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멈췄습니다.
열심히 달려왔던 것들을 잠시 멈췄습니다.
일이라는 게 항상 내 뜻대로만 되지 않는다는 걸 요즘 또 느낍니다.
이번 여름 예상치 못하게 비를 맞았던 기억이 많아요.
비가 올 것 같지 않은 하늘이었는데 갑자기
구름이 뛰어오며 비를 퍼붓고 도망가더군요.
따라잡을 시간도 없이 흠뻑 머리부터 모두 젖었습니다.
처음엔 그래 가끔 이럴 수 있겠다 싶었는데 이제는 낭만으로 다가오진 않더군요.
그래서 잠시 가던 길을 멈출 수밖에 없었습니다.
잠시 멈추고 그냥 그 자리에 풀썩 앉아 시원한 커피를 한 잔 하는 게 낫다는 걸 알았습니다.
지나 보니 빨리 도착하는 것보단 언젠가 도착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죠.
비가 올 것을 걱정하며 불안해하지 않습니다.
비가 그치면 조금 천천히 걸어가기로 했어요.
내가 소중히 여기는 신념 따위의 것들을 꾹 껴안고
더욱 단단하게 다지면서 그동안 미뤘던 청소를 하고 가야겠습니다.
오늘은 잠깐 멈추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