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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nny Apr 08. 2020

Yubal Noah Harari [코로나 이후 세상]

지금 우리의 선택은 다가오는 우리의 삶을 변화시킬 것이다.

세계적 스테디셀러 [사피엔스]와 [호모 데우스]의 저자이며 미래학자이자 역사학자인 유발 하라리(Yubal Noah Harari)는 지난 3월 20일 파이낸셜 타임스(Financial Times)에 '코로나 바이러스 이후의 세계(The world after coronavirus)'라는 글을 게재했다.


그가 쓴 글의 주요 내용은 이렇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폭풍은 지나갈 것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한 선택은 다가오는 수년 또는 수십 년 동안 우리의 삶을 변화시킬 것이다. 우리는 선택해야 한다.


대안을 선택할 땐, 긴박한 위협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뿐 아니라, 코로나 폭풍우가 지나간 이후에 우리가 살게 되는 세상은 어떤 것일까에 대하여 우리 자신에게 물어봐야 한다. 우리가 하는 결정은 단지 우리의 건강관리 제도뿐이 아닌 우리의 경제, 정치, 문화까지 새롭게 형성할 것이다. 지금 모든 국가들이 대규모의 사회적 기니아 피그(guinea-pigs) 실험을 하고 있다. 모든 사람이 집에서 일을 하고 단지 원격 소통만 할 경우 무슨 일이 발생할까? 모든 학교들이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할 경우 어떤 일이 생길까? 평상시는 정부도, 사업체도, 학교 기관도 이런 실험에 절대로 동의하지 않는다. 하지만 지금은 평상 시국이 아니다. 이런 위기시에 우리는 두 가지 중요한 선택에 직면하게 되었다.


전체주의적 감시(Totalitarian Surveillance) 체제를 수용할 것인가? 아니면 시민 자율권(Citizen Empowerment)을 보장할 것인가?


국수주의적 고립(Nationalist Isolation)을 택할 것인가? 아니면 국제적 연대(Global Solidarity)를 택할 것인가?


왼쪽: 유발 하라리  오른쪽: 이동통제로 황량해진 로마의 거리를 촬영한 웹캠 사진


이러한 선택은 현재의 COVID-19 팬데믹에 대한 여러 국가들의 대응방식에서 나타나고 있다.


전체주의적 감시체제는 중국, 북한, 이스라엘의 경우에 해당한다. 한 가지 방법으로 정부가 국민을 감시하고 규칙을 위반하는 사람을 처벌하는 것이다. 기술의 발달로 전 국민에 대한 24시간 감시가 가능하다. 겉모습뿐만 아니라 생체정보와 속마음까지 추적이 가능하다. 중국의 경우, 수마트폰과 안면인식 카메라로 개인의 체온, 의학적 상태를 확인한다. 중국 정부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의심자를 신속하게 식별하여 그들의 동선을 파악하고 그들과 접촉한 사람을 추적하기 위해 이를 사용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경우, 정보기관에서 테러리스트와의 전투 시 사용하는 감시기술을 코로나바이러스 환자 추적에 사용하고 있다. 생체인식 팔찌도 마찬가지다. 팔찌를 통해 24시간 환자의 체온과 심박을 측정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정부의 알고리즘으로 분석하면, 그가 아픈지 아프다는 것은 알고 있는지 어디에 있었는지 누구를 만났는지 알 수 있다. 이것은 감염 확산 방지에 매우 효과적일 것이다. 그러나 이런 감시체계는 당신의 정치적 성향과 개인적 특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기도 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비디오 클립을 볼 때 그 사람의 혈압과 심박수를 측정할 수 있다면, 그 사람이 무엇 때문에 웃거나 울거나 화를 내는지도 알 수 있다. 이때 간과해선 안될 것은 노여움, 기쁨, 지루함, 사랑도 열과 기침 같은 생물학적 현상이라는 것이다. 지금은 COVID-19 비상사태로 이런 것들을 도입한 것이라고 하지만, 이런 시스템은 한 번 정착되면 수십 년간 지속될 수도 있다. 이스라엘의 Emergency pudding-1948년 독립전쟁으로 인한 긴급조치로 정당화된 언론 검열과 토지 몰수로부터 '푸딩 제조 특별규정'까지 선포되었는데, 그 임시 조치였던 푸딩 규정을 2011년에서야 자비롭게 폐지함-처럼 역사적으로 그런 경우들이 있다. 국가가 개인의 프라이버시와 건강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강요하기 때문에 이런 선택을 하게 된다. 하지만 우리는 둘 다 가질 수 있고 당연히 가져야만 하는 것이다. 아이러니한 것은 국가가 국민을 감시할 때 쓰는 것과 같은 기술을 이용해서 국민이 국가를 감시할 수도 있다.


