
너에게 보낼 뻔한 문자야
물론 취소를 눌렀지만...
추운 겨울의 추억들이 몇 개 남아있는 길거리를 우연히 지났는데
앞으론 그곳으로 절대 가지 않을 생각이야.
그곳을 지나는 모든 순간순간이 기억이라 발걸음을 계속 멈추게 되니깐
추운 겨울 주머니에 넣어줬 던 핫팩을 넣었던 순간들도 거리에 남아있어
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
잘 지낸다는 말은 멋이 없어서 별로 쓰고 싶지 않아.
당연히 잘 지낼 테니 물어보고 싶지도 않고
그냥 빨리 여름이 왔으면 좋겠어
꽃이 피던 봄날은 너무나 서러웠고 꽃이 지던 봄날의 저녁은 충만하지 못했으니까
여름이 오면 모든 기억들이 강한 햇볕에 다 타들어 갔으면 해
이렇게라도 잊지 않으면 잊을 수 없을 것 같아서
좋은 기억도 나쁜 기억도 이렇게 태워지길 바라고 있어
ㅇㅇㅇㅇㅇㅇㅇ
문자가 임시저장 됐어, 여전히 글을 쓰진 않았지
내 마음속이라도 들킬까 봐 두려웠나 봐, 이젠 들키지 않으려고
겉은 멀쩡한 것 같지만 그리움과 추억 속에 가득 담겨 있는 마음을 들킬까 봐
다시 꾹꾹 눌러 담았어
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
걱정 마 보내진 않을 거야
그냥 내가 그러길 바라는 걸 나도 알고 있으니깐
여름이 빨리 오길 기다릴 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