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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hine K Oct 31. 2024

꿈꾸던 삶과 새로운 시작

꿈꾸던 삶과 새로운 시작

처음으로 사회에 발을 들이면서 나는 새로운 세상에 대한 설렘과 함께 오롯이 일에 몰입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금융업계에서 성취를 쌓고, 한 발 한 발 성장해가는 시간이 나를 채워주었다. 업무 속에서 작은 성과를 쌓아가며 나는 그 어느 때보다 삶의 의미를 느꼈고, 그 감각은 매일 아침 나를 일으켜 세우는 힘이 되었다. 그렇게 내 열정을 증명해 가며 앞만 보고 달리는 중에, 같은 회사 동기였던 남편을 만나게 되었다.


일과 사랑이 교차하던 그 시절은 나에게 커다란 변화를 가져다주었다. 언제나 지지하고 응원해주는 동반자와 함께하는 시간은, 나의 열정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 주었다. 그렇게 우리는 함께하는 미래를 꿈꾸며 점차 깊은 관계로 발전했고, 마침내 결혼이라는 또 다른 여정을 시작하게 되었다. 회사와 일 외에도, 이제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새로운 삶이 펼쳐지고 있었다.


결혼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찾아온 첫 임신 소식은 나와 남편에게 말할 수 없는 기쁨을 선사했다. 배 속에 생긴 작은 생명을 생각하며 매일이 설렘으로 가득했고, 우리는 함께 미래를 그려 나갔다. 그러나 임신 초기, 병원을 찾았을 때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다. “유산입니다.” 그 말에 모든 것이 멈춘 것 같았고, 마음속에 쌓아왔던 설렘과 기대가 한순간에 무너져 내렸다.


그 후 몇 달이 지나 또다시 임신 소식을 들었지만, 이번에도 작고 소중한 생명은 나를 떠나고 말았다. 나는 상실감과 죄책감 속에서 하루하루를 버텨야 했다. 그동안 쏟아부었던 마음의 상처는 깊고 컸다. 하지만 그 모든 감정을 뒤로하고 다시 일터로 나가야만 했다. 업무 속에서는 잠시나마 현실을 잊을 수 있었지만, 회사에서조차 늘 스스로에게 ‘괜찮다’고 다독여야 했다.


그 아픔 속에서 남편은 묵묵히 나를 지켜봐 주었고, 나는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얻어야 했다. 매일 바쁘게 일에 몰두하며 마음을 다잡으려 애썼다. 하지만 마음속에 남은 슬픔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었다. 나는 아픔 속에서도 계속해서 걸어가고 있었다.


몇 차례의 유산 후, 나는 남편과 함께 난임센터를 찾았다. 일과 병행하며 이 모든 과정을 감당해야 한다는 생각에 두려움이 컸지만, 나 자신과 앞으로의 시간을 위해서라도 힘을 내기로 했다. 난임센터에서 처음 상담을 받을 때, 의사 선생님의 설명을 들으며 나의 현실이 조금씩 다가오는 것을 느꼈다. “이번에는 절대 포기하지 않겠어”라는 다짐을 마음에 새기며 일터와 병원을 오가며 필요한 치료와 검사를 받았다.


유산을 겪고 나니 내 마음은 더없이 무거워졌고, 그때마다 나는 스스로에게 묻곤 했다. “내가 정말 엄마가 될 수 있을까?”


“그때 나는 무엇을 잃었고, 또 무엇을 다시 찾고 있었을까? 상처 속에서 나는 더 강해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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