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스피커 안작가 Dec 09. 2023

꼭 돈이 있어야만 여행하나?

나대다 보니 나 되었다

30살이 되었을 때 세계여행을 계획했던 적이 있다.

세계여행을 한다는 나의 이야기를 듣고 몇 명의 청년이 같이 가고 싶다고 연락이 왔다.

한 청년은 나의 강연을 듣고 같이 가고 싶다고 했고,

한 청년은 어렸을 때 나를 동경했었는데, 페이스북을 통해 함께 가고 싶다고 했고

한 청년은 교회에서 우연히 이야기하다가 같이 가게 된 청년도 있었다.     


그 당시 나는 부산극동방송에 1년 동안 고정 게스트로 참여하고 있을 때였다.

그때 라디오를 같이 하자고 나를 꼬셨던 분은 1년 동안 나의 모습을 지켜보셨고

내가 세계여행을 떠나기 전 본인 아들도 같이 갈 수 있는지 나에게 물어보셨다.     

그 친구는 그 당시 고등학교 2학년으로 세계여행을 가기 위해 자퇴를 선택했다.


굳이 내가 아니더라도 세계여행을 갈 수 있는데,

이 청년들은 ‘왜’ 나랑 같이 가려고 했었을까?

나는 크게 세 가지였다고 생각한다.

첫 번째는 세계여행, 두 번째는 빈민가여행, 세 번째는 돈 없이 떠난다.     

일반적인 생각으로는 꿈꿀 수 없는 여행,

누구나 한 번쯤은 해보고 싶은 세 가지 조합이 만나서

탄생한 여행이었기에, 충분히 매력적으로 느껴졌을 것이다.     


베트남을 시작으로, 캄보디아, 라오스, 태국, 말레이시아를 여행했고,

우리는 자체적으로 돈을 벌기 위해 길거리 버스킹을 했다.

말레이시아를 거쳐 다음으로 싱가포르에 가려고 했지만,

싱가포르는 버스킹이 불법이었기에, 이름과 다르게 동남아 여행으로 여행은 끝이 나게 된다.     


그 당시 유튜브가 활발했었기에, 유튜브만 잘 활용했더라도,

저 여행이 지금도 지속되었겠지만, 우리는 유튜브 수익화에 성공하지 못해

결국 150일밖에 버티지 못하고 한국으로 들어올 수밖에 없게 된다.


우리 팀의 이름은 <두 렙돈>이었다.

렙돈은 그리스어로 작다는 뜻이다.

그래서 그리스에서는 가장 작은 화폐 단위를 렙돈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름을 렙돈이라고 지은 이유가 뭘까?

우리의 재능도 다른 한국 청년들과 비교했을 때 한국에서는 렙돈일 수가 있다.

하지만 아시아‧아프리카에서 힘들 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우리의 작은 재능이 큰 재능이 되어줄 수 있지 않을까?     

하나의 렙돈은 작지만 2개 이상 모이면 큰 힘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감사하게도 우리의 재능은 절대 작지 않았다.

우리의 재능으로 집이 없는 모녀를 위해 캄보디아 시골 마을에 집도 지어주고,

비가 와도 마을이 물에 잠기지 않도록 도로도 만들어주고,

전쟁으로 인해 말레이시아로 피난 온 아프가니스탄 난민들이 다니는 학교를 방문해

학교 보수공사도 해주고 약 3주 동안 그들의 점심도 만들어주었다.     

내가 늘 하던 말로 자퇴하고 같이 간 고등학교 2학년 친구가 만들어 준 노래가 있다.     

<돈 걱정하지 말고 떠나봐요.

뭐 꼭 돈이 있어야만 여행하나

지구는 누구 것도 아닌걸요

고민은 그만하고 배낭 싸요     

대학과 취업 결혼 고민이죠

근데 도대체 난 뭘 원하나요

똑같은 인생 계획 재미없어

우린 좀 다르지만 특별해요~     

우리들은 두 렙돈~

떠나자 오늘 Let’s go

어디로 갈지 아무도 모르지만 우리는 두렙돈~     

우리들은 두 렙돈~

떠나자 오늘 Let’s go

어디로 튈지 모르는 8명과

떠나는 세계여행~     

우리는 두렙돈!>     

렙돈 송을 들은 당신의 생각은?     

노트북 자판으로 Go를 타이핑하려다가

실수로 한글 타자로 타이핑했더니 ‘해’가 나왔다.

Go를 그대로 한글 타자로 쳐도 ‘해’가 나오다니!!!

이처럼 실수를 통해 재밌는 사실을 발견할 수도 있고,

실수를 통해 새로운 방법을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발견할 수 없으니,

영어든 한국어든 그냥 고~해하면 된다.

이전 28화 1+1=2는 공책 안에서만 성립되는 공식 아닐까?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