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대다 보니 나 되었다
수학을 배웠던 순간은 기억나지 않지만
아마 가장 먼저 배웠던 수학은 1+1=2였을 것이다.
부모님은 나에게 1+1=2라는 걸 증명시켜 주기 위해
내가 좋아할 만한 사탕 또는 초콜릿으로 설명해 줬겠지.
지금은 내 머릿속에 1+1=2라는 게 정확하게 입력되어
어떠한 계산 과정을 거치지 않고도 바로바로 말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다 유튜브를 통해 수학자들은
여전히 1+1=2가 수학적으로 맞는지 연구하고 있다는 사실을 듣게 되었다.
1+1=2를 페아노 공리계와 데카르트 관점에서 증명한 사람,
1+1=2를 덧셈의 정의를 통해 증명한 사람,
1+1=2를 세 권의 분량으로 증명한 사람 등
저게 저렇게 증명해야 할 일인가 싶지만, 수학자들에게는 중요한 문제인가 보다.
페아노 공리계와 데카르트 관점에서 보면
자연수 1과 2가 무엇인지, +가 무엇인지 정확히 정의해 주는 순간 증명은 끝난다고 한다.
그러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수학적 공식을 통해 공책에 계산된 답 말고 세상에 1+1=2가 성립되는 일이 정말 있을까?
수학에서 말하는 자연수 1과 2가 무엇인지 알지 못하더라도
원래 있던 사과에 두 배 큰 사과 하나가 더 해졌을 경우 이것도 1+1=2라고 말할 수 있을까?
이거는 너무 억측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노력은? 열정은? 사랑은?
노력을 한 스푼 더했다고 정확히 노력한 만큼 한 스푼이 더해지지 않고
열정을 한 트럭 담았다고 정확히 열정을 담은 만큼 한 스푼 담기지 않는다.
사랑한 만큼 사랑을 받을 수 없다는 것만 봐도
자연수를 벗어난 자연에서는 1+1=2가 아니라는 게 증명되지 않을까?
우리는 수학 시간에만 성립되는 수학 문제의 답을 찾기 위해 정말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투자했으면 수익률이 중요한데 얼마만큼의 수익률을 얻었을까?
만약 수익률이 마이너스라면, 공책에만 존재하는 공식을 풀기 위해
초, 중, 고, 대학까지 계속 투자하는 건 바보짓이 아닐까?
노력한 만큼 성과를 얻는 것도 좋겠지만
나다움을 찾기 위해 나의 재능에 맞게 노력한다면
1+1=2가 아니라 1+1=2, 3, 4, 5를 넘어 무한대로 증가시킬 수 있지 않을까?
수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무한한 나의 가능성!!!
저런 머리 아픈 수학은 수학을 좋아하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에게 맡기고
우리는 나라는 존재의 문제를 풀기 위해 수학자들이 열심히 증명해 준
공식 중 나에게만 필요한 수학 공식 몇 개만 활용할 수 있게 된다면
수학자들이 말하는 것처럼 수학은 정말 아름다운 학문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