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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이티처 Jan 02. 2025

사춘기 적반하장

아, 알겠다고!!! 쿵쿵쿵!!!


아침 8시

아이를 깨웁니다.

 

"일어나야지~ 벌써 8시야!"


아이에게 다가가 이불을 열고

볼을 쓰다듬으며 학교 갈 시간이라고

다정하게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돌아온 것은..


 "아, 알겠다고!!!"


짜증과 화가 섞인 말에 1차 어택!


완판치 맞았지만

엄마는 다시 일어나서 숨을 가다듬고

'학교 보내야 되니까.. 참자.. 짜증 날 수 있지.'

이해 모드로 변경합니다.


그러나 5분이 지나고 10분이 지나도

일어날 기미가 안 보이는 사춘기.


"일어나자. 늦었어.

지금 안 일어나면 지각이야!"


마음이 다급하니 목소리에 힘이 더 들어갑니다.


이제는 일어날 줄 알았는데


"내가 알아서 한다고!!!"


하면서 이불을 확 끌어 덮는 사춘기.


두둥! 2차 어택!

하...엄마도 이제는 스팀이 나올라 그래요.

그러나 모닝파이팅은 하루를 망칠 수 있기에

다시 한번 마음을 가다듬고

'이해모드 잊지 말자. 이해모드.이해모드.'

후...하....쉼호흡을 합니다.




진짜 나가야 해!!!


 "진짜 나가야 해!!! 일어나자!"


꿈쩍 않는 사춘기...

답답한 마음에 튀어나온 말.


"옷 입혀 줄까?"


"응..."


하...급하니까 일단 입히자!


교복을 가져다가 입혀주니,

이제서야 스르륵 일어나고 양치를 합니다.


그러나 무엇이 그리 불만인지

발을 쿵쿵대며 걷고 찌그러진 표정으로

외투를 입고 가방을 챙기는 사춘기.


그걸 보고 있노라면

저 아이가 그 착하고 따뜻하던 내 아이가 맞나..

당황스럽고 답답하고 화가 납니다.





혼자 남은 부상병


아이가 나가고 난 후,

적막이 감도는 집 안에는

아이의 짜증과 화를 그대로 받아내고

부상병이 된 엄마가 홀로 남습니다.


짧고 굵은 아침 전쟁에

한숨이 푹푹 나옵니다.


난 무엇을 잘못했기에

아이가 저렇게 하극상인가..

내 자식이 저럴 줄 몰랐는데...

내가 너무 허용적인 엄마였나...

이상하게도 화살이 다시 나를 향합니다.


그리고 화가 납니다.


아이가 쏟아낸 화가 나에게 옮겨 와

내 안에 화를 더 키웁니다.



안 되겠다! 나가자!

옷을 챙겨 입고 운동화를 신고 나옵니다.


걸으면서 마음을 식혀 봅니다.

쉼 호흡을 크게 해 봅니다.


그리고 내 아지트 스타벅스에 가서

 커피를 시킵니다.


오늘은 화가 나니까

좀 더 쎈 플랫화이트로 사이즈도 업!


커피를 마시며

멍 때리다가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글을 써봅니다.


쓰다 보니 마음이 조금 가라앉는 것 같네요.

화가 잠재워지는 느낌도 듭니다.


힘든 사춘기를

측은지심으로 바라볼 수 있는

작은 마음의 여유도 생기는 것 같고요.


감정적으로 변하는 사춘기를 감당하기엔

엄마도 감정적인 사람인데

이 시기를 잘 보내기 위해 애쓰고 있어요.


무엇이 정답인지는 모르지만

진심으로 노력하면 그 애씀이 너의 마음에 닿기를


힘든 사춘기가 어느새 지나가기를

바래봅니다.



혼자 놀면서 아침스트레스 날려 버리고

오후에는 집에 온 아이

반갑게 맞이해야겠어요.


사춘기 엄마멘탈관리 어렵습니다.


오늘도 무사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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