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대다 보니 나 되었다
도저히 부모님을 설득할 수가 없어요.
이런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사람 중에도
“우리 부모님은 고집불통이라서 도저히 말이 통하지 않아!”
이런 말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정말 부모님이 고집불통이라서 설득할 수 없었던 것일까?
우리 부모들도 아마 자기의 부모가 고집불통이라서
설득할 수 없다고 말했던 적이 있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고집불통이 고집불통을 낳고,
그 고집불통이 나라는 고집불통을 낳았기에 내가 고집불통으로 사는 건 정상 아닐까?
그럼, 세상에는 고집불통만 살고 있다는 이야기로 끝나면 모두가 행복할 텐데,
짜증스럽게도 누군가는 고집불통이 아닌 주관이 뚜렷한 사람으로 살고 있다는 것!
그들은 어떻게 저런 특별한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된 것일까?
무엇이 고집불통과 주관이 뚜렷한 사람으로 나눠준 것일까?
내가 생각하기에 고집불통들은 말로만 부모를 설득했다는 것,
주관이 뚜렷한 사람들은 자기의 삶으로 설득했다는 것.
하고자 하는 일을 일단 해보지도 않고 말로만 설득하려고 하니,
내가 아는 언어의 범위에서 설득할 수 없는 건 당연한 일 아닐까?
그런데 자신의 진심을 알아주지 않는다며,
부모 때문에 그 일을 포기했다는 식으로 받아들이는 건 모순이지 않을까?
주관이 뚜렷한 사람들도 처음부터 완전하게 뚜렷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부모를 말로 설득하려 하지 않고,
자기의 삶을 통해 꾸준히 하는 모습을 보여줬기에
말로 부모를 설득할 필요가 전혀 없었던 게 아닐까?
결국,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그게 뭔지는 모르겠지만, 자식이 행복에 빠져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며,
“그래,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네 인생, 네가 하고 싶다고 하는데, 네 알아서 마음껏 해봐라!”
이런 이야기를 해줄 수 있게 되는 것 아닐까?
고집불통과 주관이 뚜렷한 삶의 시작은 별반 다르지 않다고 본다.
결국 자식이 이기는 부모 없다고?
아니다.
나답게 사는 것, 그것이 부모를 이기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을 이기는 것이다.
그리고 나답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부모를 기쁘게 해 드리는 일이니,
결국 내가 이기는 게 부모를 이기게 만들어 드리는 일이다.
이렇게 주관이 뚜렷한 인물이 나오게 된다면?
이제 그 집안에는 고집불통은 사라지고 주관이 뚜렷한 사람만이 존재할 것이다.
우리 집에 고집불통이 많다고?
나부터 그걸 해결해 보면 좋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