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대다 보니 나 되었다
사회는 세대 차이를 극복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사회는 세대끼리 묶어서 부르는 걸 좋아한다.
베이비붐 세대, IMF 세대, X세대, Y세대, 밀레니엄 세대,
이제는 MZ세대까지 등장했다.
MZ세대는 1980년생부터~1990년대 초중반생인 밀레니엄세대(M세대)와
1990년대 중후반 ~ 2010년대 초반생인 Z세대를 묶어 부르는 말로,
특이하게도 대한민국에만 존재하는 신조어다.
MZ세대는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최신 트렌드와 남과 다른 이색적인 경험을 추구하는 특징을 보인다고
지식백과는 말해주고 있다.
최신 트렌드와 남과 다른 이색적인 경험은 상반되는 내용인 것 같지만
따지기 시작하면 꼰대가 될 수 있기에 패스~
MZ세대를 대표하는 아이콘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물은 이영지다.
이영지는 고등래퍼, 쇼미더머니에서 우승하며,
대한민국 MZ세대를 대표하는 여성 래퍼 최강자가 아닌
그냥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최강 래퍼라는 걸 보여줬다.
이영지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2023 MAMA AWARDS에서 자신이 왜 MZ세대를 대표할 수 있었는지 우리에게 알려줬다.
<정말 많은 분들이 오셨네요.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마이크를 쥐고 서보는 게 제 오랜 꿈이었어요.
사실 별다른 목적은 없었고 그냥 즐기면서 하다 보니까
이렇게 마마 무대까지 가능해지더라고요.
근데 이 과정에서 사람들은 자꾸만 묻습니다.
왜 그렇게 별났는지, 왜 그렇게 생겼는지,
또 어떻게 그렇게 애매한 재능으로 뭔가를 자꾸 이뤄내고 있는지.
글쎄요. 왜는 없었고요.
나는 그저 모든 과정에서 나였습니다.
어쩌면 내가 나였기에 모든 것이 가능했던 거 아닐까요?>
우리 사회는 그동안 나라는 존재보다는
나를 둘러싼 외모, 학벌, 재력, 가문, 출신 등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러다 보니 가난해서 포기해야만 하는 일,
잘생기고 이쁘지 않아서 포기해야만 했던 일들이 많았다.
연기를 하고 싶지만, “니 얼굴로?”
노래를 하고 싶지만, “니 몸매로?”
그러나 유튜브,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쿠팡플레이 등 다양한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오히려 이제는 얼굴만 믿고 연기하던 배우들은 사라지고 없다.
시대가 변하는 과정과 MZ세대의 당돌함이 자연스럽게 만나게 되면서
어쩌면 내가 나였기에 모든 것이 가능한 세대가 될 수 있었다.
그런데 이걸 MZ세대의 대담함으로 이룬 성과라고 생각해야 할까?
늘 이전 세대들은 현재 세대들의 버릇없음, 당돌함에 혀를 찼었다.
그 세대들이 MZ세대들보다 못해서 조용히 살았던 게 아니다.
MZ세대처럼 자신의 나다움을 펼칠 수 있는 무대가 없었기 때문 아니었을까?
지금은 누구나 유튜브를 통해 PD가, 배우가, 사회자가, 해설위원이, 개그맨이 될 수 있지만
MZ세대 이전에는 기득권이 만든 프레임에 선택당하지 못하면 나다움을 펼칠 수 없었다.
그러니 MZ세대가 당당하게 자신을 표현하는 걸 마냥 부러워하지 않았으면 한다.
이대로 죽을 순 없는 박말례 할머니처럼,
닭 새끼 잡다가 조져버린 줄 알았지만, 지금은 국민 엄마가 된 순자엄마처럼,
지금도 늦지 않았으니, 오늘부터 나다움을 표현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