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봄
"중학교 때 당한 트라우마로 제 인생은 열다섯 살에 머물러 있는 것 같습니다."
좋지 않은 기억에 시달리는 사연이다.
곱씹는다고 소화되지도 않는다.
내려놓고 바라보는 것이 훨씬 낫다.
(4월 28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중2 때 한 여자애가 루머를 퍼뜨려 다른 남학생들에게 조롱과 모욕을 당했다.
아무렇지도 않은 척했지만 기분이 나쁘고 모욕감이 들었다.
중3 때도 같은 반이 되어 계속 조롱을 당해야 했다.
그들과 나는 아는 사이도 아니었다.
내 삶은 열 다서살 때에 멈춰 있는 것만 같다.
트라우마가 되어 괴롭다.
트라우마에서 벗어날 수는 없을까.
아직도 그때를 생각하면 이가 갈린다.
사연자는 트라우마를 곱씹으며 괴로워하고 있다.
스트레스 대응법으로 아주 안 좋은 방법이 되씹기다.
괴로웠던 순간을 자꾸 떠올리면서 괴로움에 빠져든다.
되씹을수록 마음에 깊이 새겨지기만 할 뿐이다.
무엇이 좋다고 꼭 붙들고 되씹고 있는가.
자신이 스스로 괴로움을 선택했음을 모르기 때문이다.
제정신을 잃고 원망심에 빠져버린 것이다.
마음에 불이 나서 타고 있는데 끌 생각도 못하는 셈이다.
괴로울 때 괴로운 줄 알아야 한다.
아무렇지도 않은 척해서 무엇을 얻겠다는 것인가.
괴로운 줄 알아야 괴로움에서 벗어날 길도 찾게 된다.
뜨거우면 일단 놓아야 화상을 입지 않는다.
트라우마를 껴안고 신음해 봐야 누가 도와주지도 않는다.
붙잡고 있는 트라우마를 싫어할 줄 알아야 하겠다.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니다.
내 마음은 내가 결정할 수 있는 것 아닌가.
감정에 휩쓸리며 정신을 잃으면 위험에 빠진다.
원망이나 복수심은 파괴력이 엄청나다.
한 발짝 떨어져서 바라볼 수 있다면 피해를 막을 수 있다.
과거의 트라우마를 현재까지 붙들고 있을 이유가 없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