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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정호 May 27. 2024

베트남의 결혼 평균연령

결혼 연령은 늦춰지고, 출산율은 낮아지고 있는 베트남

 베트남에서는 앳된 여성들이 결혼을 하고, 아기를 데리고 다니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아기가 아기를 안고 다닌다고나 할까? 하지만 베트남도 결혼 평균연령이 늦어지고 출산율도 낮아지는 것에 문제를 제기하는 기사들을 심심찮게 발견하게 된다. 전에는 20대 중 후반 직원들에게 아직 왜 결혼을 안 하냐고 놀리기도 했는데, 그러면 그 직원도 늦은 결혼을 불안해하는 듯한 느낌도 받았었는데, 이제는 그럴 일은 거의 없는 듯하다. 


 최근 베트남에서 ‘결혼하지 않는 젊은 세대’가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2004년 6.23%에 불과했던 독신자 비중은 2019년 10.1%까지 많아졌다고 한다. 초혼 연령도 높아지는 추세이다. 베트남 통계청에 따르면 2019년 23.1세였던 베트남 여성의 평균 초혼 연령은 꾸준히 올라 2022년 26.9세까지 증가했다. 젊은 세대가 결혼을 미루는 현상은 대도시에서 특히 심했는데, 베트남 남부 호찌민시의 경우 2022년 남성의 초혼 연령이 29.8세에 육박했다. 한국의 25년 전과 같은 것이다. 경제가 발전하면서 여성의 직장생활이 다양화되고, 커리어가 인정받는 직업군에서 일하는 여성들이 늘어나면서 그런 현상은 더욱 빨라지는 듯하다. 

 결혼이 늦어지는 것뿐만 아니라, 출산율의 저하도 문제로 꼽힌다. 2023년 베트남의 출산율은 1.95명까지 떨어졌다. 베트남에서 처음으로 출산율이 2명보다 낮아진 것이다. 특히 남성의 초혼 연령이 30세에 가까워진 호찌민시 같은 도시에서는 출산율이 이미 1.5명 수준까지 떨어졌다고 한다.  

 

 베트남 보건부 인구총국 소속 마이 쭝 선 박사는 “출산율 감소는 전 세계적인 추세이지만 베트남의 출산율 하락은 빠르고 분명히 진행되고 있다”는 우려를 내놨다. 1960년대만 해도 6.5명이었던 베트남의 출산율은 2020년 2.05명까지 줄어들더니 결국 1명대까지 떨어졌다. 이 추세라면 현재 1억 명에 달하는 베트남 인구는 2044년 1억 700만 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감소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100년에는 베트남 인구가 7200만 명까지 줄어든다는 예상도 있다.  [ 스토리 하우스 블로그 2024.01.23 일부 재인용 ]


 지금껏 풍부한 내수시장과 젊은이들로 구성된 인구분포가 최대의 강점이었던 베트남도 이젠 청년들의 결혼 기피와 저출산이 경제 성장을 저해할 수 있는 요인이 된 것이다. 이에 정부에서는 출산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2자녀 이상의 가정에 보조금 지급 또는 학비 면제 등의 법안 들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 

 하지만 어른들의 정책으로 해결될 일이겠는가? 일본도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여러 정책들을 내놓고 지원을 한다고는 하지만 정작 결혼을 하는 것도 아이를 낳는 것도 젊은 세대들의 결정이고 실천 행동이니 이 방향을 거스를 수는 없을 듯하다. 베트남에서도 아파트에서 무리를 지어 다니는 아이들, 학교 운동장에서 공 하나에 우르르 몰려다니는 학생들을 볼 수 있는 것도 쉽지 않을 것 같다.

아파트 복도에서 꼬마 자전거를 몰고 다니는 아이들
학교 운동장에서 축구공을 쫓아가는 초등학생 아이들

 한국의 현재 결혼 평균 나이는 어떨까? 남성은 33.7세 여성은 31.3세라고 한다. 내가 결혼을 한 나이는 29살, 와이프는 24살이었다. 와이프는 평균보다 조금 일찍 한 상태였지만, 나는 동기들 중에서 중간 정도에 결혼한 것으로 보면 결혼 평균나이가 25년 사이에 약 3.5세 이상 늦춰진 셈이다. 우리 딸은 올해 25살이고 남자친구와 사귄 지도 몇 년이 되었는데 나는 아직 딸에게 결혼을 서둘러 얘기하지는 않고 있다. 아직 평균에 훨씬 이르다는 여유 때문일까... 


 내가 다니던 고등학교는 각 학년이 15반, 한 반에 55명 정도의 학생들이 같이 공부를 했다. 그렇게 많은 동기, 동창들이 있기에 지금도 한국에 가면 여럿이 번개 모임을 통해 술 한잔 하면서 서로를 달래곤 하는데....

 

 그리워할 친구들이 많은 우리 세대는 행복한 세대인 것 같다. 

 우리 딸도 그걸 모르고, 베트남 젊은 이들도 그걸 모르는 것 같아 그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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