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종점은 자신이 만든다

계절 처럼 인생도 순리대로 살아가야 한다. 그것이 사람답게 사는 법이다

by 별통

# 상황 1

2017년 4월 하순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공무원 시험 준비생이 자살했다. 20대 중반의 청년은 몇 차례 공무원 시험에 도전했으나 실패했다. 집으로 아들을 데려가 위로와 격려를 해주려고 어머니가 지방에서 올라왔다. 모친의 자동차 편으로 고향 집으로 향하던 중 청년은 고속도로 휴게소의 화장실에서 스스로 목을 매고 말았다. 청년의 종점은 슬프다.


# 상황 2

10년간 사이버종교 생활 후 밤에는 노숙자 생활을 했다. 낮엔 막노동으로 입에 풀칠을 했다. 복사용지를 배달로 일을 시작했다. 10여 년 만에 사무·생활용품을 파는 회사 사장이 됐다. 그는 2분 독서로 1년에 50권을 책을 읽는다. 자신의 사업 경험을 엮어 ‘무일푼 노숙자 100억 CEO되다’라는 책을 냈다. 그의 종점은 아직도 멀어 보인다.


살아가다 보면 수많은 사람들의 인생 종점을 접하게 된다. 종점의 이야기가 아버지의 삶처럼 큰 힘과 용기를 줄때가 있다. 또 어머니처럼 위안과 위로를 줄때도 있다. 앞서 가는 사람들의 종점 이야기를 마음에 새기게 된다.


종점에는 지옥과 천당이 함께 있다. 절망과 희망도 함께 있다. 회한의 길을 걷다가 감사의 눈물을 흘릴 수도 있다. 가슴 두근거리는 종점이 있는가 하면 가슴이 아픈 종점의 이야기가 있다.


위에서 언급한 사례 중 앞에 이야기는 가슴이 아픈, 뒤에 것은 가슴이 두근거리는 이야기이다. 누구의 인생이든 기쁘고 행복하기만한 인생은 없다. 돈의 많고 적음을 떠나 인생은 참으로 힘들고 고통스럽다. 고통의 크기에 눌려 벼랑 끝에 홀로 서 있다가 떨어지기도 하고, 광야에서 소리를 한 번 크게 지르고는 광막한 공간에서 벗어나기도 한다.


누구의 종점이든 정확하게 정해져 있지 않다. 힘이 되고 위안이 될 만한 종점 여행이야기라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종점은 끝이 아니라 가치를 창조할 수 있는 삶의 투영이기 때문이다.


사람의 삶에는 아쉬움과 부족함이 만족과 풍족함 보다 훨씬 많다. 아쉬워야 노력이라는 재능이 개발된다. 부족해야 지혜가 모아진다. 만족과 풍족함에 대한 결핍이 있어야 생활력과 삶에 대한 의지가 강해진다.


그런데 사람들은 어려운 일에 부딪혔을 때 그것을 극복하지 못하고 포기해버리고 만다. 고난의 과정은 종점의 도착 전임을 알리는 것과 같은데 말이다. 인생은 좋은 곳에서 안주하기 보다는 고통과 고뇌의 범주에서 벗어나기 위한 활동이 훨씬 값지고 고귀한 법이다.


태양에는 종점이 없다. 오늘의 태양은 내일이 되면 새 옷을 입고 다시 나타날 뿐이다. 사라진 태양이 다른 태양이 아니라 같은 태양이다. 자신이 마음먹기에 따라서 모든 것은 그만큼 새로워지는 것이다. 그래서 종점이 종착지가 되지 않아야 한다. 종착지는 시발(始發)의 의미가 없다. 단지 끝이요, 삶을 고착시킬 뿐이다. 종점은 시작점이기도 하다. 새로운 곳으로 향할 수 있는 출발점이다.


종점에 게시판이 있다면 쓰고 싶은 글이 있다. 평범한 메뉴들이지만 성심껏 삶을 살아가다보면 새로운 삶의 자양분이 될 것이라 믿는다. 종점은 시작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는 전제하에. 제발 억지로 종점에 가지 말자.


