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클럽하우스는 왜인지 어렵고 낯선 sns였는데 분위기가 좋은 작가들의 수다를 듣다보면 또 조금은 친숙하고 마음에 들기도 한다.
그러다 오늘 듣던 작가님들의 이야기 중 두가지 생각할 지점이 있어 이렇게 글로 써 본다. (작가님들의 이야기를 썼다가 왜곡된 기억이나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어 내 생각만 남기기로 한다.)
첫번째는 일이 일상의 루틴이 되는 것이 아이디어 생산이나 작업의 능률에 있어 정말 좋을까? 이다.
작가 활동에 있어서 꼭 필요한 두가지는
1. 일하는 영역과 쉬는 영역을 분리할 것
2. 일의 시작과 끝시간을 루틴으로 정할 것
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많다.
일상과 일을 분리하는 것이 슬럼프나 꾸준한 창작에 있어 꼭 필요하다는 얘기인 듯 하다. 저번에 한번 글로 쓴 적이 있지만, 내가 루틴으로 삼던 그림그리기는 오히려 더 슬럼프를 불러왔다. 매일 그림 한 장을 그리려고 하다보니 아이디어가 고갈되고 그림이 안그려지면 더 스트레스가 심해지고 괜히 초조해졌다. 그래서 그냥 기분 전환하고 싶을 때, 내가 그림을 그리고 싶을 때 그리기로 한 것이 오히려 마음을 더 편하게 만들었다. 이건 업으로 삼을 때의 경우가 아니여서 그런걸까?
일과 일상의 경계를 구분짓는 일 역시 아직은 너무 어렵다. 아이디어가 생각났을 때 써놓지 않으면 다시 그림을 그릴 때 머리를 싸매게 된다. 피곤하고 하기 싫으면 무작정 미루기도 하고, 다른 일 때문에 바쁘게 되면 뒷전이 되기도 한다.
두번째는 sns 계정 분리에 대한 이야기다. 여기서 공통적인 작가님들의 의견은 일상과 작업 계정은 분리하는 게 좋다는 것이었다. 나 역시 이 부분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내 블로그를 개인적인 기능으로만 쓰기위해 올렸던 작업물들을 비공개로 돌려놓기도 했고, 인스타그램도 따로 계정을 사용한다.
나는 꽤 많은 계정을 운영 중이다. 글은 브런치에 쓰고, 일상은 블로그에 쓰고 있기도 하고, 인스타그램에는 캐릭터 그림, 사람 그림, 그래픽 작업 계정을 가지고 있다. 그 결과는 왜인지 어떤 계정도 잘 굴러가지 않고 있다. 인스타그램은 업로드가 활발해야 팔로워가 줄지 않고 꾸준함을 유지할 수 있는데 어떤 계정도 마음대로 잘 굴러가지 않는다. 하고싶은 일은 많은데 모든 일을 다 해낼 수 없어서 그런걸까? 일벌리기 대장은 잔뜩 일만 벌려두고 잉잉 울고만 있다.
상품용 작업을 하다보면 컨텐츠용으로 업로드해야 할 작업을 하지 못하게 된다. 요즘은 상품용 작업을 하느라 한달을 넘기고서야 컨텐츠용 작업을 업로드했다. 그래서 계정 분리는 어떻게 하냐고? 차라리 한 계정을 사용했으면 더 꾸준히 업로드했을까 싶지만 그것도 잘 모르겠고 줄어드는 팔로워를 보며 고마웠다는 인사를 할 뿐.. 잘 모르겠다.
두가지 이야기 지점 모두 확실한 나의 의견이나 생각은 없지만 와닿은 이야기도 많았고, 이렇게 짧은 기록으로나마 남겨보고자 이렇게 몇자 끄적여 본다.
멋진 작가님들을 알게 되는 건 정말 멋진 일이다. 보통 작품을 먼저 접하고 작가를 알게 되는데, 이곳에서는 작가의 이야기를 듣다 그가 궁금해지면 고스란히 그가 담긴 그의 작업물을 보고 또 한번 반하게 된다. 이렇게 나는 오늘도 좋아하는 작가를 몇 더 손에 꼽았다. 이것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새로운 sns 사용기다. 그리고 이렇게 나의 생각을 곱씹어 보는 것 또한 제법 마음에 든다. 비록 변한 게 없을지라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