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냄새. 참 이상한 말.

향기와 냄새


‘향기’라는 말은 언제 들어도 기분이 좋다.
꽃향기. 아기의 포근한 향기.
비 온 뒤 젖은 흙 냄새도 가끔은 향기로 느껴질 때가 있다.

그런데 ‘냄새’는 좀 다르다.
냄새라고 하면 괜히 고개부터 젓게 된다.
생선 냄새, 쓰레기 냄새, 쉰 음식 냄새.
어딘가 모르게 거부감이 든다.

그런데 이상하지 않은가.
밥은 ‘향기’가 아니라 늘 ‘냄새’라고 한다.
밥 향기라고는 잘 안 하지 않나.
대부분은 이렇게 말한다.
“어우, 밥 냄새 좋다!”

냄새라는 말인데도,
참 따뜻하다. 고소하고 구수하고,
침이 고이고 마음이 편안해진다.
왜일까.

어쩌면 ‘밥 냄새’라는 말 안에는
그리움과 기다림,
그리고 익숙한 사랑이 함께 들어 있어서 그런지도 모른다.

밥을 짓는 동안은,
누군가는 불 앞에 서 있고
누군가는 기다린다.
그 시간이 만들어낸 냄새는
단순한 ‘냄새’가 아니라,
삶의 온도가 배인 ‘향기’가 된다.

그러니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밥 냄새’는 냄새라는 단어에 담기엔
너무 따뜻하고 착한 존재 같다.
그래서일까.
문득 어딘가에서 밥 냄새가 퍼지면,
배가 고파지기보다 먼저
그리운 얼굴이 떠오른다.

밥 냄새는 결국,
사랑의 향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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