하나, 내가 어떤 실수로 좌절하고 싶을 때. 자신을 용서하고, 자신한테 사과하고, 다시 한 번 기회를 달라고 자신한테 명령한다. 진심을 담아서.


둘째, 어떤 일로 크게 상심하거나 슬플 때. 자신의 이야기를 글로 써본다. 상심과 슬픔의 이유가 뭔지, 그것에 대한 해결책은 없는지, 무엇이 부족했는지, 도움을 요청할만한 누군가는 없는지.


셋째, 되는 일이 없다고 생각될 때. 세상에서 자신보다 더 아픈 이야기를 찾아본다. 이 세상에는 많은 이들이 아파하고 있다. 인생 공부를 제대로 하는 사람들이 많다.


넷째,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때. 노력은 재능이다. 노력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실천력도 보통 어려운 게 아니다. 하지만 자신의 노력에 부족함과 아쉬움이 있다는 확신이 설 때 노력은 재능을 발휘하게 된다.


다섯째, 나에게만 시련이 찾아 온다고 느낄 때. 시련은 훈련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단련의 시간이라고 여긴다. 어떠한 고난이라도 일어날 수 있는 용기는 숨겨져 있다. 숨바꼭질 하듯이 열심히 살아가면 시련을 이겨낼 수 있는 용기를 찾을 수 있다.


종점은 결코 떠나지 않는다. 우리가 다가가는 것이다. 종점에 왔다고 울지 말아야 한다. 종점에 먼저 가려고 발버둥 칠 필요도 없다.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가슴 벅차게 살고 나서 가는 곳이 종점이다.


「종점」라는 시를 써봤다. 계절의 순리처럼 인생도 순리대로 살아가야 한다. 그것이 사람답게 사는 법이다.


내가 걸어온 길이 후회 같은 건 없어.

태양 아래 사랑이 있었고 열정이 있었지.

약간의 두려움도 있었어.

과음 탓에 생기는 새벽의 울렁거림 같은 거.

발에 물을 묻히고 강을 건너니 몸은 자연스럽게 순응했어.

사는 거 그런거잖아.

안될 것 같은 일이 잘 풀리고, 잘 될 것 같은 일이 꼬이는 것처럼.

과거의 시간이 정지해버렸으면 싶었고, 나는 현재라는 고민을 가득 안았었어.

그런데 이내 곧 내일이라는 그림이 그려지더군.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

인생을 통틀어 100이라는 점수가 있다면 난 99점을 주고 싶어.

닿지 못한 1점은 미련이야.

약간의 후회와 미숙했던 사랑으로 인한 감점.

나는 물었지. ‘그럼, 나는 행복했던 거야?’

그 순간, 하늘에서 빛이 내려와 나를 감쌌어.

그리고 내 귀에 속삭였어.

“너는 인생을 잘 살았어. 꽃망울을 머금은 들꽃처럼 살았어. 축하한다구.”

스쳐갔던 인연, 그 인연을 꼭 붙잡지 못한 아쉬움은 종점에서 털어야지.

그 인연이 내게 맞지 않았던 것은 아마 한 뼘의 차이만큼 일거야.

그런데 그게 커지고 있다는 게 중요한거지.

그래서 다른 인연을 찾아서 그 빈자리를 메울 생각이야.

그건 사람이 아니라 엉뚱한 것일 수도 있지.

어쨌든 사람은 실패를 통해 다시 태어나는 거야.

운명이 나를 그렇게 만드는 거야.

많이 사랑했다고 묻고 싶을 때가 있을거야.

그때를 생각하면 눈은 매워질 수도 있을거고.

인연은 사람의 힘이 아니잖아.

사랑도 그런거고.

너하고 자꾸 멀어져도 돼.

벅찬 마음도 멀리서 바라보면 훨씬 아름다울거야.

그리고 아픔은 서로가 모르게 해야 해.

알면 내가 먼저 눈물을 흘릴지도 모르잖어.

우리에게 종점은 여전히 멀리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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