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는나 Apr 21. 2021

내 삶 +α, 폴댄스

움직이는 사람TYPE_폴댄스


할까 말까 갈팡질팡 망설여질 때, '내가 과연 이걸 해도 될까'라는 고민이 치고 올라올 때. 결국, 뭐가 됐든 저지르고 실행하게 만드는 건, <후회>에 대한 두려움이다. 뭘 하겠다고 하면 왜 이렇게 너무 늦었다고 하는 말들이 많이 날아오는 건지. 인생에 어떤 정해진 루트가 있길래, 지금 시작하기엔 늦은 것들이 이다지도 많은 건지. 완전히 동의하지 못하더라도, 또 완벽히 영향을 받지 않을 수가 없다. 자신감이 살짝 내려앉고 고민이 한층 더 무거워진다.

그래서 그냥 저지른다. 초점을 '나'에게로 맞추기 시작한다. 그리고 나에게 한번 물어본다.


"6개월 뒤에도 난 이게 하고 싶을까?"

"내가 이걸 지금 시작하지 않으면, 1년쯤 지나서, 그때 왜 빨리 시작하지 않았을까,라고 후회하지 않을까?"

라고 가만히 질문을 던져 본다.

대답이 망설여지는 것들은 <보류>. 확신에 찬 Yes가 떠오르면 당장 <실행> 한다.



이미 요가에 열을 올리며 다니고 있던 터라, "운동 더 늘리지 말고, 좀 쉬어라" 란 반응이 예상됐기 때문에, 주변의 말에 귀를 닫고 시작한 폴댄스.

덕분에 내게 행복 카테고리가 하나 더 추가되었다.



집중력 ++


몸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건 물론, 폴댄스에 <집중>하는 에너지가 다른 일에도 에너지를 더해준다.

요가의 아쉬탕가 시퀀스는 기본적으로 정해져 있고, 반복해서 수련하다 보면 동작의 명칭과 순서를 자연히 외우게 된다. 그래서 어느 정도 익숙해진 뒤부터는 물 흐르듯 고요하게 이어가면 되는 편안함이 있다.

하지만 폴댄스는 처음 접하기 때문에 동작이 낯설기도 하고, 선생님이 내게 맞는 동작을 알려주기 때문에 매번 익혀야 하는 동작이 다르다. 그래서 나비처럼 날아오르고 벌처럼 쏘기도 하는, 우아함과 강인함이 한데 어우러진 선생님의 시범을 보며, 초초초 집중을 해야 한다. 일단은 동작을 외워야 음악에 맞춰 표현을 하고, 더 예쁜 모양새가 나오도록 고민할 수 있으니, 머리를 써야 한다. 

회사에서도 머리를 쓰고, 폴댄스를 하러 가서도 머리를 쓰려니, 처음엔 뇌가 터질 것 같았지만, 이것도 적응이 된다. 그리고 일과는 달리 스트레스를 내려놓고 집중하는 힘은 다른 의미로 강력한지, 내 생활 전체에 에너지가 ++플러스되어 업그레이드된 기분이다.



표현력 ++

폴댄스는 같은 동작을 반복하기보다, 계속 보이는 무언가를 만들어간다. 꼭 하나의 완성작, 작품 같다. 움직임을 쌓고 이어가면서 나의 몸을 통해서 바깥으로 표출해야 한다.

<폴댄스>란 단어에서 <댄스>를 간과하고 있었다. 이렇게 떡하니 '댄스'란 단어가 들어가 있는데 말이다.

처음엔 그저 근력, 힘을 기르는 운동처럼 인식해 동작을 이어갔고, 내가 봐도 소위 'feel'이란 게 부족했다. 그 점이 정말 답답했지만, 기본기라도 잘 쌓아가자, 하는 마음으로 선생님을 믿고 따라가다 보니, 얼추 그럴싸한 동작이 나오는 것도 같았다. 조금씩 표현이 되어가는 것 같았다.

아직 느낌 충만한 폴댄스를 선보이기엔 많이 부족하지만, 그래도 낯섦과 부끄러움을 꽤 많이 내려놓았고, 뭔가를 표현하고 싶다는 욕심을 조금은 부릴 수 있을 정도로, 약간은 여유가 생긴 것 같다.



나를 보는 눈, 이해 ++


폴댄스를 하면서 의외의 내 모습을 만나고 있다. 폴댄스를 만나 변화한 부분일 수도, 살포시 숨겨졌던 내 모습일 수도 있겠다 싶은, 새롭거나 낯선 모습 말이다.

나는 내가 내성적이기만 한 사람인 줄 알았다. 소설책만 파던 아이였는데... 지금도 책을 좋아하지만, 몸을 사용하는 일도 이렇게까지 좋아하는 줄 몰랐었다. 폴댄스 수업이 있는 날이면, 가능한 그전에 1시간 정도 요가로 몸을 풀어주고 간다. 골반을 더 열고, 어깨를 더 열어줘야 폴에서 동작이 가볍고 예쁘게 나올 테니까. 그리고 몸을 미리 많이 풀어두면, 부상에 대한 걱정을 덜고, 더 많이 집중해서 배울 수 있을 테니까.


어쩐지, 움직일수록 행복해진다

'내가 이렇게까지 움직임을 좋아하는 사람이었구나'

하고 새롭게 나를 이해하게 된다

그리고 그게 새로운 에너지를 일으켜 나를 움직여 준다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대충'은 아닌
최선을 다해 만들어내고픈 욕심



대문사진 출처: Pixabay


 


작가의 이전글 하자, 홈수련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