시민 자율권을 보장하는 선택은 싱가포르, 대만, 한국의 경우다. 바이러스 추적 앱 사용, 광범위한 검사, 투명한 정보 공개, 정보를 잘 알고 있는 시민의 자율적 협조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 경우 규율의 준수와 협조를 위한 신뢰가 필수적이다. 국민들은 과학을 신뢰하고 정부를 신뢰하고 미디어를 신뢰할 필요가 있다. 과거 책임감 없는 정치인들이 과학, 정부, 언론에 대한 신뢰를 심사숙고하게 만들었다. 통상 오랜 기간 무너져온 신뢰는 하룻밤에 회복될 수 없지만 지금은 비상시국이므로 예외에 해당한다. 국민들이 정부를 신뢰할 경우, 정부가 과학적 사실을 발표하면 국민들은 올바른 행동을 취한다. 정보공유의 중요성에 관한 예다. 우리 모두 비누로 손을 씻으면 바이러스와 박테리아를 제거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과학자들이 비누로 손을 씻는 것의 중요성을 발견한 것은 19세기에 불과하다. 그 이전에는 의사와 간호사가 수술을 한 후 손을 씻지 않고 또 다른 수술을 했다. 지금은 수십억 명의 사람들이 매일 비누로 손을 씻는다. 비누 사용 여부를 감시하는 경찰이 두려워서가 아니다. 박테리아와 바이러스의 치명적 위험에 대한 정보를 알고 있고 비누로 손을 씻으면 그것들이 제거된다는 정보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국수주의적 고립을 택할 경우 대응은 더 장기화되고 위기는 더욱 커질 것이다. 반면, 국제적 연대를 통해 극복한 위기는 더 이상 확대되지 않는다. 국제적 협력은 상호의존적인 국제 경제와 수급 체인을 위해서도 절실하게 요구된다. 바이러스를 종식시키기 위해서는 국제적 정보 교류가 필요하다. 이것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바이러스보다 인간이 뛰어난 점이다. 우리는 국제적 수준의 대응 계획이 필요하며, 그것은 가능한 한 빨리 수립해야 하는 것이다.


앞으로는 근거 없는 음모론과 자기 잇속만 차리는 정치인들보다는 과학적 데이터와 의료전문가를 신뢰해야 한다. 모든 국가들은 과학자, 의사, 언론기자, 정치가, 사업가들이 국경을 넘어서 꼭 필요한 분야에서 협력을 하도록 승인해야 한다.


유발 하라리의 글을 읽어보면 우리가 망설일 필요도 시간도 없다.

COVID-19에 잘 대응하고 또 다른 바이러스에 대비하기 위한 우리의 선택은 정해졌다.

시민 자율성 보장과 국제적 연대다.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모든 국가들이 이 방법을 선택한다면 COVID-19 확산을 막고 팬데믹 종식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다.




유발 하라리의 글이 실린 파이낸셜 타임스의 URL이다.

Yuval Noah Harari: the world after coronavirus | Free to read

https://www.ft.com/content/19d90308-6858-11ea-a3c9-1fe6fedcca75?fbclid=IwAR2Z8BIrGMqtrdBzBLNMQAZWjmIo2oSeYrM5brFlEuOMFl4SzdWi-h2F8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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