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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경 Aug 05. 2021

안녕, 민재야! 잘 지내?






난 네가 죽어 버리길 바래.

길을 지나다 차에 치어 반신불구가 되길,

죽을 때까지 시달릴 어마어마한 트라우마를 가져다 줄 공포를 겪어 보길,

모든 것을 다 퍼준 두터운 믿음에 배신당해 빈털터리가 되길,

콧대 높은 자만심이 사실은 비웃음거리라는 것을 알아내길,

네가 원하던 학교에는 절대 합격하지 못했길,

너의 모든 열정을 담은 꿈에 배신당해 질질 끌려다가 결국 실패하길,

스스로가 소름 끼칠 정도로 너무 밉고 한심하게 느껴지길,

그래서 후회로 가득찬 삶을 멈추지 못해 살아가길 바래.

 , 길을 지나다 마주쳤으면 좋겠어. 하얀 배를 칼로 찢어 죽이고,  시체는 불태워   위에 똥을 누고 싶어.  머리통의 모든 구멍을  비워서  해골와 연골에도  기름이 배도록 맛있게  구운  고기를 꽉 채워 개미가 들끓는 곳에 던져 줄래.


잔인한 악담이지만, 내 눈에서 눈물나게 한 너는 피눈물을 흘리길 바래.

나는 사실 잘 지내는 것 같아. 항상 네게 저주를 퍼붓는 마음으로 살아가지는 않아.

절대 잊지 못할 것 같았는데, 생각보다 빨리 다른 사랑도 찾아왔고,

생각보다 빨리 웃을 일이 많이 생겼어. 시간이 많이 지났잖아.


그러나 네게 구태여 글을 건네는 이유는, 네가 한 번만 이 글을 읽어보길 바래.

한 번만 구글에 내 이름을 검색해 보길. 그래서 그냥 기분 잡치고 지나가 주길. 엿먹이고 싶었어.

하지만 뭐 너는 잘 지내고 있을 것 같아. 넌 그런 애잖아.

내가 한때 사랑해주었던 사람으로서 너는 가치를 얻었잖아.

내 믿음을 갖고 놀았던 죄를 짓고, 너는 다른 누군가를 진심으로 믿을 수 있을까?

뭐...

이만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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